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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121
게시물ID : soda_69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117
조회수 : 7565회
댓글수 : 76개
등록시간 : 2024/05/20 09: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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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급하게 올리다보니 인삿말도 못썻네요 ㅎㅎ

 

오유독자님들 안녕하세요! 이번 한주도 즐겁게 보내세요!!

아니.. 함께 즐거운 한주 만들어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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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거스가 퇴사한 뒤, 그게 트리거가 되듯 얼마후 퀵실버도 퇴사의사를 밝혀왔음.

퇴사직전 퀵실버가 찾아왔음.


퀵실버: 팀장님..


나: ?? 왜?


퀵실버: 저...퇴사...할까 합니다.


나: 어..우리 커피나 한잔 할까?




***




나: 어쨌든 L사 건도 마무리 됐고. 이제 한시름 놨다 싶더니 왠 퇴사야? 어디 좋은데 붙었어?ㅋ


퀵실버: 갈 곳은 봐두긴 했는데. 뭐 큰 차이는 없을듯 합니다.


나: 근데 뭐하러 이직을 해?


퀵실버: 여기서는 가망이 없는것 같습니다.


나: 또 가망 타령....


퀵실버: 회사가 아니라..! 제가.


나: 음!?


퀵실버: 오랫동안 생각....했어요....지나고 보면....제가 다 잘못했죠.....


나: ............


퀵실버: 팀장님은...항상...남들 도와주시려는.....분이셨는데....저 같이 뒤가 구린....

구리게 일해온 사람들한테는...위협적이었던 거죠...


나: 뭐..굳이 그렇게 까지.......


퀵실버: 이번에 알았습니다....저희로써는 C++을 계속 밀고 가기에...갭차가 너무 커요....

공부하는 양이...다른것 같습니다.....그래서 이번에 가는 회사는 C#이 주력 언어인 회사로...갑니다...


나: C#은 C++보다 쉽다고 생각하는거냐? ㅋ 과연 그럴까? ㅋㅋ


퀵실버: ..그래도 사소한 '실수' 때문에 프로그램이 죽어나가진....않겠죠....


나: 그렇다고 말해주고 싶다만. 너를 위해 쓴 말을 해주자면... 그런건 '실수'가 아닌 '실력'이야.

그걸 실수로 알고 C#으로 간다면 같은 지옥을 맛볼거다. C#이 만능이야? 프로그래머 실수 다 잡아줘!?

오히려 왠만한 실수를 잡아주기 때문에 더 긴장해야 한다고 생각되지 않아??


퀵실버: ............;;


나: 난 말이야. 어디서 C#이 코딩하기 쉽고 좋다고 떠드는 양반들. 걱정부터 되더라. 불안하지도 않아!?

실수한걸 다 가비지컬렉터가 잡아준다고 믿어?? 나라면 더 불안할거 같은데??


퀵실버: .........그러면 더 공부해야겠네요;;


나: 그래.....긴장하고 가란 말이야...이사님은 별말 없으시냐?


퀵실버: 네..


나: 그래..오랜시간 그래도 수고했다.


퀵실버: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퀵실버도 떠나갔음. 보거스나 퀵실버는 일반 퇴사자와 다르게 '송별회' 같은걸 해주지 않았음.

그럴만큼 파트간에 사이가 좋은것도 아니었고, 전반적인 분위기 역시 예전 느슨한 느낌은 없었으니까.

말그대로 1, 2파트는 매일 매일이 '생존게임' 자체였음. 그 와중에 퇴사는 쳐죽일 X이 되는거..


이모텝 과장의 경우 베트남에 붙박이로 박혀서 얼굴도 기억나지 않을만큼 

오랜기간 현장에 박혀있었고. 전청조 과장은 이 시기에 L사에 잡혀들어가 헬보이의 구멍을 메꾸고 있었음.

잇끄 대리와 카푸어 대리 역시 D사의 신규 라인 2대로 인해 거의 본사에 없었고


이과장은 중국 광동쪽 RBD 장비 AI 시스템 준비하느라 바빴음.

