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세 여신 바이브 카흐(Badhbh Cath)
싸움과 살육 그리고 사랑을 관장하는 투아하 데 다난(Tuatha de Danann) 신족의 삼신일체의 여신.
이들 세 여신은 잔혹함과 상냥함, 증오와 애정을 겸비했다고 알려진다.
바이브 카흐는 싸움의 까마귀, 또는 싸움의 마녀라는 의미를 가진다.
셋 모두 까마귀로 변신하여 싸움터를 날아다니다 무기 앞에 앉기도 하고 전사자의 눈알을 쪼아 먹기도 한다.
전사들로 하여금 냉정한 판단력을 읽게 만들고, 싸움을 관란 상태로 만든다.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서 싸움을 조장하여 많은 사람이 죽게 만들고 그 시체를 쪼아먹는 것이 그녀들의 역할이다.
그녀들은 전쟁터에서는 결렬하게 살육을 반복하지만 사랑에도 목숨을 걸었다.
한 번 사랑한 대상은 자신의 생명을 내던져서라도 끝까지 지키고, 사랑을 거부하는 자는 그가 죽을 때까지 가차없이 공격했다.
그러나 그를 죽인 후 시체에 대해서 만큼은 자비를 베풀었다.
바이브 카흐의 우두머리는 여왕 모리안이고 나머지 둘은 네반과 마하이다.
그녀들은 자매로 에른와스(Ernmass)의 자식이며 세 명 모두 신들의 왕 누아자의 부인이었다.
붉은 머리 마하(Mache Dearg)
마하는 전쟁의 세 여신 바이브 카흐 중 한 명으로 붉은 머리를 가진 아름다운 여신이었다고 한다.
켈트 신화를 보면 마하는 붉은 머리에 붉은 눈썹, 진홍빛의 옷과 진홍빛의 망토를 걸친 모습으로 묘사되며
그녀는 전쟁에서 무차별적으로 살육을 하고, 그것에 흥분하여 도취되었다고 한다.
무한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 죽음을 당해도 계속 살아 돌아 왔기에 전쟁의 여신이면서 풍요의 여신이기도 했다.
기록을 보면 마하는 총 네 번의 전생을 했다고 알려진다.
첫번째 전생
신족 네베드 족장의 부인으로 포워르족과의 싸움에서 전사한다.
네베드는 세 차례나 에린을 침공하지만 마하가 일족의 멸망을 예언하였기에 패권을 잡지 못한다.
두번째 전생
신족 투아하 데 다난의 왕 누아자(Nuadha)의 부인으로 태어나, 포워르와의 2차 모이투라 전투에서
포워르의 왕 사안의 발로르가 소환한 악룡의 신 크로우 크루아흐로부터 누아자를 지키려 싸우다 전사한다.
이 때 바이브 카흐 세 여신이 모두 싸웠으나 네반과 마하가 죽고 모리안만이 살아남아 신들의 시대가 끝난 이후까지 살아간다.
세번째 전생
밀레족의 여왕으로 태어나 얼스터를 통일하는 최초의 여왕이 된다.
그녀가 건설한 도시는 후에 이멘 마하(Emain Macha)라고 불리게 된다.
네번째 전생
요정으로 태어나 농민 크룬느후(Crunnchu)의 부인이 된다.
남편이 그녀가 말보다 빨리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누구에도 말해서는 안된다는 서약을 어기고
사람들에게 말을 해 버린 나머지, 화가 난 왕과 민중에게 끌려나와 강제로 말과 경주를 하게 된다.
이 때 출산이 얼마 남지 않은 만삭의 몸이어서 경주를 출산 이후로 미뤄달라고 간절히 요청했으나 거부 당한 뒤
결국 경주에서 승리를 하였지만 쌍둥이를 낳고 자신의 고통과 비명을 외면한 얼스터인들을 저주하며 죽는다.
"오늘 이후로 너희들은 9대에 걸쳐서 저주를 받을 것이다.
정말로 힘이 필요할 때 남자들은 나와 같은 고통을 받을 것이고,
4일 낮과 5일 밤동안 힘을 잃게 될 것이다"
이 예언은 쿠 훌린의 시대에 얼스터가 코노트 군에게 침공당할 때 실현되어, 결국 얼스터는 멸망한다.
오직 긴 팔의 광명신 루의 자손인 쿠 훌린과 그의 가족만이 이 저주로부터 안전하였다.
쿠 훌린은 빛의 기사 루의 아들로 신들의 시대가 끝난 뒤
인간의 시대까지 살아남은 모리안이 사랑에 빠진 대상이다.
마비노기의 메인스트림을 진행하다보면
도시의 이름 '이멘 마하'의 유래와 '마하의 저주'에 대해 자세히 묘사 되어 있다.
