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못 때웠던 실빵꾸를 아침에 숙소 앞에서 때웠다. 전날 저녁에 시내 돌아 다닐때 펌프를 가지고 다니면서 바람을
5번은 넣은 것 같다.
여기서 나는 내가 여태 묵었던 숙소가 다 빈관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빈관 아래급인 려관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빈관은 인터넷 되는 곳이 별로 없고 려관은 인터넷 되는 곳이 많고.. 그럼 굳이 내가 빈관에 머물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려관이 비용과 목적에서 나에게 딱 맞았다.
그래서 이후로 빈관이 아닌 려관을 찾아 다니게 됩니다.
자전거 여행용 타이어로 슈발베 타이어가 유명하고 먼저 댓글 달아 주신분들도 많이 추천해 주셨는데
이 스몰블럭 타이어는 자전거를 인터넷을 통해 중고로 살때 판매자가 교체한지 얼마 안된 타이어 였다.
한국에서 몇달 타면서 빵꾸도 난적이 없고 만족하면서 그대로 중국까지 오게 된 것인데 처음 빵꾸 났을 때
두께를 보고 생각보다 너무 얇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좀더 시골, 오지로 가기전에 교체를 해야할 것 같다.
차는 건너지 못하는 다리.
다리 건너기 전에 빵을 파는 할머니가 계서서 아점용으로 4위엔(730원)어치를 샀다. 천원도 안되는 가격이니
얼마 안될줄 알았는데 할머니가 집게로 봉지에 많이도 넣으신다. 너무 많아서 다시 2위엔 어치만 달라고 할려다가
봉지를 건네면서 할머니가 너무 해맑게 웃으셔서 그러지 못하고 그냥 들고 왔다. 으이구, 그 성격 중국와서도 여전하구나...
다리가 특색 있어서 자전거를 기대 놓고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저 자전거 이름...보다는 애칭은 '온누리'입니다.
자전거 여행을 간다고 글을 올리면서 자전거 애칭을 추천해 달라고 했었는데, 그중에 마음이 많이 가고 의미도 있는
'고온'의 '온', '짜파구리'의 '리'에 제가 말이 되겠다 싶어 가운데 넣은 '누'를 합친거죠. 아무래도 애칭이 있으니 정도 더 가고..
다리를 건너자 마자 시장이 있어 지나치지 못하고 한번 둘러 보았다. 천막, 파라솔로 이루어진 작은 간이 시장이었다.
고기좀 먹고 싶은데.. 고기 파는 곳을 보면 한국인들은 잘 먹지 않는 동물들의 대가리도 많이 판다.
닭대가리, 양대가리 인지 염소대가리 인지...?
넙죽한 복숭아도 있었다. 맛이 어떤지 나중에 한번 사 먹어 봐야겠다.
강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노천이발소가 있었다. 예전에 TV에서 보고 나도 저런데서 한번 깍아 보면 재미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기회가 올지 모르겠다.
강가를 따라 조성해 놓은 작은 공원에 노인분들이 많이 계셨는데 얼후, 피리를 연주하는 분들이 있어 잠깐 머물고 싶었지만
그러질 못했다. 나도 한국에서 대금을 2개나 가지고 왔는데 같이 각자의 악기를 소개하고 연주 했으면 좋았을 것을..
아직 내 대금 실력이 미천하여 선뜻 나서질 못하겠다. 대금 연습을 좀더 했으면 좋겠는데 여의치가 않다. 역시 핑곈가..?
도심을 벗어나 좀 달리다가 출출하여 아까 산 빵을 아침햇살 맛과 아주 유사한 코코넛 음료와 함께 꺼내어 먹었다.
빵이 10개나 되었다. 먹어보니 빵은 아니고 소는 팥이고 겉은 찹쌀같았는데 좀 꾸덕꾸덕하였다. 처음에는 팥의 단맛이
좀 나다가 씹고 있으면 팥맛은 사라지고 그냥 담담한 맛이었다. 담백한 것이 아니고 담담한 맛. 떡국 떡 좀 굳었을 때
씹고 있으면 나는 맛. 2개 먹으니 땡기지 않아 다시 가방에 넣었다.
코코넛 음료수를 열때 안에 은박지가 손으로 안 뜯어 질 정도로 단단해서 이빨로 깨물어 뜯었는데 뚜껑을
보니 저렇게 톡 튀어 나와 있는 것이 있다. 저걸 거꾸로 해서 꾹 눌러 돌리면 되는 것을..
코코넛 과육인지 무슨 건더기가 있었는데 씹으면 아무것도 안씹히는 신기한 음료.
스폰지 신발 옆 부분 고무가 뜯어져 자꾸 자전거에 걸려 신경쓰였던 터라 잘라 냄. 한국에서 옥이네에서 1년 전인가
2만 몇천원 줬던건데 짝퉁값을 한다. 그래도 이 더울때에 저 스폰지 신발 없었으면 난처했을 뻔 했다. 등산화도
가지고 왔는데 더운 날씨라 신을 엄두가 안나 한번도 신지 않았다.
