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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귀긴 싫은데 다른 남자한테 주는 건 아까워
게시물ID : humorbest_6936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mVpa
추천 : 271
조회수 : 18581회
댓글수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6/11 16:27:24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6/11 12:23:05
 
 
 계륵이라고 하죠.
 나 갖긴 싫고 남주긴 아까운.
 전 설마 저 말을 현실에서 듣게 될거라곤 생각도 못했어요 ㅋㅋㅋ
 
 
 작년의 저는, 솔직히 남에게 사랑받을 만한 외모는 아니었어요
 뿔테안경에 부시시한 머리는 늘 하나로 묶고
 뚱뚱한 몸매에 옷은 늘 티에 청바지, 화장기 없는 맨얼굴
 
 사실 외모를 떠나 내가 나를 사랑했으면 괜찮은데
 저는 그걸 못했어요
 대신 그 사랑을 남이 나에게 주길 원했죠.
 주변사람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도 있어요 " 너 혹시 애정결핍 아냐?"
 
 사람을 너무 쉽게 좋아했죠. 나한테 조금만 잘해주면 금방 좋아하게 됐어요
 나보다 더 뚱뚱하고 별명이 백돼지인 오빠가 있었는데
 집가는 방향이 같아서 몇번 얻어탔죠
 만나면 먼서 인사해주고, 말걸어주고 하는 그 사소한 거에 또 좋아져서
 번호도 따고 연락도 매일 하고 그랬어요
 
 고백을 했는데 차였어요. 그때 들은 말이 이 글 제목이에요.
 솔직히 너 사귀긴 싫은데 다른남자한테 주긴 아깝다
 이라더라고요.
 
 자존심이 있으면 이때 인연을 끊었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없었나봐요, 그때의 나는.
 친한 동생한테 연락해서 징징대면서도 좋아하는 마음 못접고 질질 끌었죠
 연락도 내가 먼저 하고...
 
 그런데 어떻게보면 그때의 내가 이해가 되기도 해요
 그나마 잘해주는 이성이 저사람 뿐이었으니까.
 
 아, 나중에 안건데 딱 한번 같이 만났던 내 이쁘장한 친구한테
 그오빠가 고백한 적도 있었다하네요ㅋㅋㅋ 자기 이상형이라고...
 물론 바로 차였지만...
 
 
 아무튼 이렇게 지내다가, 제가 나 자신을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건
 친한 동생덕분이었어요
 힘들때마다 연락해서 고민상담하던 앤데, 키크고 날씬하고 예쁘고 또 성격도 좋아서
 인기가 많은 애에요
 그날은 그 동생이랑 단둘이 술을 먹는데,
 동생이 돌연 절 붙잡고 펑펑 우는 거예요
 왜그러냐고 놀래서 달랬더니....제발 나보고 변하래요.
 남보다 자기를 먼저 사랑하고, 자길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쓸 돈으로 자기에게 투자하래요
 
 나를 보면 과거의 스스로를 보는 것 같아서 더이상 괴로워서 못참겠다고
 동생이 그러더라구요.
 
 알고보니 동생은 예전에 얼굴이 많이 못생겼었대요
 못생겼다기보다, 기형이었대요. 안면비대칭, 부정교합.
 그 때문에 자기에게 잘 대해주고, 다가와주는 이성이 거의 없었고
 애정에 목말라 하다보니 이성이 말 한마디, 인사 하나만 건네줘도 설레고 쉽게 좋아하게 됐었대요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에서도 몇명을 좋아하고 그랬었는데
 그게 그 사람들끼리 소문이 났던 모양이에요
 "쟤 싼 여자다" "헤픈 여자다" 뭐 이런 식으로...
 남자들끼리 '며칠만에 쟤가 날 좋아하게 되나' 내기하기도 했대요
 더 심했던 건....어떤 오징어같이 생긴 놈은
 "쟤가 얼굴은 저래도 몸매는 좋으니까 한번 따먹고 버리면 되겠네"
 이랬다고 해요....
 같이 일하던 여자애가 보다못해 알려줬대요
 
 결국 동생은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그동안 모은 돈으로 양악수술(+교정)을 받았대요
 그리고 랫미인 이라는 프로그램 출연자처럼....정말 다른 사람으로 변신했다고
 울고 웃고 하며 얘기하더라구요...
 
