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남인순 의원의 배경은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입니다.
국내 최대의 여성운동 조직인 여성연합의 제 8, 9대 상임대표로 활동한 남인순은
그 경력을 인정받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참고로 10대 상임대표 권미혁 역시 20대 총선 비례대표로 뽑혀 민주당 의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13일의 문캠프 합류로 남인순 의원이 여론의 포화를 맞자 여성연합은
'여성 정치인에 대한 혐오를 멈추라'며 지지의 논평을 발표해 끈끈한 의리(?)를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이 여성연합이 메갈리아의 탄생과 확장에 깊이 연관되어있다는 사실입니다.
여성연합은 산하에 약 30개의 단체를 거느린 거대 연합조직이며
메이저급 단체로 한국여성민우회와 여성의 전화 등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이 중 특히 한국여성민우회는 지금의 메갈리아가 있게 해준 일등 공신이라 해도 무리가 아닙니다.
이것은 2015년 여름, 메갈리아가 오프라인에서 최초로 존재감을 과시했던 이벤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디씨의 일개 갤러리에 불과하던 시절부터
민우회와 메갈리아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합동 행사를 치른 후 메갈리아측 스탭이 민우회와의 회의에 대해 남긴 기록입니다.
민우회측은 메갈리아의 각종 혐오성 자료를 본인들이 직접 활용하려 했으며
메갈리아의 혐오발언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지속적인 행동을 기대'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식 계정이 인증한 민우회-메갈리아 합동 이벤트)
(민우회 예산으로 활동하는 메갈리아)
한편 이러한 기대와 성원에 보답하듯이 메갈리아측도 민우회를 적극적으로 지원했습니다.
메갈리아 본진에는 항상 민우회 후원 공지가 걸려있었으며
덕분에 민우회는 2015년 한 해에 평년대비 2배의 후원금을 긁어모으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호 지원 및 공생 관계는 간판이 '워마드'로 바뀐 뒤에도 지속되었는데,
2016년 1월 워마드 운영자가 공금횡령 시비에 휘말렸을 당시 회계내역에는
'민우회로부터 지원받은 활동비'가 명시되어 있었고,
(참고로 민우회는 국고지원 단체입니다. 즉 국민의 혈세가 메갈리아로 유입된 셈이지요)
워마드의 주요 프로젝트인 강남역 살인사건과 클로저스 성우논란 당시에도
민우회는 SNS 계정을 통해 아낌없는 지원사격을 제공했습니다.
그렇다고 메갈리아가 온전히 민우회만의 작품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민우회가 SNS 및 대외활동이 많은 거대 단체이기에 특히나 많이 드러난 것 뿐,
여성연합 산하의 다른 단체들 역시 메갈리아와 협력한 정황들이 존재합니다.
여성의 전화는 워마드의 강남역 시위 당시 민우회와 함께 후원 홍보에 나섰으며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메갈리아의 핵심인물 '총대'와 다른 회원들을 개관식에 초대하기도 했습니다.
간단한 구글링으로 드러나는 것이 이 정도입니다.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연대와 협력, 지원이 있었겠지요.
실제로 메갈리아 운영진은 기밀을 요하는 사안은 회원의 개인 블로그에서 논의를 진행한 뒤
의논이 끝나면 없애버리는 등의 용의주도함을 보인 바 있습니다.
과거 일베의 형성에 국정원과 노노데모를 비롯한 극우/뉴라이트계 단체들이 기여했듯이
메갈리아는 여성연합 산하의 다양한 단체들이 쌓아올린 하나의 '작품'입니다.
남인순 의원을 비롯한 여성주의 정치인, 페미니스트 단체, 그리고 메갈리아.
이들을 따로따로 떼어놓고 생각해서는 사태의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꽃뱀보호법 역시 여성연합이 수년간 밀어온 무고죄 폐지 운동의 맥락에서 보아야 그 진의를 읽어낼 수 있지요.
이들은 본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연결'되어있기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