가다 보니 핵발전소에 있는 것 같은 큰 구조물이 보였다.
뭐 대단한건가 보니 자잘한 기둥 사이로 그냥 물이 고여 있는게 보였다. 뭐야..?
그냥 저냥 가다가 산이 나오고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저 하얗고 빨간칠이 되어 있는 막대기가 많이 있었는데
정확히는 모르겠고 이곳이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그걸 측정하는게 아닌가 추측해 보았다. 타고는 힘들어서
못 올라가니 계속 끌바 끌바..
두시간 가깝게 자전거를 끌고 올라 가다가 거의 정상부분이라고 생각되는 곳에서 이제 좀 시원하게 내리 쏘겠구나
기대를 하고 올라서니 길게 뻗은 길이 나온다. 쫌더 더가야 내리막이 나올래나?
근데 길이 이상하다. 위 사진처럼 쭉 뻗은 길이 나와 달리다가 보면, 금방 내리막이 나올 것 같은 나즈막한 언덕을 넘으면
또 쭉 뻗은 길이 나오고.. 계속 반복된다.
이 도로 양옆으로 크고 작은 연못, 늪이 많이 있다. 그중에 눈에 뜨인 연못의 검은 부유물...이 뭔가하니,
요즘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올챙이다. 바글 바글하다. 어렸을 때에는 그냥 가지고 노는 흔한 일종의 장남감이었는데..
마지막으로 올챙이 본 것이 몇년전인가 가물가물하다. 이런곳에서 보게 될줄이야.
접하기 힘든 사람들은 징그럽겠지만 나는 올챙이가 헤엄 치는것을 보면 귀엽게 느껴진다. 꼬리를 살랑살랑하느것이...
사진에는 무슨 열매나 젤리처럼 나왔다. 올챙이 먹는 사람은 없겠지만 나 예전 시골 살 때에는 실제로 도룡뇽알을 드시는
분들도 계셨다. 도룡뇽 알 모양은 돌돌말린 순대 모양인데 투명한 돌돌말린 튜브모양 속에 동글동글한 알들이
줄맞추어 들어 있어 한쪽 끝을 손으로 조금 뜯어 낸 다음 다른 한쪽끝을 잡아 거꾸로 세워 입에 넣으면 줄줄이 들어간다.
아무 곳에 있는 도룡뇽 알을 먹는 것이 아니고 논 중간에 있는 작은 샘물 처럼 깨끗한 곳에 있는 알을 먹는 것이다.
그 당시에는 회(회충) 없앤다고 약 대신 석유 한사발 들이킨다 하고 애들한테 담배 피우라고 하는 부모도 있던 그런 시절이었다.
올챙이들은 친구들인지 형제자매들인지 한테 돌려 보내고 다시 반복되는 이상한 길을 간다.
뒤로 지나온 길, 사진에 보이는 저 끝 부분처럼 뒷쪽으로 이어지는 산이 보이지 않으니 저기만 넘으면 내리막 길이
나올 것 같은 착각을 하면서 계속 가게 되는데 이게 사람 지치게 한다. 근데 한편으로는 이런 길을 달린다는 새로운
경험이 또 나쁘지는 않았다. 이런 풍경은 아메리카 쪽에나 있는 줄 알았는데..
위 사진의 연못인지 늪인지는 규모가 큰편인데 물 색이 옅은 블랙커피색이다. 더럽다기 보다는 숲과 어울려 숲을
더 건강하고 풍성하게 해 주는 느낌을 받았다. 숲의 규모가 커서 새들도 많다. 근데 포유류 동물은 보이지가 않는다.
이 숲을 가로 지르는 도로는 차들도 많이 다니는데 길가에 로드킬 당한 토끼, 노루 같은 동물을 한마리도 보지 못했다.
역시 이상한 숲인가 보다.
숲이 커서 그런지 양봉하는 곳도 꽤 여러 곳 있었다. 여기 뿐만 아니라 끌바 좀 해야 한다 하는 산들이나 이런 숲이
큰 곳에는 양봉하는 곳이 많이 보였다.
마침 꿀을 따고 있어 사진을 찍었다. 아저씨가 저 벌집의 벌을 털어내어 아주머니에게 주면 가지고 다니는 저 통에다 넣고
옆에 달린 손잡이를 막 돌린다. 꿀을 탈수기 식으로 털어내나 보다. 여기는 도로에서 좀 떨어져 있으면서도 잘 보이는
위치라 카메라 줌으로 땡겨 찍을 수 있었다. 아주머니가 나를 한번 보셨지만 별 신경 안 쓰고 계속 일을 하셨다.
이곳 숲의 규모가 커서 이곳에 의지해 사는 사람들도 많아 보였다. 길 중간 중간에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고
숲에서 사람들이 두런 두런 이야기하는 소리도 났다. 임산물을 채취한것으로 보이는 가마니 들도 몇개 보았고..