거기에 보거스에게 떠넘긴 D사 후공정 설비까지 더해지니 사람이 나갔다고 다시 물릴 수 있는 일도 아니었음.


그러는 와중 신규입사자가 또 한명 들어왔음.

팽 과장의 지인으로 렌야 수석이나 이과장과도 안면이 있는 전 회사 직원이었음.

직급은  '대리' 였고. 잇끄 대리와 무척 닮았는데 상위호환. 키는 170대 후반으로 컸음.


저쪽 식구다보니 ㅋㅋ 그도 지금 회사의 정치적 상황을 알고 온듯

우리 파트와 인사하는데서 이미 대면대면하니 티가 났음. 아마도 선량한 자기 선배들에게

텃새를 부리는 기존 '고인물'들로 생각하고 있겠지..


그러다보니 이 친구는 너무 '노골적'으로 적의를 드러냈음. 팽 과장과 마찬가지로..

너네 그러다...쌍으로 '팽' 당한다..!? 이 대리는 초반에는 적의를 내 비치다가 시간이 갈수록

잘못된건 이쪽이 아닌 저쪽이라는 사실을 알아가기 시작 했기에...


그럼에도 끝끝내 고집을 부리는 아집이 강했음.  결국 여기도 속하지 못하고 저기도 속하지 못하는

애매한 부류로써 아웃사이더, 앗싸 라고 부르겠음.


그렇다면 앗싸 대리의 직무 능력은 어땠나?

처음 그를 보았을 때 느낄 수 있었음. 오~ 일 좀 해본 냄새가 난다..! 

팽 과장이 대리로 처음 왔을 때 느꼈던, 음..걔 중엔 니가 제일 낫네! 싶었는데 


이번 앗싸 대리가 왔을 때도 같은 느낌을 받았음. 

초록동색 이라고 하지 않았나. 팽 과장이 어느정도 수준이 있는 사람이니 만큼

그를 따르는 앗싸 역시 비슷했음.


직장생활 하며 항상 느끼는게, 실력 없는 사람이 데려오면 대부분 비슷했음.

반대로 실력있는 사람이 데려온 사람은 엇비슷하니 실력이 괜찮았음.


그렇기에 그와의 첫 인사에서 노골적인 적의를 보이건 말건 본인은 환영했음.


업무를 좀 할 줄아는 인원이 온다면 결국은 수준이 있는 일을 맡아 줄 것이고, 

그건 그만큼 본인이나 창희가 편해진다는 논리였음.


물론 창희는 그의 노골적인 태도에 눈쌀 부터 찌푸렸지만...


일단 아직 포청천 잔당들이 정신을 못차린건 

우리의 관계야 어떻든 간에 지금 앗싸 대리는 우리의 전쟁과는 관계없는 3자이자 

그들 페밀리 내에서는 가장 막내 아닌가.


그가 첫 출근 했음에도 렌야, 이과장, 팽 과장은 그를 데리고 인사를 시키지 않았음.

앗싸 역시 따로 인사하지 않았고. 자기 자리에 앉아서 자기 업무 세팅하기 바빴음.

그래도 제법 개발 아이템 부터 마우스, 키보드 부터 일 좀 한다는 포스를 풍겨댔음.


그런 사람들 있지않음? 일단 자기 의자 높낮이 맞추고. 등받이 점검하고.

회사에서 주는 키보드 말고 딱 자기가 챙겨온 키보드 세팅하고. 테스트 타자 치면서

자기 손목 각도, 높이 알아보고. ㅋㅋ


그리고 이전 직장에서 쓰던 소프트웨어 코드 비교 툴 깔고. 

모니터 화면 명암 맞추고. 마우스 손목 보호쿠션 깔고....

신선했음. 이런식으로 풀 세팅하면서 업무 준비하는 스타일은 처음이라.

 

평화주의자인 창희.

그쪽에서 인사를 오지 않더라도 아랑곳 없이 처음 본 인원에게 다가갔음.


창희: 반가워요. 저는 3파트 남창희 대리라고 합니다.


앗싸: (쳐다도 안봄) 아 네. 


창희: ..........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창희: 딱 봐도 4가지 없는 밥맛인데요? 뭐야.. 사람이 왜저래;;지가 우리랑 싸웠어??


