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인터넷 상의 문후보 지지자들의 과하다 싶을 정도의 언사들이 강압과도 같은 인상을 줄 수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표에서 무효표를 던짐으로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틀림없는 자신의 권한이고 다른 누가 뭐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하지만 또한편 지금 저희나라의 상황을 봐주셨으면 합니다. 9년간 이명박근혜 정부 아래서 민주주의와 국민의 기본권은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정의를 말하면 바보가 되는 세상이고 따 되는 세상입니다. 가장 민주주의를 사랑했던 노 전 대통령은 의문스럽다고까지 말할 수 있는 자살을 택했고

친일파 후손들은 지금도 떵떵거리며 살고 있고 정작 한국의 발전에 기여한 영웅등은 찬밥 신세입니다.

세월호는 천일이 지나서야 땅 위로 올라왔고 그마저도 증거인멸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언론은 끔찍하리만치 썩어문드러졌습니다.

한편 세계가 놀란 촛불의 힘으로 우리는 박근혜를 탄핵시키고 구치소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정권 교체의 발판을 마렸했고, 아직 확신은 없지만 그래도 무언가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최순실 타블렛건이 터지기 전에 무기력했던 국민들의 모습을.

쌓일대로 쌓인 불만을 안고 어서 이 지옥같은 정권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더랬죠.

그런데 그것이 하나의 기폭제로 인해 터졌고, 마치 해일이 휩쓸고 지나가듯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문재인 후보에 대한 격렬한 지지와 그 반대로 크게 느껴지는 실망감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후보는 지금 저희가 '이 사람이라면 정권교체 할 수 있다'고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후보입니다.

평소의 행보와 과거의 미담들,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했던 모습들. 지금껏 비바람 다 맞아가며 민주당을 키워온 것.

어느새 지지자들에게는 이 사람 뿐이다, 이번에 이 사람이 안되면 모든게 끝이다라는 절박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이번에 다른 누군가가 대통령이 되면 적폐세력들에게 재정비할 시간을 줄 것이고, 최순실 박근혜도 뭔 일 있었냐는 듯이 풀려나올 것이라는 불안감.

세월호의 진실이 손에 잡힐 듯 한데 다시 몇년인지 모를 시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