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수많은 가장들이 직장을 잃은 이번 주, 전 아울렛을 돌아다니며 몇십만원어치의 의류를 쇼핑한 복받은 고등학생입니다.
저희집은 저 빼고 전부 보수성향입니다.
엄마.할머니, 17살인 남동생까지도요. 아버지는 현재 곁에 계시진 않지만, 보수를 지향하셨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빅3라 불리는 강남, 서초, 송파에 거주해왔고, 가족들의 이러한 정치적 성향은 어쩌면 당연한지 모릅니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투의 말을 내뱉었다가, 친할머니께 뺨을 맞은 집안 분위기 속에서 전 저의 의사를 마음껏 표출하지 못합니다.
가족들에게 제가 진보성향임을 들키는게 두려워, 그 어떤 행동도 하지 못하고, 기껏해야 몰래몰래 후원금을 계좌이체정도만 했던 제가, 용기를 조금 내볼까 했습니다.
1인시위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계획을 짜고, 어느정도 사전 준비단계는 마쳤습니다.
그러고 오늘 아침, 제가 1인 시위를 준비한다는 사실을 엄마가 아시게 되셨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엄마는 보수성향이시자만 당신과 다른 저의 사고를 이해해주십니다.
그랬기에 당연히 허락하시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허락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두려우시기 때문이죠. 어린 딸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하시기 때문입니다.
울컥하는 마음에, 민주주의 사회에서 1인시위를 두렵게 하는 사람에게 도대체 왜 투표했냐고 쏘아붙이고 말았습니다.
저희 엄마는 이제 제가 컴퓨터만 켜도 불안해하십니다.
ㅇㅇ야, 댓글같은거 조심해서 달아야해. 라는 말과 함께요.
걱정해주시는 마음이 감사하면서도, 저런 걱정을 하게 만든 이 나라가 과연 민주주의 국가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두서없고 주제없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고등학생의 투정으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