나: 소문듣고 왔겠지....어쩌겠어. 소속 된 국가가 다른데 ㅋㅋㅋㅋㅋㅋ


처음 그가 맡은건 과거 헬보이가 맡았던 L사 일이었음.

본인의 대만 출장지에서 헬보이가 멱살 잡히기 직전 하던 일.

과거 완료형 업무라 자주있는 업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L사임. 긴장해야지..!!


그러나 본인의 예상대로 그에게는 큰소리 없이 그냥저냥 할만한 업무 수준이었음.

시작부터 좋은 RPM을 보이는 앗싸 대리.


그걸 지켜보는 창희는 은근 신경을 썼던거 같음.

아마 첫 인사가 대단히 충격적이었던 듯...ㅋㅋ 나이가 우리보다 1살인가? 어렸거든..


나: 창희씨. 신경쓰지마요. 딱 봐도 일 잘 할것 같은 친구인데. 우리 회사에는 좋은 일이야. 

저대로 잘 커서 D사 일도 하나 딱- 떼주면 우리도 편하고 얼마나 좋아~


창희: 맞아. D사가 있었지. 나는 저 친구 D사 맡게되도 도와줄 생각 없어요. 잘난맛으로 사는 친구인가 본데

어디까지 잘나는지 한번 보자고. OO씨나 괜히 오지랖 부린다고 도와주거나 하지 마요.


나: 워워~ 그럴리가 있나. 사람은 자기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나라고 저 친구 좋게 보이진 않아요 ㅋㅋ

나중에 억울해 하더라도 저 친구는 모시는 주인을 잘 골랐어야지.


앗싸 대리는 의외로 렌야 수석에게도 협조적이지 않았음. 

그렇다고 이과장에게도 협조적이지 않았고. 그가 유일하게 웃으며 편하게 대화하는건 팽 과장 뿐.

같은 팀의 동석이나, 잇끄, 카푸어 에게도 말을 섞지 않았음.


약간 예전 콩과장의 독고다이 스타일이랄까?


어쨌든 앗싸와 본인은 서로의 존재는 확인 했지만. 단 한번도 제대로 말을 섞지 않았음.

본인이야 3파트의 파트장인데, 그냥 계산 같은거 없이 가서 인사하고. 

태도가 꼬롬하면 박살내면 되니까.


그러나 일단 본인의 직책이 파트장인 이상. 

굳이 먼저가서 꼬리를 살랑거리기도, 그렇다고 긁어 부스럼을 만들기도 애매했음.

직책이 이럴 땐 제약이 있다는걸 느꼈음.




***




아마 이 무렵에 전공정에서 큰소리가 났던거 같음.

햄릿 이사가 심각한 얼굴로 이과장을 불렀고. 둘이 대화하더니 갑자기 회의실로 들어갔음.


잠시후 소환되어 가는 렌야. 이때가 금요일 오후인가 그랬음.

혹시 본인도 불려가려나 기대 했지만...아무일 없이 끝났음.


그렇게 다음주 월요일 사장님 미팅.


사장님: 아. 그러고보니 햄릿이사.


햄릿: 네?


사장님: D사에 목사님이 나한테 잘 지내시냐고 연락오던데? 거기 일 뭐 안되는거 있나?


햄릿: 아...그게..; 지금 전공정 쪽에 담당자들이 좀 답답한게 많은가 봅니다.


사장님: 뭐가?


햄릿: 대응 속도가 마음에 안드는것 같습니다..


사장님: 지금 진행중인 신규 장비가 안되는거야?


이과장: 그건 여전히 진행중 입니다. 문제 삼는건 기존 장비의 문제들이 해소가 안되서...


사장님: 지금 전공정에 투입 된 인원이 몇명이지?


이과장: 잇끄, 카푸어 대리 해서 두명입니다.


사장님: 두명인데 대응 속도가 안나와? 예전엔 1명 아니었나?


햄릿: 그때는 콩 과장이 잘 해서....


사장님: 콩 과장 이후에도 조용했잖아?


