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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지 못합니다
게시물ID : sisa_4618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뉸누냔나
추천 : 0
조회수 : 16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2/14 12:23:38
제게 안부를 물어오신 수많은 분들께 되묻고 싶습니다. 안녕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약 한달 전 두번째 수능을 치룬 재수생입니다. 제게는 대자보를 써붙일 학교도 직장도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안부를 묻는 애절한 목소리의 주인공들만큼이나 안녕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안녕하신지요? 지금 우리는 불법선거에 대한 논란이 연예인들을 둘러싼 가쉽거리에 가볍게 묻혀버리는 세상에 살고있습니다. 수천명의 가장들이 부당하게 직위해제 당하고 있는 세상에 살고있습니다. 송전탑을 바라보며 남은 여생을 살아가느니 죽음을 택하시겠다던 밀양의 어느 노인이 일궈왔던 땅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먹먹한 진실들을 은폐하려 기를 쓰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입시를 위한 공부 중 정치라는 과목에 가장 큰 설레임을 느끼던 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왜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는 내용조차 높으신 분들은 이해하지 못하시는 거냐는 울분터지는 제 질문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시던 교과 담당 선생님의 표정을 저는 결코 잊지 못하겠습니다. 어째서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없는 것입니까. 앞만 보고 달려온 혹은 뒤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던 1년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았던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무지한 저는 배워야만 했습니다. 무지한 채 살아갈 경우 사회의 곳곳에서 발언권을 잃을 것이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더욱 두려웠던 것은 발언권을 가진 이들이 배운대로가 아닌 원하는 대로 이끌어갈 미래였습니다. 몇년 후 사회인으로서 다시 밟아야 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었습니다. 잠시동안 그와 같은 열정을 잊고 현실을 회피하려던 제가 정의를 외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여러분들과 함께이고 싶습니다. 제가 안녕치 못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용기를 내시는 여러분들을 언제나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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