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사이에 택시운전사를 보고왔습니다. 

결코 완벽한 영화였으나 몇몇분들이 말씀하시는 억지신파영화는 아니었습니다. 

 몇가지 장면은 런닝타임상 조금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을 순 있다고 생각하고 결말부분을 고민한 것이 많이 보이는데 문제의 추격장면은 감독도 고사했던 장면이라더니 좀 억지스럽긴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파논란이 왜 일어나는지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일단 이영화를 신파로 만들기로 작정했다면 얼마든지 눈물 뽑아낼 표인트가 차고 넘치는 영화인데 그런 부분을 자제했다는 것이 보였습니다. 감독이 의도적으로 신파를 피한다는 감상이 들정도로요. 

일반 신파류영화라면 일단 류준열배우가 연기한 재식에게는 오래사귀고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가 등장해야겠죠. 그의 어머니도요. 아버지는 어린시절 돌아가셨고요. 이런식으로 신파를 위해 거의 정형화된 캐릭터로 만들고  그다음에 죽입니다. 여자친구랑 그의 늙은 어머니가 끌어안고 울고 송강호는 연신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참 좋은 신파장면입니다. 

주인공이 잠시 탈출해서 국수를 먹는장면 주먹밥을 보고 감정이 움찔거리는 것이 눈물없이 먹는 연기만으로 표현된 장면. 역시 송강호다 라고 생각이 든 장면이었는데 송강호가 먹으면서 울어주기만해도 이장면 엄청난 신파가 됩니다. 그의 연기력으론 충분히 가능해요. 그런데 자제합니다. 노래부르면서 우는 장면도 감정을 폭발시키지않고 오히려 잠깐의 침묵으로 감정을 절제시킵니다. 

문제의 추격전에서도 장면자체는 문제지만 한명한명 퇴장하는 것에 쓸데없는 회상장면이나 지나치게 비장하고 숭고한 장면으로 만드려는 시도없이 담담하게 마무리 시킵니다. 신파라면 이러지 않아요. 

일단 생각나는 것만 이정도인데 찾아보면 더 많을 거에요. 때문에 저는 택시운전사는 신파로 만들려면 얼마든지 신파로 만들 수 있었던 영화지만 그것을 자제했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영화를 보고 울었던 것은 그 날의 현장을 영화로나마 느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날의 현장 그 자체가 상식적인 사람에게는 슬플 수 밖에 없어요. 감독도 그걸 알고 있었겠죠. 그래서 다른 의도적인 장치를 쓰지 않았을 거라고 추측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