햄릿: 그때는......(아..말하기 싫다...) 3파트장이 담당했었습니다...


사장님: 그래? 너 전공정 했었어? 너는 그러고보니 안해본게 없네?


나: 사장님. 너무 무관심 하신거 아닙니까??ㅋㅋㅋ


사장님: 그럼 그대로 전공정 계속하지 왜 옮겼어?


나: 아. 거기 목사님하고 사이가 좀 안좋아서요~ 허허. 예전 일입니다. ㅋ


사장님: 음. 그럼 3파트장이 시간되면 한번 봐주는건 어떨까?


나: 2파트장이 아니구요?


사장님: 2파트장은 안될거 같은데?


이과장: ..................;;;;;;;


나: 안해보고 어떻게 알까요 ㅎㅎㅎㅎ


햄릿: 그래. OO야. 너가 좀 도와줄수없냐? 팀은 달라도 같은 회사 아냐.


이과장: .......................


나: 저는 저희 파트원들 한테 집중 하기도 바쁜데, 지금 3파트장인 저 더러 2파트 업무를 챙기라뇨?


햄릿: 어허... 사장님 지시....


나: 2파트장 님. 잇끄 대리 좀 잘 챙겨주세요. 얼마전에 경력자 '대리' 도 한명 받지 않았습니까?


이과장: 아...뭐...그렇긴 한데..저도 광저우 RBD 대응 하느라 바쁘기도 하고...앗싸 대리도...적응 기간이 좀 필요...


나: 2파트장님. 매번 RBD 대응 얘기하시는데. 그거 이미 우리팀 남창희 대리가 한국 D사에서 적용 완료한 프로젝트 아닙니까?

완전히 다른 컨셉을 새로 만든것도 아니고. 창희 대리가 다 만들어 놓은거 따라 만든건데 그게 그리 바쁠 일 입니까?

왜 창희 대리는 끝난 업무를 2파트장님은 마무리 못하시는거에요??그런 와중에도 꼬박꼬박 정시 퇴근 하시더니?


이과장: ....................;;;;;;;;;


사장님: .............


나: 그리고 거기 앗싸 대리. 딱 봐도 실력이 차고 넘치는 인력이던데. 내 눈은 못속여요. 

그 친구는 적응 같은거 필요없는 알짜더만. 

카푸어 대리 빼고. 앗싸 대리로 바꿔 넣으면 아마 바로 해결 될 겁니다.


햄릿: 3파트장. 다른 파트에 너무.........


사장님: 너.....


나: 네?


사장님: 지금 너가 관리하는 3파트는 큰 문제가 없잖아? 너가 관리 하면서도 '역량'이 남는다면...

한번 해보는게 어때?? 일처리 잘 한다는 얘기가 있던데 이번 기회에 나도 한번 봤으면 싶네.


나: 흠...월급주시는 분이 시키시면 어쩌겠습니까. 해야죠 ㅋㅋ 

그러시면 일단 전공정에서 정확히 어떤 부분들이 처리가 안되고 있는건지 지연이 되었다면 얼마나 지연이 되고 있는건지 

항목별 조사가 필요할 거 같습니다. 지금도 보면 2파트 업무보고에는

전혀 그런게 조사가 안되있잖아요.ㅡㅡ 최소한 2파트장이 그정도는 해줬으면 합니다.


햄릿: .....................;;


사장님: 그래. 그럼 햄릿이사랑 2파트장이 전공정 현황 조사를 해봐.


사람들: 알겠습니다;;


***


회의가 끝나고 갑자기 렌야 수석이 얼굴을 굳힌채 햄릿과 본인을 불러세웠음.


렌야: 이사님. 3파트장.


햄릿, 나: ??


렌야: 회의실에서 따로 얘기 좀 했으면 싶습니다.



***



이과장과 렌야, 햄릿과 나 이렇게 2:2로 마주보고 앉은 회의실



렌야: 이사님. 솔직히 좀 너무하다 싶어서 보자고 했습니다.


햄릿: ...............


렌야: 3파트장. 사장님 앞에서 왜 매번 우리를 곤란하게 하는거지?


나: 왜 곤란하죠?


