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2004-06-08 12:41] 동작ㆍ관악등 서남부 부녀자 잇단 피살 집값 떨어질라 `쉬∼쉬` 여고선 자율학습 중단 흰색옷 조심 괴소문도 최근 서울 서남부지역에 부녀자 살인 및 피습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주변 주민들과 중ㆍ고교 학생들의 우려감이 `공포`로 번지고 있다. 8일 경찰과 서울 서남부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동작ㆍ관악ㆍ구로ㆍ양천구 일대 주민들은 현재 반상회나 각종 소모임을 통해 자치적인 방범활동을 논의할 정도로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이 느끼는 체감공포가 위험수위에 직면한 것.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과 건물 임대료가 동반하락하는 상황마저 연출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는 형편이다. 노량진동에 거주하는 회사원 장모(27) 씨는 "주민들이 공포에 떨면서도 집값 때문에 쉬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요즘엔 퇴근시간이 늦어질 경우 마을버스보다 택시를 타고 아파트 앞까지 와야 마음이 놓일 정도"라고 전했다. 서울 서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인근 20~30개 중ㆍ고교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경찰은 인근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하교길 안전지도에 여념해줄 것을 주문했으며, 일선 학교도 하교시간을 앞당기는 등 학생지도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몇몇 여고는 자율적으로 남아 실시하던 야간 자율학습 시간을 8시까지로 제한하거나 아예 중단했다. 관악구 M여고 학생과장은 "현재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하교길 지도를 펼치고 있으나 불안한 마음은 여전하다"며 "하교 시 부모와 동행하거나 친구끼리 모여 가도록 조치했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살인사건과 관련된 소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버스노선을 따라 살인사건이 진행되고 있다거나, 목요일 하얀 옷을 입지 말라는 괴소문이 서울 서남부지역 학생 사이에 퍼지고 있는 것. D고 1학년 김모(17) 양은 "살인사건이 7×-× 버스노선을 따라 일어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아 우리도 버스노선을 따라 이동하기를 꺼린다"며 "교복 색깔마저 흰색이라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과 학생들은 최근 서너달 동안 공포에 떨고 있지만 남부ㆍ노량진ㆍ구로ㆍ양천ㆍ관악경찰서 등 인근 5개 관할서는 공조수사에도 불구하고 아직 단서조차 잡지 못한 상황이다. 구로서 30여명, 남부서 71명 등 현재 200~300명의 경찰이 투입돼 사건을 재수사하며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사건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순찰활동을 벌이고 있을 뿐. 또 최근 5개 사건 모두 부녀자를 대상으로 한 살인 및 피습사건이기 때문에 동일 범죄자의 연쇄살인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남부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수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5개 사건 모두 동일인의 소행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남부서 관내 사건만 하더라도 원한과 치정에 의한 준비된 복수극일 확률이 높다"고 설명해 동일인의 연쇄 살인 가능성을 부인했다. 한편 지난 2월 신림동을 시작으로 고척동, 보라매공원, 대림동 등으로 번졌던 5개의 사건 외에도 지난 1월 30일께 30대 부녀자가 칼에 찔렸으며, 2월 23일에도 구로동에서 유사 사건이 발생했던 것으로 본지에 의해 확인됐다. 장창민ㆍ김지만ㆍ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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