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다 말 할 수는 없다. 그저 진지하게 그리고 직접적으로 전쟁이란, 덩케르크란 이런 곳 이었다는 것을 담담히 보여준다.
그 방법으로 3명의 시점을 번갈아 오가며 다양한 사건 군상을 읽어낼 수 있게 한다는 점은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조종사의 시점만이 나왔다면 보병의 처참함을 알 수 없었을 것이며, 보병의 시점만 나왔다면 아주 좁은 시점에서 우리는 전쟁을 판단해야만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일반인의 시점에서 보지 못했다면 이 영화 또한 우리의 일상에 먼 그저 전쟁영화였을 뿐이었겠지.
이 영화의 백미는 사운드라 생각한다. 사운드가 특화된 영화관에서 보게 된 것은 멋진 경험이었다. 특히 영화 초반 부상자를 들고 달려갈 때 나오던 음악은 우리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게 해주었고, 후반부 비행기 조종사가 지상을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할 때 나오는 음악은 우리가 이 전쟁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한다.
사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없다.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이 전쟁의 참상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