 결국 수술을 통해 기형인 얼굴을 고치고, 피부관리도 받고 하며 외모를 가꾸고
 바닥을 기는 자존감 때문에 책을 많이 읽었대요
 자존감에 관련된 책,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책들....
 
 그래서 지금의 자신이 됐다고, 그렇게 얘기했어요
 
 전 정말 놀랐죠. 생각도 못했어요. 날때부터 예쁜 애인줄로만 알았어요
 늘 주변으로부터 사랑받아서 밝고, 잘 웃고, 그런 아이인줄 알았는데
 아픔이 있었구나...
 
 그 말을 듣는데 갑자기 저도 변하고 싶더라구요
 남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모습이 되고싶고,
 또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도록 내면도 변하고 싶고
 
 그렇게 생애 첫 다이어트를 했어요
 도중에 몇번 실패할뻔도 했는데, 가까스로 넘겼어요
 식이조절은 생각보다 힘들진 않았어요. 원래 먹는 걸 막 좋아하는 타입은 아닌데
 우울하거나 짜증이나면 먹는걸로 푸는 버릇이 있었어요 저한테.
 먹는 걸로 푸는 대신 이악물고 운동했죠.
 수영에 조깅에 등산에 베트민턴....수영빼고는 돈안드는 걸로 했네요 ㅋㅋ
 
 살을 20키로 가까이 빼고
 머리는 미용실가서 상한 부분 다 쳐내고 트리트먼트 받고
 옷도 잔뜩 샀어요. 생전 안입어본 원피스를 엄청 샀죠...ㅋㅋㅋ저보다 그 동생이 더 좋아하더라고요 ㅋㅋ
 다이어트 성공 기념이라며 동생이 풀셋으로 사준 화장품으로
 화장잘하는 친구의 강좌를 들으며...화장도 배우고 ㅋㅋ
 성형은....쌍수를 했어요*-_-* 놀랍게도 쌍커풀 하나로 눈이 두배로 커지더군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데 1년이 조금 안걸린 것 같아요
 웃긴게, 외모가 바뀌고 나를 꾸미는데 시간과 돈을 투자하다보니
 없던 자존감과 자신감이 막 생기는거예요
 자신감이 생기니까 어디서든 당당해지고...더 잘 웃게되고
 
 와! 행복이 이런거구나 싶었죠 ㅋㅋㅋㅠㅠ
 한동안은 길가다 거울만 보면 멈췄어요ㅋㅋ이게 난가 싶고..ㅋㅋ
 
 그러고 있는데, 날더러 계륵이라했던 오빠한테 연락이 오더라구요
 카톡 프로필 사진을 바꿨는데
 그걸보고 바로 카톡이 온거에요..ㅋㅋ10달이 없게 연락한번 없더니!
 
 사진 누구냐, 혹시 너 맞냐, 완전 이뻐졌다, 다른 사람이다..
 그러더니 밥사주겠다고 만나자고 그래요
 반응이 궁금해서 보러 나갔죠.
 음....난 사실 이 오빠가 말이 별로 없는 타입인 줄 알았어요 ㅋㅋ
 그런데 아니더라고요...완전 수다쟁이에 오버쟁이...
 그러더니 자기 지금 여자친구 없다고 외롭다고 그래요
 뭐 어쩌라고?
 
 밥 잘먹었다고 그런데 남자친구가 기다려서 얼른 가봐야겠다고
 뻥치고 나왔죠 ㅋㅋ
 그리고 카톡은 바로 차단했어요ㅋㅋ이제 별로 보고싶지 않은 사람이니까.
 
 음..오유를 해서인지 여전히 asky 긴 하지만..ㅋㅋㅋ
 연애안해도 충분히 행복하네요 ㅋㅋㅋㅋㅋ
 다이어터인가? 그 만화에 나왔던 주인공처럼
 아직은 연애보다...달라진 나를 만끽하는데 시간을 더 보내고 싶어요 ㅋㅋ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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