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반지의 제왕처럼 여행을 하다
게시물ID : humorbest_695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베스트가고팜
추천 : 179
조회수 : 6973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11/13 16:16:35
원본글 작성시간 : 2004/11/13 15:11:15

제가 살고있는 목포입니다.(직접 찍은 사진을 올려셔야 하는데 형편이 여의치 않아서.....)

8월초, 목포에서 부산까지 12일간 무전여행을 했습니다.(여행 준비하는데 든 총 돈은 버너
15000원입니다. 가지고 간돈은 40000원-그중 20000원은 부산에서 목포까지 돌아오는 차비입니다.
실질적인 돈은 20000원)

반지의 제왕에서 주인공일행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여행을 했던것처럼 저도 그렇게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목포에서 20km쯤 떨어져 있는 독천의 벚꽃 길입니다. 한국 10대 드라이브코스로 알려져있습니다.
산낙지 맛이 기가 막힌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첫날부터 죽을 고생을 했습니다. 발바닥 전체가 물집이 잡혀 바늘로 수십번 따야 했죠.

배낭은 15kg이 넘고 온도는 몇십년만에 최고 더운 날씨, 거기에 전 멍청하게 낮 2시에도 열심히
걸었습니다.
도저히 체력이 안따라 주더군요. 어쩔수 없이 독천에서 하룻밤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텐트를 산속에 있는 아파트 공사장에 짓고 9시부터 잠을 자려는데 숲속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와 부엉이 울음소리에 새벽 2시까지 간이 콩알만해져서 도저히 1분도 못잤습니다.
바로 텐트를 치우고 독천 버스터미널 앞에 있는 의자에서 쪼그리고 잤습니다.
해가뜨자마자 우체국에 달려가서 텐트를 집으로 보냈습니다.

앞으로 무전여행을 할 사람들을 위해서 한마디 하겠습니다. 절대 배냥 무개는 15kg 넘지 말것.
요령은 버너와 먹을것, 그리고 텐트 이 둘중에 하나를 포기하면 15kg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 텐트를 포기했습니다.(먹을거라 해봤자 라면 15봉지 뿐이었지만....)


독천에서 강진까지 가는 길에 계속 보이는 월출산입니다. 호남 5대 명산으로 악산입니다.
호남에서 등산하고 싶은 분은 내장산, 지리산, 월출산 이 세산은 꼭 등반하세요.

월출산 능선 끝자락을 통과하는 고갯길이 있는데 300m가 넘는 것 같습니다. 죽음 그 자체
여기서 처음으로 포기하고 싶더군요. 1시간 넘게 계속 올라가는데, 도대체 누가 국도를 여기다 깔아낳는지...
목포에서 부산까지 가는 가장 높은 길입니다.

여행시 식수는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차가운 정수기 물이
30분마다 있는 주유소에 있으니까요. 거기에 몇시간마다 있는 면사무소,은행, 우체국등

강진에 도착했을때는 밤 10시가 가까워서 였습니다. 그 전날 독천에서 30분도 못잤기 때문에.....
강진 버스터미널에서 잘려고 했는데 쫏겨나서 어쩔수 없이 아무 건물에나 들어가 복도에서 잠을 잤습니다.
운이 좋은지 화장실이 있더군요. 바로 다 벗고 목욕을 했지요. 들키면 욕 바가지로 먹는거고...

무전여행시 목욕과 빨래는 공공화장실, 학교 아니면 개천입니다. 눈 딱감고 누가 쳐다보든지 말든지 신경안쓰고
씻으면 됩니다. 무전여행의 핵심은 얼굴에 철판을 까는 겁니다.


4시간 밖에 못자고 일어나 강진 종합운동장에 갔습니다. 목포에서 50km를 걸었더니
옷이 땀에 절어더군요. 이런곳은 공공화장실 있기 마련. 온도가 35도가 넘으니 3시간 만에 다 마르더군요.

여행시 낮잠은 필수입니다. 1시에서 3시는 걷지 마세요. 일사병으로 가는수가 있죠.
가장 잠자기 좋은곳은다리밑이나 고가도로입니다. 그늘과 햇볕의 온도차이는 제가 피부로
직접느꺼보니 10이상으로 여겨집니다.


