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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 후기4(청약썰 完)
게시물ID : soda_69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81
조회수 : 7196회
댓글수 : 69개
등록시간 : 2024/06/17 09: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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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 독자님들^^.

완결은 얼마전에 났는데, 뭔가 한달 이상이 지난듯한 느낌이 듭니다.

벌써부터 글을 올리는게 낯설어지네요 ㅎㅎ

 

신기하게도 이 당시 비슷하게 회사를 퇴사한 직원들마다

청약 당첨이 되어서. OO회사를 퇴사하려면 퇴사 전에 청약부터 넣어라

하는 우스갯소리도 나왔습니다 ㅋㅋ 말은 그런데 실제로 당첨된건 

저, 대박이, 영상기술팀 S 오유징어 1 정도겠네요.

 

창희의 경우는...왜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아버지 집 명의를 자기 밑으로 뒀더군요.

결혼 축하 기념이라고 두 부자가 신이나서 그런거 같은데..

그 덕분에 청약이고, 신혼부부 특공이고 다 날아갔으며, 버팀목전세자금대출이나

디딤돌의 기회마저 싹-다 날아갔습니다.

 

희망적인건, 물려받은 그 집이 조만간 재개발 구역에 포함이 될 확률이 높아

그거 하나 바라보고 살던....물론 재개발의 기적이 있기전에 제법 비싼값에 팔고

지금은 괜찮은 아파트에 살림을 차려 살고있는 창희입니다. ㅋㅋ

 

대박이 같은 경우는 딱 저희 아파트 근처 O흥 아파트에 당첨되서 지금 살고있죠.

저도 입주하면 일주일에 한 두번은 꼭 만나서 저녁에 놀기로 약속을 한...ㅋㅋ

마침 저번주 금요일 저녁 간만에 전화와서 서로 사는 이야기도 하고 K이사 근황도 들었네요 ㅎㅎ

K이사가 짬뽕집 외에 얼마전에 서울 외곽 지하철 역 바로 앞에 햄버거 프렌차이즈를 시작했다고요 ㅋㅋ

 

바로 근처 50M에 맥O날드 가 있다던데...대박이는 저거 완전 병O이라고.....

유동인구 체크하는 어플이 있답니다. 그걸로 근처를 찍어보면 역에 유동인구가 거의 없다고하더라구요.

그냥 역 앞. 서울. 두 키워드만 가지고 그냥 무지성으로 시작을 한거 같다고는 하는데..뭐 모르죠 ㅎㅎ

K이사는 운빨이 좋은 남자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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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번째 관문…알수 없는 아내의 일터 찾기…


아내가 다닐만한 동선이야 버스로 2~3정거장 이내임. 

우리 지역의 O편한 아파트를 검색해서 지도를 보았음.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O편한 아파트는 2군데가 있었음.


나는 거기서 다시 생각했음. 노인들이 많이 돌아다닐 만 한곳. 

그러면서도 아내가 편히 다닐만 한곳. 

O편한 아파트 근처에 노인들이 산책할 만한 공원이 껴있는 곳이 있는가? 

근처에 차이나 타운이 있는가? 


한군데 일치하는 곳이 보였음. 무작정 그곳으로 차를 몰고 달려갔음.


가까운 버스 정류장 근처에 차를 대놓고, 아내로 빙의하여 버스 정류장에 섰음.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니 약간 차이나타운 먹자골목 느낌의... 

편의점도 아닌 동네 슈퍼들이 골목에 보였음.


그곳을 돌아다니며 익숙한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음. 


중국식품 판매점. 

거기 진열장에 아주 익숙한 물건이 보였음.


[이거다.]


아내가 가끔 알바 끝나고 사오던 소금과 튀긴 땅콩. 

중국식품 판매점에 들어가니 몇 개가 보였음. 


슈퍼 안에는 조선족 할머니들 몇 명이 쉬고 계셨는데 

그중 한명에게 아내의 사진을 보여주며 물어봤음.


나: 혹시 이 여자 아세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나를 경계하는 할머니들…

보통은 응? 하고 호기심이 보여야 하는데 긴장이라니!?

이미 내 육감은 이 할머니들이 아내를 알고있다고 확신하고 있었음.


