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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직전에 번창했던 일베
게시물ID : sisa_4616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쳇2
추천 : 3
조회수 : 132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12/14 02:58:27
1590년에서 1592년 초에 이르기까지
당시 서울에서는 "등등곡(登登曲)"이라는 이상한 춤을 추며 정신 없이 노는 놀이가 크게 유행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일부러 정신나간 행동을 따라하면서 미친 사람 흉내를 내면서 날뛰고 노는 행동이었는데
주로 부유한 집안의 자제들이 모여서 일부러 바보짓을 하고 미치광이처럼 설치는 것이었다고 하지요...

히죽히죽 웃는 표정으로 짐승 같은 동작으로 아무렇게나 마구 몸을 흔들며 춤을 추는가 하면, 
밤새 낄낄거리고 웃으면서 뒹굴고 그러다 갑자기 엉엉 울기도 하면서 
"사람이 사람 같지 않다네" 따위의 말을 서로 소리지르며 주고 받는게 등등곡 놀이의 방식이었답니다.

이 놀이를 할 때에는 기괴한 귀신, 괴물, 도깨비의 모습을 만들어서 
그 가면을 쓰고 괴상한 옷을 입고 뛰어다니기도 했고, 정상적인 것이 아닌 겉모습 또는 
사람이 보통 떠올리기 힘든 모습을 일부러 찾아서 몸에 걸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무당의 모습이나 기괴한 행색 따위를 일부러 따라해서 서로서로 미친 모습을 자랑했고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정신나간 듯한 동작만을 계속하며 밤새 놀아났습니다.

이러한 퇴폐적인 기행은 삽시간에 퍼져서 수백명, 수천명이 한 데 엉켜서 이런 놀음을 하기에 이르렀고
"한 번 죽으면 아무 소용 없으니, 지금 취하고 배부른 것이 제일이다" 따위의 말을 하면서 
점점 더 이 놀이에 심각하게 빠져드는 사람들이 생기기에 이르렀습니다. 

결국에는 아무 생각 없이 이렇게 무작정 이상한 행동을 하면서 놀기만 하다가 
모든 재산을 다 날리고 걸인이 되는 사람들까지 나타날 지경에 이르렀고
유명한 선비와 명문가의 자제들 중에서도 이 놀이에 빠져 집안 망신을 시키는 이들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연려실기술 권 15에 등등곡 사태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서울 선비 집안의 자제들이 떼를 지어 놀며, 짐짓 미친 척 노래하고, 춤추고, 웃고, 울고, 별의 별짓을 다하면서 부끄러워 하는 기색은 조금도 없을 뿐더러 방자하게도 귀신이나 도깨비 같은 모습을 하여 해괴하기가 말할 수 없는데 그것을 일러 등등곡이라 했었다. 이름난 집안 자제들로서 이경전(영의정 이산해의 아들), 정협(우의정 정언신의 아들), 김성립(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의 누이이자, 여류시인이었던 허난설헌의 남편)을 비롯한 30여 명이 그것을 수참했는데,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망할 징조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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