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샌가부터 생긴 내 지론입니다.
"음주운전 하는 사람은 믿을 수 없다."
예전에 저는 매우 오랜기간 한 사람과 연애를 하였었는데.
그 남자는 가끔 음주운전을 했습니다.
그리고 걸리기도 잘 걸렸죠. 면허정지도 먹고, 취소도 먹고...
벌금도 100만원까지 나왔었던 것 같은데...
제게 그 이야기를 했을 때.
매우 실망스러웠던건,
음주운전이 자신이든 타인이든, 생명과 직결되는 일이라는걸 전혀 생각못한다는 것.
혹시 누군가를 다치게 할 수 있고, 자신이 죽을 수도 있고, 그렇게 되어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평생의 슬픔을 안겨주게 될 거라는걸 전혀 생각못한다는는 것...
그저 경찰한테 걸려서 면허취소되고 벌금 무는걸 열받아했던 것.
안걸리면 그만이라는 논리.
걸리면 재수없다는 논리.
결국 후에 그 사람과 파토났을 때, 여자문제가 걸려있었는데.
저 모르게 2년간 다른 여자를 만나왔고, 거짓말도 수없이 했지만,
전 전혀 모르고 있었거든요. 나중에 걸리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은 자신이 했던 짓보다는, 걸려서 상황이 난감하게 된 것이 화가 났던 것 같아요.
적반하장으로 큰소리 치고,
"너 때문에 바람핀거다. 너가 잘해줬어야지." 이런 소리만 해대고,
계속해서 이 친구 저친구 끌어다가 핑계거리 만들어서 그 상황 모면하려하고.
그 때는 이 모든게 무지하게 화가 나고,
20대의 모든 추억이 이젠 아무것도 아닌게 된 상황을 견딜 수가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음주운전 걸렸을 때의 그 반응에 이미 어떤 사람인지 복선이 깔려있었는데 제가 그걸 몰랐던 거죠.
사고체계가 자기 자신에게만 한정되어있는 사람.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전에 인터넷에서 재밌는 초딩의 발상이라고 올라왔던 그림 하나가 있었는데,
이겁니다.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의 '배려'란 단어를, 뭔가를 '베는 것'으로 착각해서 쓴 초딩의 일기인데요.
여기서 제 머릿속에는 오유인 특유의 '진지먹는 자'가 소환되었습니다.
친구를 베면 안되는 이유가 어째서 '경찰서에 잡혀가고, 병원비를 내야 하기 때문'일까요...
친구를 베면 친구가 다치고, 친구가 아프고, 친구가 죽을 수도 있고, 친구의 가족이 슬퍼하고...
그러한 친구에 관한 생각은 전혀 없이,
그저 내가 잡혀가고 내가 병원비 물기 싫어서 베기 싫다는 발상이 싫었습니다.
저건 많아봐야 8~9살 짜리 아이가 쓴 일기이고,
아직 도덕이 뭔지 제대로 못 배웠기 때문에 저런 생각을 했을 수 있다고 쳐도...
저 상태로 성인이 된 사람은 어떻게 분간 해야 할까요.
다시 원래 얘기로 돌아가서...
전 그래서 음주운전을 기준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음주운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예 안하는게 가장 좋지만, 혹시라도 저질렀다면,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는지...
생각이 밖으로 향하는지, 자신으로 향하는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음주운전을 별거 아니게 생각하더라고요...
나이 먹으며 기준만 점점 확고해지느라, 이제 평생 연애 못할지도 모르지만.
만날거면 제대로 된 사람 만나던가, 아님 걍 혼자 사는게 낫습니다.
게다가 오유까지 하고 있으니 뭐...
기왕 이렇게 된거 끝까지 안생기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