할머니1: 아니! 모르는데요?


할머니2: 왜요? 마누라가 해외로 도망이라도 갔나?


할머니3: ……………


나: 제가 남편입니다. 예전에 아내가 일하던 사무실 위치를 찾고 있는데…


할머니1: 우린 몰라요.


나: 할머니. 아까 마누라가 해외로 도망갔냐고 물었죠? 우리 와이프가 외국인 인건 어떻게 아셨데?


할머니2: ……..!!!


일단 이 할머니들의 경계심을 풀어줘야 했음. 유창한 중국어로~


나: 할매들요. 진짜 나쁜 이유로 찾는게 아녜요. 여기 보세요. 

지금 와이프 대만가서 아들 낳았는데. 애기 눈이 엄청 예뻐요~~ ㅋㅋ


조선족 할머니들에게 아내가 애기를 안고 있는 사진을 보여주자, 

그제서야 할머니들이 떠들기 시작했음.


할머니1: 하이고오~ 지 엄마 똑 딺아서 눈이 큼지막 하구만~! 


할머니2: 아빠 얼굴도 조금 있는거 같네!!! 

우리는 어디 나이 지긋한 아저씨한테 시집왔나 했는데. 남편이 더 젊네!! 좋겠다!!


나: 제가 누나 스타일을 좀 좋아합니다 ㅋㅋ


할머니3: 근데 사무실은 왜 찾는거야?


나: ‘청약’에 당첨됐는데, 와이프가 일했던 곳에서 퇴직 서류를 받아야 해서요;;


할머니3: 청약!! +.+ !!! 서둘러야 겠네!!!! 알았어!!! 내가 알려줄 테니까 나랑 같이 가 애기아빠.


그렇게 극적으로 7번째 관문 돌파!!!


그렇게 어느 건물 지하로 들어가 노크를 해보니, 가끔 아내 핸드폰에서 보이던 사무실 모습이 나왔음. 

안에는 다수의 15명? 정도의 할머니들이 계셨는데. 


그 중에 반장으로 보이는 할머니를 통해, 

그 할머니들을 관리한다는 ‘과장’ 의 전화번호를 얻게 되었음.


그 과장에게 전화했음.


나: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해촉 증명서가 한 부 필요해서 그런데 좀 얻을 수 있을까요?


과장: 네? 어…음…우리가 그런게…있던가….


나: 죄송하지만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좀 얻어야 합니다. ‘청약’에 필요한 서류라..!!


과장: 청약!!!  +.+!!! 그럼 해야죠! 저…그런데…저희 사무실로 직접 오셔야 할텐데…


나: 어디 십니까?


과장: 의왕에 있습니다.


나: 지금 바로 출발할께요. 혹시 늦더라도…제발..기다려 주세요…


과장: 그러시면 내일….


나: 제발요….늦으면 청약 떨어져요 ㅠㅠ


과장: 알겠습니다…


차에 타기전에 얼른 비X500 한박스를 사서 출발했음.

그리고 저녁 6시 30분..... 

늦게서야 이상한 산골짝 중턱에 위치한 컨테이너 사무실에 도착할 수 있었음. 

다행히 그 과장이란 분은 퇴근하지 않고 본인을 기다려 주심. ㅠ 


나름의 해촉 증명서를 만들어 둔 상태였고 

그렇게 음료수와 해촉증명서를 맞교환 할 수 있었음.


5번째 관문 돌파!!


그렇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처리했고 

남은건 아내의 외국인 등록증을 받아 세무서에 서류를 떼는 일만 남았음. 


그동안 아내가 아르바이트한 회사의 상호를 검색해 보니….

너무나 흔한 이름이라…아마 직접 찾아 나서지 않았다면…


나 혼자 천지 사방을 싸돌아 다녔어야 했음. 소름…!!



***



그렇게 목요일…희망적인 메시지가 왔음. 

오전에 문자로 본인에게 택배가 도착 예정이라는…

그런데 그게 오후 3시에나 우리 지역에 도착한다는 거임. 


처음에는 이제 마지막 서류만 떼면 끝이라는 생각에 느긋하게 기다려 볼 까 하다가..

