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쓰다가 한없이 길어져 글을 적어봤습니다.
많이 부족하고 부끄럽지만 답답한 마음에 게시해 봅니다.
결론은,
정청래님 컷오프와 손혜원님 출마를 통해 산토끼를 잡아올 수 있고 이는 중도보수를 잡기 위한 김종인님의 일관된 전략이다,
핵심 지지층 이탈이나 정치 무관심층을 향한 전략은 문재인님의 지원사격, 야권 연대 실현 등으로 수습하게되면, 총선 승리를 기대할 수 있겠다, 정도입니다.
새누리가 내홍으로 인해 친박 중심으로 당이 재정립되면 될 수록 수구정당의 색채가 강해지고 여기서 이탈된 보수층이 더민주 쪽으로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염두했습니다.
사실 글의 발단은 손혜원님 출마에 대해, 극우사이트나 종편의 '정치인은 사치와 거리가 멀어야 한다' 프레임에 잡힘으로 인해 서민층을 대변할 것이라 여겼던 야권 지지층이 와해되고 결국 총선 패배할 것을 지레 우려, 이를 마치 기정사실화 하면서 이 사태를 부추긴 정청래님 지지자들, 문재인님 지지자들에게 책임을 지우고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철없는 손혜원님이라 규명하면서, 최종적으로 문재인님에게 총선 패배의 책임을 부여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발로 시작됐습니다.
이 무시무시한 주장을 듣곤 매우 화가 났지만, 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아니고 총선 구도에 대한 그냥 제 의견을 담담히 밝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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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청래 컷오프 부자 손혜원, 보수를 향한 김종인의 일관성, 그리고 빅텐트
빅텐트란 것이, '새누리 제외 모든 정당이 뭉쳐서 이기자. 여소야대 힘으로 선거제도 바꾸면 흩어져도 괜찮다.'
핵심은 이것인데,
문재인님과 문성근님을 비롯한 수많은 재야 야권 원로들,
논란(?)이 되고 있는 망치부인님의 최초 주장도 이것이였으나,
고질적인 야권분열은 이를 꿈같은 이야기로 만들죠.
(안철수 욕 한번 하고 갑니다.)
근데 야권 빅텐트는 지난 대선 때 보여줬다고 봅니다.
보통 보수 40%, 중도 30%, 진보 30%로 보잖아요.
여기서 중도를 보수 진보가 반씩 가져오면,
55 : 45로 결국 진보는 지죠.
그럼에도 52 : 48로 졌다는 건 문재인님 경쟁력이 좋았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김대중님이 김종필을, 노무현님이 정몽준이라는 보수를 흡수하지 않고 이기기란 힘들었을 것이란 말도 나오죠.
하지만 문재인님은 여전히 이 야권빅텐트를 포기하진 않으신 듯 합니다.
끝까지 여야 일대일 구도를 추진하다 물러나셨으니까요.
하지만 김종인님은 다릅니다.
김종인님은 30% 중도 가운데 결국 새누리로 결집될 보수중도 15%, 이들을 향해 공을 들이는 모양새입니다.
그 15%를 흔들어서 7%만 우리에게 가져오게 된다면
48 : 52로 결국 우리가 이기는 경기가 되죠.
진보의 반발로 최대 10% 떨어져나간다 해도 48 : (42 :10) 으로 야권이 이기는 건 변함이 없습니다.
당장은 지는 그림인데, 결국 이기는 길로 간다는 것이죠.
(김종인 큰그림 론을 이야기하는 건 아닙니다. 김종인님도 사람인 이상 실수도 잦고 이를 외곽에서 수정한다고 봅니다. 이번 정청래님의 손혜원님 출마제안을 받아들인 것처럼... 김종인님이 생각하는 이기는 길은 그 길이라 생각하는 것이고 계속 그 길대로 갈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정청래님이 컷오프 된 것과 손혜원님이 성공한 부자란 것을 생각해 봅니다.
정청래님을 컷오프한 뒤 그 곳에 부자 손혜원님을 투입한 것은 김종인님 구상으로 본다면 상당히 일관성이 있습니다.
보수층은, 성공한 CEO는 비리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명박에게 몰표를 주었죠.
반면, 가난한 집안 고졸 출신 인권변호사가 무슨 대통령이냐,라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명품시계 찰 정도로 성공한 디자이너 손혜원님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이념 지향적이지 않고 욕망 추구형인 보수층에게 인기가 좋을 인물입니다.
바로 손혜원님 투입은 보수중도층을 노리는 김종인님 선거 구상에 딱 맞는 조각인 셈이죠.
게다가 SNS 소통력이 좋아서 20-40 젊은 유권자의 지지도 동시에 받으니 이보다 좋은 대안이 없는 것입니다.
사실 정청래님 컷오프한 뒤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역임한 김기식님을 투입한다는 소리에 경악했습니다.
보수 색안경으로 본다면, 정청래님이 폭행범이면 김기식님은 빨갱이거든요.
이는 보수중도를 잡겠다는 김종인님의 선거 구상에 맞지 않아요.
같은 참여연대 출신이고 인재영입했던 김민영님 공천 주지 않은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이번 선거는 집토끼를 굶주림에 빠뜨린 채 산토끼 잡으러 다니는 선거가 맞는 것 같습니다.
공교롭게도 집토끼 중심엔 문재인님이 계시고요.
김종인님이 산토끼를 잡아오면 문재인님이 쉐프가 돼서 집토끼 입맛에 맞게 요리를 준비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여기에 새누리가 친박공천을 하면서 지들 집토끼를 또 매우 치고 있으니 사냥감은 많은 셈입니다.
여튼 이번 총선은 힘이 빠지는 장면도 있었지만 돌아가는 면면을 보면 꽤 흥미롭습니다.
이럴 때일 수록 지지자들 간의 분열은 막고, 열린 마음으로 의견 교환하며 이기는 길을 찾아가는 것이 현명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빅텐트 안에서 콩 한 쪽 나눠 먹다가, 밖에서 잡혀오는 산토끼를 적절히 요리해서 친해지는 뭐, 그런 동화같은 이야기의 결말을 꿈 꿔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