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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새벽녘 밤을 밝히는 시 - 쉰 한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695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1
조회수 : 93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10/18 17:44:59
출처 : http://blog.naver.com/angel0698/220141570764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v3Clq



1.gif

임영조, 사신




밤이 내린다
보이는 것 다 지우고
들리는 것 다 막아서
저마다 홀로 되어 쓸쓸한
밤이 내린다

 

애인이여
아직도 잠 못드는 애인이여
이 두려운 어둠 모두 휘어저
블랙커피 마시듯 나눠 마시고
오늘밤 나와 함께 죽을래







2.gif

조원규, 풀밭에서




풀잎들이 한 곳으로 쏠리네

바람부니 물결이 친다고?

아니, 시간이 흐르기 때문이야

 

그해 팔월엔 어땠는 줄 알아?

풀잎들은 제자리에 미동도 없이

아무것도 가리키지 않았었지

 

풀 비린내에 내 가슴은 뛰고

지평선은 환하게 더욱 넓게

시간이 멈추곤 했기 때문이야

 

이리 와, 껴안아 줘








3.gif

권이영, 생물도감




이 땅에서 쇠똥구리는 멸종되고
쇠똥구리라는 이름만 남아서
굴러다닌다고 한다

 

보일듯 말듯 하던 따오기도 영영 사라지고
따오기라는 이름만 남아서
아이들 교과서 속을 계속 날아다닌다고 한다

 

이 땅의 호랑이들 오래전에 사라지고
호랑이라는 이름만 남아서
어흥-- 어흥-- 헛기침을 하며
어슬렁거린다고 한다

 

이 땅에 이름만으로 살아가는 것들이 많다








4.gif

이화은, 속독



파도의 첫 장이 넘어가지 않는다
어머니의 언문 편지처럼
띄어쓰기도 없이
가득가득 갈매기 날아올라
문장은 길어지는데
질문은 자꾸 늘어나는데
바다는 벌써 나를 덮으신다
단숨에 
읽혀버린 내 삶이
너무 가벼웠다고
한순간







5.gif

클라우디아 애드리에나 그랜디, 나의 정원




그대를 늘 생각할 수 있는
단 한 송이 꽃만 있다면
나는 영원히


나의 정원을 가꿀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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