제암산에서 바라본 장흥입니다. 여기는 저에게 별로 안좋은 추억이.....골프선수 위성미 생가입니다.
무전여행시 잠자리는 역이나, 병원 아무 건물입니다

장흥에 가니 큰 병원이 두개잇더군요. 이게 무슨 횡재인가 하고 몰래 들어가서 배낭은 화장실에 숨겨
놓았습니다. 근데 이런 젠장, 수위 아저씨에게 들켜 두 군대 모두 다 쫏겨났습니다.

어쩔수 없이 병원앞 벤치에서 이슬비 맞으며 잤습니다. 새벽1시가 넘으니 잠자리 찾기가 귀찮아서....

3시간 자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출발했습니다. 원래 성격이 기분이 안좋으면 바로 뜨는 성격이라

장흥에서 보성가는 길에 드디어 얻어 먹을 수 있었습니다. 공짜로 먹으니 눈물이 나더군요. 계속 라면만 먹었더니


보성 녹차밭입니다. 보성에 왔으니 녹차 한잔 마실려고 했더니 비싸더군요. 포기


보성 들어가는 길에 있는 나무길입니다. 나무가 전부 곧게 자라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있는데 좋더군요


보성역입니다. 이때부터 부산까지 가는길에 기차역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역시 여행시 최고 잠자리는 기차역입니다. 왜 노숙자들이 기차역에 많은지 그 이유를 알수 있더군요.
정말 저에게는 구세주와 같은 곳입니다. 정수기에서 시원한 물나오지 화장실에서 씻고 쌀수있지.
의자에 앉아 tv보며 놀수있지......정말 파라다이스입니다.
처음으로 제대로 잠을 잘수 있던곳이었습니다.

보성역에서 저에게 도움을 주신 보성역 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보성은 서편제의 본향이죠


예당 중고등학교입니다. 보성에서 벌교가는길에 있습니다. 학교에서 빨래하고 식사할때는 꼭 허락을 맡으세요.
여기는 여자 학교라 그런지 보기가 참 좋더군요. 그래서 기억에 남는다는...히히히

아 참 그리고 식사를 할때는요, 무조건 노인당이나, 각 마을마다 있는 정자(가는길에 30분마다 하나씩 있음)
에서 하세요. 왜냐면 정자는 무조건 큰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거기에 당연히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옆에서 불쌍한 표정으로 라면을 먹고 있으면 당연히 음식이 들어오고 편하게 잇다가
갈수 있습니다. 다시한번 강조하면 무전여행의 제일 중요한것은 바로 얼굴에 철판을 까는것입니다.
무전여행에서 배울수 있는것은 철판까는 것, 이걸 꼭 마스터해야 합니다.


벌교입니다. 이곳은 제가 꼭 가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태백산맥의 주 무대가 바로 여기 벌교입니다. 주인공이 목이 뎅강나간 곳이 위의 사진 벌교역앞입니다.
여기가 확실한지는 모르겠으나 벌교역앞으로 알고있습니다. 민족으 아픔이 느꺼지는 곳입니다.

영화 황산벌에서 욕이 제일 심한곳으로 나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히히

벌교에서 순천까지 가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라며만 먹고 계속여행을 했더니 설사를 하더군요.

순천시입니다. 여기는 좀 겁나게 무서운 곳입니다.

순천역에 밤 10시가 넘어서 도착을 했습니다. 잠을 자려고 하는데 주위에 깍두기들이 수십명이 있어서
거슬러서 잠을 잘수가 없더군요. 옆에서 계속 형님, 형님하며 깍두기 세계 애기를 하고있으니..
자고있는데 계속 한놈이 저의 겉을 떠나지 않는겁니다. 분위기가 이상해서 그 자리를 떴습니다.
근대 그놈이 계속 저를 미행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옆 길로 빠져서 그 놈 뒤로 몰래 역으로 미행을 했씁니다. 그놈은

보니까 저를 찾고 잇더군요. 바로 뒤에서 제가 칼을 들고 그 놈을 향해 소리르 지르니 무서워서 졸라 도망가더군요.
그뒤로 잠을 잘수가 없더군요. 아무리 봐도 저 깍두기들이랑 한 패인것같다는 생각에 해가 뜨기도 전에 순천을
도망치듯이 빠져나왔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저의 최대 고비입니다. 순천에서 1분도 안자고 거기에 6일동안 올 라면(음식없이)에 설사를 하면서
걷던중 드디어 쓰러졌습니다. 일부러인지는 몰라도 정자 옆이었습니다. 당연히 할아버지,할머니들이 먹을것을 주더군요
4시간 넘게 거기서 먹고 자고 했더니 힘이 쏟더군요.


