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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 와서 써 보는 동생 이야기. mystery
게시물ID : humorbest_6933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귀를기울이면
추천 : 87
조회수 : 6621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6/10 23:27:49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6/10 04:15:24

잠이 안오므로 음슴체. 이건 내 여동생의 이야기.


내 여동생은 자폐증을 가지고 있음. 


요즘에는 자폐증이 무엇인지 다들 어렴풋이는 아실거라고 생각함.


간단히 말하면 뇌에 문제가 있어서 사회 생활과 의사소통이 매우 힘든 장애. 외부의 자극에 대체로 무감각함.


 지적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있는 반면, 한 쪽으로는 매우 비상한 능력을 보이는 사람도 있음.


말아톤에 나오는 초원이나 인간극장에 나오곤 하는 음악적 감각이 뛰어난 분들은 경증 장애라고 할 수 있음.


의사소통이 어느정도 이루어지기는 하니까.


내 동생은 중증 장애. 어렸을 때는 정말 아무런 의사표현을 하지 않았음. 울기만 하는 정도?


그래도 요즘에는 많이 좋아져서 "밥", "이불" 정도의 단어를 이야기 할 수 있음.


여기까지는 엄마의 노력이 정말 지대했다고 볼 수 있음. (엄마ㅠㅠ)





암튼 내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십 년도 더 지난, 지금보다도 의사소통이 안 되었을 때의 이야기.


할머니께서 농장을 하셔서 일손을 도우려고 가족이 다같이 시골 할머니댁에 갔었음.


농장은 할머니댁에서 차로 십분이십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남.


농장으로 가서 어른들은 다 같이 일을 하시고, 나를 비롯한 아이들은 밭에서 흙장난을 하고 놀았던 듯.


그런데 일이 벌어지고 말았음. 동생이 사라진 것임. 


뒤늦게 깨닫고 나자 진짜 난리도 난리가 아니었음. 


주변에는 밭 밖에 없고 건물이나 사람도 하나 없는 곳.


동생 이름을 부르면서 온 가족들이 밭 주변을 뒤지고 다녔지만 동생을 찾지 못함.


진짜 이건 큰 일이 아닐 수 없음. 특히나 밭에 물을 대려고 저수조를 만든 곳들도 있기 때문에..


나는 놀다가 동생을 잃어버린 것이므로.. 울면서 짜져있었고


어른들은 경찰에 신고해야겠다고, 그래서 아빠가 마을로 내려가심.


남은 사람들은 다시 온 밭을 헤집고 다님. 이 때 할머니가 동생 이름을 고래고래 외치면서 돌아다니셨던 것이 아직도 기억남.


그.런.데.


마을로 내려갔던 아빠한테서 연락이 왔음.


이때 핸드폰이 있었는지 아니면 아빠가 직접 와서 이야기 했던 것인지는 잘 기억이 안남.


아무튼 연락이 왔다고 치겠음.




동생이



혼자서



할머니댁에 있던 것임.



두둥.



어린 발걸음으로 한 시간 정도는 걸릴 거리를 혼자서 걸어간 것임.


거기에다가 자주 가본 길도 아닌 아마도 초행이었을 길을.


어떻게 갔을까? 평범한 아이라도 찾아가기 힘든 길인데.


의사소통이 안 되기 때문에 동생에게 어떻게 갔는지 물어볼 수도 없음.


어쩌면 동생이 자폐증이기 때문에 특별히 귀소본능 같은 것이 더욱 발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듦.


육감 같은 것이라고 해야 하나...


그러나 추측일 뿐 동생이 어떤 경로로 혼자서 할머니댁에 도착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 아직도 궁금함.


 

아무튼 자폐증에는 우리가 모르는 비밀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음.


결론은..................................... 동생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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