마비노기에서 전해지는 마하에 대한 전설
모리안이 전사들에게 가호를 내리는 신이었다고 한다면
마하는 전사들을 하나로 단결하게 하고, 그들의 상처입은 영혼을 위로하는 여신이었다.
그녀는 사람들의 마음 속을 읽을 수 있었고, 그들의 마음을 지배하는 불안과 공포를 내쫓을 수 있었다.
무예에도 뛰어나 그녀가 아끼는 전사들은 놀랄 만한 무용을 발휘했다.
그러던 그녀는 한 인간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신인 채로 한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
불멸의 존재인 신과, 완전하지 못한 인간이 서로 사랑을 나눈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 역시 인간의 모습이 되어 자신이 찾는 사랑을 이루고자 했다.
신의 자리를 버리고 인간이 되는 것은 매우 힘든 일.
더구나 마하처럼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여신에게는 더더욱 그러했다.
그녀는 인간이 되었고,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린 한 여자로서 그 남자를 만나기를 바랬다.
하지만... 그녀의 바람은 버림받았다.
그 남자는 그녀와의 약속을 어기고 다른 여자와 혼약을 맺은 것이다.
사실 마하는 알고 있었다.
자신의 연인이 배신할 것이라는 사실을.
다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죄라고 생각했고, 완전한 사랑을 위해 인간을 믿었던 것이다.
그것이 인간이 가진 사랑의 힘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버림받은 그녀는 인간의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가치한 것인가 비탄에 빠져 이곳의 호수에 몸을 던져 죽었다.
호수에 빠져 죽기 전 그녀는 세상과 인간을 저주했다.
그녀의 저주는 노래로 남아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그녀가 이곳에 빠져 죽은 이후, 큰 가뭄이 들어 거짓말처럼 물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게 되었다.
호수는 그녀의 머리와 같은 붉은 색으로 변했고, 나무들은 바짝 말라들어가 열매를 내지 않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런 일을 보고 그녀의 저주가 현실로 돌아오는 것 아닌가 공포에 휩싸였다.
그 이후 사람들은 그녀를 전쟁의 여신이라는 이름보다는 파괴의 여신, 마하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
...이후 모이투라 전쟁에서 공을 세운 이전의 영주가 이 영지를 받게 되고,
백방으로 그녀의 저주를 풀 방법을 찾은 사람들은 그녀가 세상에 남긴 미련을 이용하는 방법을 찾았다.
그녀의 이름을 따 도시의 이름을 이멘 마하라고 짓고 추도해 한 가련한 인간으로서의
일생을 후세에서 기억할 수 있도록 하자 그제서야 이곳은 현재의 모습을 찾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슬픔이 다 가시지 않은 그녀의 영혼은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인어나 세이렌의 모습을 하고서 가끔 나타나기도 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멘 마하의 상징이 인어인 것은 이런 이야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음유시인 네일에게 들을 수 있는 노래
여신이 남긴 저주
하늘 저편에 있는 데 다난의 전사들이여
그대들의 피와 목숨, 용기로 얻은 세계를 보고 있는가
머지않아 하늘과 땅이 손을 맞잡고, 평화가 넘치리라.
남자들에게는 힘이, 그리고 여자들에게는 새로운 생명이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는 사랑이 생겨나리라
하지만 그런 시대는 영원하지 못하리니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한 인간들의 악덕은
평화와 풍요, 힘과 생명과 사랑을 좀먹을 것이다.
여름이 되어도 꽃이 피지 않을 것이다.
나무들은 열매를 맺지 않을 것이다.
물에서는 고기가 사라질 것이다.
여자들은 부끄러움을 모르게 될 것이고 남자들은 힘을 잃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하고 해칠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믿지 아니하며, 배신이 만연하여
세상에 미덕이라는 것이 사라질 것이다.
그대들 사이에서는 용기 있는 자가 사라질 것이다.
그렇게 세상은 멸망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그대들의 세상이 무너지는 날 그대들은 나와 똑같이 탄식하고,
나의 절망을 느낄 것이니 여기에 내 탄식을 남긴다.
아아, 인간의 사랑이란 이다지도 덧 없는 것인가.
아직 끝나지 않은 마하의 저주
이멘마하와 여신 마하와의 관계
이멘 델렌.. 델렌의 쌍둥이인 델에게도 대화를 걸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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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마하에 관한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세 여신 이야기가 다 나와서 바이브 카흐를 모두 다룰 지 고민 중
정리하다 보니 생각이 드는게
여신들은 얀데레였군요.
참고자료
에린 도서관 - 이멘 마하 사람들이 말하는 마하
켈트 신화 칼럼 - 전쟁의 세 여신 바이브 카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