옥곡역입니다. 여기서는 정말 옥곡역 직원여러분들에게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잠자리도 대 주시고, 빨래에 이것저것 도움을 주셔서....역시 기차역이 최고입니다.

목포에서 순천까지 오는데 정확히 2000원 썼습니다.(라면 5개에 2000원) 200원짜리 커피 한잔 안마사고


짠 드뎌 꿈에 그리던 섬진강, 하동입니다.

여행 8일만에 전라도 경상도 경계점인 섬진강........저기 보이는 저다리만 건는면 경상도입니다.
목포에서 부산까지 가는 두번째로 높은 고개를 넘으면 정말 대단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이 잇을줄이야.....감탄에 감탄을 한다는. 정말 하동은 예술이더군요


지리산 노고단에서 바라본 섬진강(구례)입니다. 섬진강의 아름다움은 글로 표현할수가 없죠.
저렇게 아름다운 섬진강이 하동을 둘려싸고 흐르고 있으니......정말 여행하기 잘했다는...


하동에 왔으면 꼭 먹어야 하는게 있죠. 바로 제첩국입니다.
하동길가에 하도 제첩국이 많길레 아무 가게 들어가 불쌍한 표정으로 한그릇만 달래더니 주더군요 흑흑
정말 시원시원한 잊을 수 없는 그맛.....제첩국. 꼭 먹어보세요

다시 하동을 출발하여 진주로 향했습니다. 가는길에 고개길이 있었는데 한번 밤새워 걸어 진주에 가기로 했습니다.
확실히 밤에 걸으면 낮보다 2,3배는 빠릅니다. 처음으로 야간에 걸으니 문제가 잇더군요
국도에는 가로등이 아예 없다는 겁니다. 전등을 커고 걷자니 순천에서와 같이 강도를 만날까 두렵고
차는 3시간 걷는 동안 5대도 못봤습니다. 칠흑같은 어둠속에 그나마 기뻤던것은 하늘에 떠있는 무수한 별이었습니다
제가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별을 보긴 처음이었죠. 너무 위험해서 고개길 끄트머리에 주유소가 있더군요
주인 아저씨가 정말 정말 좋은분이었습니다. 그분과 야외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별속에서 잤습니다.


다음날 진주까지 가는 길에, 중간에 너무 힘이들어 역에서 쉴려고 했습니다. 다솔사역.
저것 하나뿐이더군요. 그 실망감과 공허함.....철길만 있고 저 푯말뿐......웬지 모를 고독함이랄까


진주에서는 어떤 아저씨 도움으로 그분의 집에서 잠을 잤죠. 제일 편하게 잔것같네요
진주는 중간에 강이 흐르고 있어 정말 아름다운 도시더군요. 이런말 하면 안되겠지만...
눈에 보이는데로 말하자면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제차이가 확연하게 보인다고 말을하고싶네요.


위의 사진은 하동에서 진주가는길에 보이는 횡촌입니다. 저는 무슨 부자동네인줄 알았습니다.
저 횡촌과 하동, 진주 이 세곳만 봐도 전라도에서 볼수없는 깨끗함과 깔끔함이 있습니다.


마산입니다. 진주에서 마산까지 오는데 중간에 어떤분의 도움으로 차를 타서 쉽게 왔죠.
굉장히 큰 도시더군요. 마산도 큰데 바로 옆에 창원까지 있어 광역도시만 하더군요.
이제 여행도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좀만 더가면 이 나라 두 번째로 크다는 부산..<경상도지역은 처음이라...긴장을 한다는>

부산까지는 두가지 길이 있는데 남으로 가는 진해와 북으로 들어가는 김해, 전 북으로


낙동강의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마지막 발길도 가볍더군요


부산입성....흑흑, 엄청난 기대감을 가져셔일까...좀 실망감이 들더군요
굉장히 크고 화려함을 외상했으나 수많은 언덕에 시야가 가려서.....더이상 볼수가 없더군요


드뎌 제가 종착지로 생각했던 곳에 도착했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리는군요.
배냥가방(15000원짜리)을 보니 실로 궤멘곳이 30군데가 넘고, 얼굴은 검게 타서 알아볼수가 없으니...흑흑
그렇게 제 여행은 끝났습니다.

고생한것에 비해 크나큰 수확을 거두어서......할 수 있다는 자신감.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