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단순한 물음에 저는 답할 수 없었습니다. 수능이란 이유로, 시험이란 이유로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던 저이기에 답할 수 없었습니다. 밖이 시끄러워도 애써 눈감고 조용히 조용히 삶을 살아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실눈을 뜨고 보니 제가 알던 세상은 뒤집어져 있고, 사람들은 병들어 있었습니다. 2013년에 ‘종북’이라는 말이 일상화가 된 세상이었고, 어머니의 마음으로 약 8천명의 노동자가 직위해제 되고, 시민들의 핏줄을 끊는 정책이 실현되는 세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안녕들 하십니까 라는 물음에 답해보려 합니다. 저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불합리한 세상에 저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눈을 뜬 제 마음 속에는 부끄러움만 있었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부끄러움이 남아 있습니다. 다만, 잠시나마 부끄러움을 달래기 위해 저의 작은 목소리를 세상의 파도에 놓아보려 합니다.
저는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께 여러 가지를 여쭈고 싶지만 묻지 않겠습니다.
저는 철도, 가스, 의료 등의 민영화에 대해 생각해봤습니까 라고 묻지 않겠습니다.
저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라고 묻지 않겠습니다.
다만 몇 년 후에 지금 안녕하신 분들께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안녕들 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