이 곳을 보고 이제 이 지겨운 길이 끝나는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 오전에 이 산 들어서면서 끌바 시작할 때
위 사진과 같은 건물과 저 출입 통제할 수 있는 긴 장대가 있던 곳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문이라 다 알지는 못하지만
무슨 무슨 '산림'이라는 글자를 봐서 이곳 산림이나 산림 도로를 통제, 관리하는 곳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4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이 이상한 길을 지나오는데. 4시간 동안 '저 오르막만 오르면 이제 내리막이겠지'하는
생각을 몇번을 했을까? 그나 저나 이 이상한 길도 이제 끝난것 같은데 이제 내리막이 나오려나.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빨리 내 내리막길 내 놓으란 말이다.
꽤 큰 구렁이가 한마리 로드킬 당해 있었다. 크기도 커서 차가 지나갈 때 밟는데 아주 둔탁한 소리가 나서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다. 정작 사진은 찍고 지나갈 때는 쳐다보지 못했다.
좀 달리다 보니 기다리던 내리막길이 나와 더운 몸을 식힐 수 있었다. 그런데 몸은 역시 많이 지친 상태였다.
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지나가다 무슨 관람시설이 보여 들러 보았다. 중국의 어떤 전쟁 영웅을 위한 곳 같았다.
사진에는 고즈넉한 풍경이지만 물은 많이 더러웠고 관리가 잘 되지않아 여기저기 부서지고 금가고 녹슬고 했다.
사람은 별로 없었다. 사진 찍고 그냥 휘적 휘적 다니는 분위기.
저쪽에 탱크, 포 같은거 몇개 전시해 놓았는데 그냥 사진만 찍고 가보지도 않고 가던길 갈려고 나왔다.
개울에서 고기잡는 할아버지. 저기 할아버지가 들고 있는 것은 대나무에 그물달린 반두가 아니라
막대기에 전선을 연결해 큰 밧데리 전기로 고기를 감전시켜 잡는 도구이다. 등에 멘 것이 자동차등에서 쓰는 밧데리이다.
중국에 와서 저렇게 밧데리로 고기 잡는 것을 많이 봤다. 한국도 예전에 저렇게 고기를 많이 잡았었는데
저렇게 지져대면 어린 물고기나 수생 생물을 싸그리 죽이기 때문에 지금은 불법이다. 한국에서 저렇게 밧데리로 고기 잡으면
사람들이 친절하게 경찰서에 전화 걸어준다.
지쳤지만 너무 늦지 않게 징유에 도착했다. 숙소를 잡자마자 씻고 시내 구경 겸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역시 시내에는 많은 임산물이 거래되고 있었다. 고사리도 많고 생긴 건 두릅처럼 생긴것도 많았는데
두룹철은 꽤 지났을 텐데. 아마 한국처럼 두릅과 비슷한 개두릅이나 땅두릅 같은 그런 그런 종류일 거라 생각된다.
이곳도시 중간에 있는 공원인데 여기 역시 댄스 댄스. 3그룹이 서로 경쟁하듯 음악 빵빵하게 틀어 놓고 땐씽을 하고 있었다.
그 옆에는 중국인 들이 즐기는 제기차기. 제기가 날렵하게 생겼는데 다양하게 잘 찬다. 저 흰티 아가씨도 꽤 잘 찼다.
저녁을 뭐 먹을까 돌아 다니며 고민하다가 고기가 좀 먹고 싶어 꼬치를 먹으러 왔다. 육고기로 몇개 골랐다.
특이한 것은 꼬치를 구을때 저 아줌마처럼 시멘트 미장할때 쓰는 도구처럼 생긴걸로 아주 꾹꾹 누르면서 익힌다.
이곳은 꼬치 먹거리촌 정도 되는 곳이었는데 유명한 곳인지 손님이 많아 꼬치 파는 사람, 서빙하는 사람, 계산하는 사람
모두 정신 없이 바빳다.
맥주 한병 먹고 나중에 음료수 작은거까지 한병 먹고 22위엔(4,000원). 배는 좀 불렀는데 뭔가 더 먹고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조금 옆쪽에 있던 두부튀김. 아저씨가 두부를 노릇하게 튀겨 앞 큰 쟁반에 건져 놓으면 아주머니가
꼬치에 꽂은 후 하얀 요거트 같은 거랑 양념간장을 발라준다. 꼬치 1개 3위엔(550원).
맛은 강한 꾸린 간장양념 맛에 약한 두부 튀김 맛. 이것 역시 길들여진 사람은 중독성 있는 맛이겠지만 나처럼
갑자기 접한 사람은 거부감이 있는 맛이었다.
잡은 려관으로 돌아왔다. 싼만큼 지금까지 숙소 중 가장 구린 숙소였다. 좁은 것보다 지저분한게 좀 그랬다.
30위엔짜리(5,500원). 그래도 인터넷은 된다.
이동거리 : 86km
지 출 : 73위엔(13,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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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쓰다보니 2시가 넘었네요. 여기가 2시이면 한국은 3시입니다. 1시간 차이더군요.
내일은 좀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중간에 머물곳이 없는 것 같아 다음 목적지까지
갈려면 일찍부터 많이 이동해야 할것 같거든여. 안되면 텐트치고 자야하지만 안전문제가 가장 크게 걸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