이 공무원들은 칼같이 시간엄수 하지 않던가...!!


마지막 까지 방심할 수 없다는 생각에 택배기사님께 연락을 드렸음. 

당신의 위치를 알려주면 다음 행선지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직접 수령해 가겠다고..


기사님: 저...그건 좀...그냥 기다렸다가 받으시죠...;;


나: 제가 청약에 당첨 됐거든요!! 근데 내일이 계약일인데!! 지금 그거 못받으면 저 아파트 날아가요 ㅠㅠ!!!


기사님: 헙!! 어디십니까!? 제 예상 경로 중간 지점 알려 드리죠!!!


나: 감사합니다 ㅠㅠ


그렇게 오후 4시쯤 택배차를 추적해 소포봉투를 얻었고, 

당장 뜯어 열어보니 보이는 아내의 외국인 등록증!!! 이제 끝이다!!



***



다시 세무서로 가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음. 그리고 다시 마주친 세무서 직원.


나: 여기 아내 외국인등록증이요.


직원: 도장은요?


나: 무슨 도장요?


직원: 신분증이랑 도장 있어야 해요.


나: 아니!! 저번엔 나더러 신분증만 말했잖아요!


직원: 아. 그럼 죄송합니다. 도장도 필요해요.


나: 아니; 그게 말이여 방구여?


직원: 네?


나: 지금 나랑 스무고개 게임해요? 필요 서류나 도장이 필요하면 한번에 안내할 것이지. 

신분증 가져오라 했다가. 신분증 가져오니까 이제 와서 도장도 가지고 와라? 



직원: 죄송합니다만. 제가 해결해 드릴 순 없는 문제 같네요. 

안내를 못 드린건 죄송합니다. 근데 보통은 그런 절차를 알아보고 오시는 분들도 많고….


나: 틀린 말은 아닌데……..하아……진짜 틀린 말은 아닌데 왜 이렇게 열이 받지;;

그죠. 당신들이 고작 그런 사소한 안내나 하라고 쓰는 인력은 아니겠죠…근데요...저 청약 당첨 계약일이

내일이거든요 ㅡㅡ; 이 서류 한장에 아파트가 걸렸어요.


직원: ……………..


나: 내가 마음이 많이 급해서, 그런 기본을 제대로 숙지 못하고 온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직원분께서는 너무 기계적으로 일하시는거 같네요. 우리 다 사람입니다. 

한번에 할 수 있는 일을 누구 놀리듯이 뺑뺑이 돌리는 행위는 당연히 당하는 입장에선 기분 나빠요.


직원: 네…. 죄송합니다.


나: 혹시 싸인은 안됩니까?


직원: 네…안됩니다..


[하아....안통하네...ㅋㅋㅋ이런 목석같은 공무원 ㅡㅡ;;]


나: 혹시 도장점 가서 도장을 파서 와도 되나요?


직원: 아……….그건 좀….


나: 왜요? 제출 서류중에 혹시 인감증명서도 필요해요?


직원: 그..그건 아닌데…..


나: 근데 왜 애매하게 말해요? 인감증명서가 필요 없다는 건 아무 도장이나 상관없다는게 되잖아요!?


직원: 제 입장에서는…말하기가 좀….


나: 그럼 일단 도장부터 파고 다시 얘기하시죠!!


그대로 다시 차로 뛰어가 시동을 거는데.. 짜증이 엄청나는거임. 

검색을 해보아도 한번에 도장을 파주는 곳이 검색이 안되는거....

시간을 보니 5시 를 넘어가고 있었음..... 


과연 문닫기 전까지...일련의 과정을 다 마칠 수 있을까...


포기하고 싶고 열받아서 냅다 들고있던 봉투를 옆좌석에 던졌는데,

뭔가 묵직하니 의자에 퍽! 하고 꽂히는 소리가 났음. 


응? 뭐지…?


봉투에 신분증 말고 뭐가 더 들어있었나 봄. 

다시 주워서 안을 바라보니 오오미…!! 도장이 하나 들어있는거 아니겠음? 

당장 열어보니 한자로 음각된 와이프의 도장이였음.


생각할 겨를도 없이 도장을 들고 다시 세무서로 뛰어 들어갔음. 