렌야: 사장님이 지시하면 그냥 예. 하면 되는거야. 근데 당신은 잔말이 너무 많아.

게다가 계속 2파트장과 비교하면서 상대를 깎아 내리고, 자기 어필을 하려는 성향이 있어.


나: 아닌거 같은데요. 그 증거로 1파트장님은 제가 안건들고 가만 놔두고 있잖아요? ㅋ


렌야: 뭐...;;;;;;


나: 두 분다 착각하시는거 같은데. 제 앞에서는 오픈 하는게 살 길입니다. 숨기시면 들춰내고 까보는게

제 성격이라서요. 자꾸 안되는거 사장님께 보고없이 숨기시고 문제를 키우시니까. 어떻게 보면 저 덕분에

두분께 도움이 되는 상황이에요. 불난뒤에 보고되면 이미 늦다구요. 그 전에 제가 도와드리는겁니다.


렌야: 이사님. 이거 보세요;; 매번 이런식이면 저희도 힘듭니다;;


햄릿: @$!%#$#!$...........


나: 그렇게 힘이들면 분발하셔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좀 해결해 보세요. ㅋㅋ 보통은 깎아 내려지기 싫어서 

열심히 하는데. 어째 두 파트장님들은 뭐든 숨기기 급급해요? 그러면 영원히 숨기시던가.

결국은 일이 커지고 회사에 문제될 만큼 이슈되면 냅다 들고와서 여러사람 피곤하게 만들지 않습니까?

마지막엔 항상 제가 나서서 해결해 드리죠. 그걸 아시는 분들이 저한테 이러시면 안되죠??


렌야: 3파트장! 당신만 해결사야? 우리도 예전 회사에서는 다 해결사였어! 당신은...그저 속도가 빠른거일 뿐이야.

이 회사에 오래다니면서 그만큼 익.숙.한.거. 일 뿐이라고.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누구라도 해결 가능한 일인데. 

마치 당신이라서 해결 된것처럼 착각하지마!


나: 그러시면 제가 안나서서 하나라도 스스로 해결해 보신거 있으세요? ㅋㅋ


이과장: ㅡㅡ;;;;


렌야: 이사님... 프로그램 일이라는건....일정 수준에 오르면 다 수준이 비슷해져요.

시간이 지나면 결국 해결이 되는거거든요. 장비란게 다 그렇죠.

당신이 안나서고 해결된거? 하나도 없을 줄 알았어?

얼마전에 L사 구미랑 O창 공장 업데이트건!! 그거 내가 해결했어!!!! 메모리 문제!!!!!!!!


햄릿: ...........(아니야...그러지마 렌야 수석.....!!)


렌야: ............(이번기회에 저 새끼 기 좀 꺾겠습니다...!!)


이때 렌야수석 ㅋㅋㅋㅋ 


그가 햄릿 이사에게 묘한 눈빛을 보내며

동의를 구하는 제스처를 느낄 수 있었음. 반면 햄릿 이사는 얼굴이 시커멓게 변한.....


[우습다..정말이지...눈치보내는 작태가 너무 우습다...]


나: 풉!!!!!!!!!


햄릿: ...............;;;;;;;;;;;;;


나: 이런이런....이사님..어째 저라는 놈은 '덕' 이란걸 쌓으면 안되는 사람인가 봅니다. 

분명 좋은 마음으로 하는데...그게 사람을 더 비참하게 만드는거 같아요 ㅋㅋㅋㅋ


렌야: ...............?


나: 이사님.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ㅋㅋ 렌야 수석님께 그 당시 있었던 일...잘 설명해 주세요.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어떻게 그걸....자기가 해결했다고....ㅋㅋㅋ허허....


햄릿: 렌야 수석.....있잖아...그 메모리 문제 찾아낸게 사실 3파트장이야.....내가 말을 못해줬네.......


렌야: ..........예?


이과장: .............ㅠㅠ


나: 이과장님. 전공정 현황조사나 잘 해주세요. 그럼 이만.


본인은 황급히 자리를 벗어났음. 만약 더 있었다가는 렌야가 창피함을 못이겨

회사 옥상으로 달려갈까봐 걱정되었기에..


자초지종은 이런거임. 햄릿 이사는 당시 메모리 문제의 힌트와, 해결 방법을 

렌야 수석에게 언질. 할 때, 본인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아는 프로그래머' 에게 들었다 정도로

얘기를 한거임. 


렌야는 그렇게 문제를 해결 한 뒤, 마치 자기가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포장을 한 것이고.


그랬기에 햄릿에게 이번엔 얼굴에 철판깔고 자기 편 들어달라는 제스처를 취한 뒤 

본인에게 큰소리(?)를 쳐본것 ㅋㅋ 렌야의 철판 공격은 실패로 돌아갔음.


니 철판이 만년 한철이라도....나한테 안돼...그 철판이 내가 만든거거든....ㅋㅋ




***




그렇게 전공정에 대대적인 현황 조사가 들어갔음. 

어찌보면 잇끄 대리와 카푸어 대리에게는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들어간 것이나 마찬가지.

물론, 잇끄 대리 정도 되는 사람이 업무를 게을리 할 것이라고는 생각한 적 없음.


다만...잇끄 형은 천상 개발자였음. 장비 쟁이가 아니라는 말임.

그렇기에 항상 개발의 '속도' 보다는 구현의 만족성이 중요한 사람임.


그러다보니 담당자들이 아무리 닥달해도 그 이상의 RPM이 나오지 않았고

그렇다고 뭐라 하자니 RPM이 떨어지는 일도 없었기에 본인과는 다른 의미로 전공정에서는 잇끄 대리를

컨트롤 하기가 힘들었음.


그래도 목사님은 잇끄대리의 순한 성격이 마음에 들었는지 장난도 치고,

본인과 일 할 때 마냥 이것저것 던지고 보는 태도도 없었음. 확실한건 명예의 전당 사건 이후로

목사님의 외주 업체 대하는 태도가 많이 조심스러워졌음.


그리고 눈치빠른 목사님 답게, 현재 우리 회사가 돌아가는 내부 사정도 어느정도 눈치 채고 있었음.

팀장들 보다 현장에 나와 있는 인원들이 더 일을 잘한다는 사실을....


사실 D사 입장에서는 거의 반 포기 상태....


이과장. 그는 이미 D사에서 유명한 사람이었음.

목사님이나 철중이형 입장에서는 우리꺼 하라는 말은 안할테니 

제발 중국의 RBD 설비 만이라도 잘 해줘...부탁할께....하는 입장이였음. 


[이래서 가끔은 일 못하는 사람들이 부러울 때가 있음.]


최종 관리자인 햄릿 이사에게 따져물어도...프로그래머가 아닌 햄릿.....

애초에 대화 자체가 안통했음.. 그렇기에 목사님은 사장님에게 다이렉트로 연락을 한 것이었음.


이 전공정 세무조사를 위해 햄릿은 이과장과 자주 미팅했으며

카푸어, 잇끄 대리를 불러 미비사항에 대한 목록을 요구했고.  욜로 카푸어대리는 애초에 전체적인

큰 그림을 보는 재능이 없기에, 당장 현장에서 보고 들은 내용만 대강 대강 작성했음.


잇끄 대리가 직접 작성한 내용들도 생각보다 많이 미진했음. 양이 너무 적었다고나 할까?

본인이 소문으로 알고있는것 보다 현저히 미비사항이 적었음. 그리고 그걸 이해 하는데는 오래걸리지 않았음.

어찌보면 매번 추가 요청사항을 '미비사항' 이라고 기록해 두는 D사 전공정에 대한 반발심이었을까?


잇끄 대리는 당신의 기준에 '추가 요청사항'의 개념은 모두 제외하고 

진짜 '심각한 미비사항'만을 작성하여 햄릿과 이과장에게 제출했음. 그러다 보니 만들어진 자료라는 것이


'어?! 이 정도면 할만 한데...!? 이걸 굳이 난리 칠 필요가 있을까..?'


'아아...저 목사님이 또 생때를 쓰는구나...'


하는 느낌의 내용이었음. 


[왜 일 못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기들 끼리 모여서 그림 그리기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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