방금까지 일도 있고 해서인지 번호표도 뽑지 않았는데 

나와 눈이 마주친 해당 세무서 직원이 본인에게 오라는 손짓을 했음. 


가서 멋적게 말했음.


나: 죄송합니다. 보니까, 차에 아내 도장이 있더군요^^;;


직원: 다행이네요...^^


그리고 세무서 직원은 군말없이 필요 서류를 떼어 내게 건내 주었음. 

그렇게 아내의 원천징수 서류를 얻어낼 수 있었음.



공무원도 확실히 사람임. 

기계였으면 가서 번호표 뽑아오라고 했겠지..


그대로 기다렸다면 과연 업무시간 안에 처리가 되었을지.....

해당 세무서 직원에게 엄청난 양보를 받은 기분이 들어 기분이 좋았음.


기적적인 6차 관문 통과……….ㅠㅠ


아내에게 전화했음.


나: 당신 도장도 넣어뒀던데? 어떻게 알고 넣었어요?


와이프: 혹시나 해서 챙겼죠. 당신 성격이면 하나 시키면 하나만 하잖아 ㅋㅋ

뭔 일을 시키면 1번 2번 3번 정해줘야 하냐. 기계만 하다보니 사고 회로도 기계처럼 하는거야? ㅋㅋ


나: 아………. 당신이 막판에 나를 살렸어!!


와이프: 그럼 아파트 나랑 공동명의 해줄꺼에요?


나: ㅋㅋㅋㅋㅋ 당신 하는거 봐서.


정말 사람 진이 다 빠지는 나날이었음.




***




마지막으로 XX건설 상담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음.

그간의 우여곡절을 실시간으로 브리핑했음. 


뭔가 이 고생을 누군가는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일까? 

아내는 어차피 말해줘도 이해를 못했음. 


청약이 뭐 그리 대단한가? 하는 태도니까…


나: 이런 저런 우여곡절 끝에 필요서류….다 모았습니다….ㅠ


팀장: 와 ㅠㅠ 진짜 인간 승리네요…청약 하나에 공무원들이 그렇게나 발벗고....ㅋㅋㅋ

아직 세상은 따뜻하네요...ㅋㅋ 그게 가능한 거였다니...ㅋㅋㅋ


나: 나중에 아들이 국제결혼 한다하면….반대 할겁니다…하아…


팀장: ㅋㅋㅋ 아무튼 OO씨 너무 고생 많으셨구요. 우리 내일은 웃으면서 만나요^^


나: 아…거 제가 음료수라도 하나 사………


팀장: 괜찮습니다. 이번에 저희 XX 건설에서도, 고객님 덕분에 많은 데이터와 예외상황들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이후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실거 같아요. 어떻게 한 사람한테 이렇게나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지…하하;;


나: 제가 좀 풍파가 많습니다. 하핫;;



***



그렇게 다음날. 드디어 기다리던 모델하우스로 계약하러 갔음.


모델하우스 앞에는 인파들이 구름같이 몰려있었고, 

어플로 순번 등록을 하고 모델 하우스로 올라가는 붉은 레드카팻 앞에 줄지어 서있었음.


한 그룹씩 직원들이 인파들을 나누어 통제했고, A그룹이 올라가면 잠시후 B그룹이 올라가고, 하는 식으로. 


만약 모델하우스 내에 인파가 너무 많으면 그만큼 다음 그룹의 대기 시간이 늦어졌음. 

그렇게 내가 속한 그룹이 호명되었고 레드카팻을 밟고 당당히 모델하우스로 입성할 수 있었음.


그야말로 장관이었음. 엄청난 인파와 안내 데스크, 

한쪽에는 완전히 은행 창구 마냥 세팅된 곳에서 계약자들의 서류를 점검하고 확인해주는 아가씨들..

다른 한쪽에는 각종 가전제품 진열 홍보, 타입별 모델하우스 전시장..

나머지 한쪽은 그야말로 건설사의 사무실 같았음. 수많은 정장입은 직원들이 분주히 돌아다니는…


레드카팻 입구에는 제복을 예쁘게 차려입은 안내 아가씨들이 

신발주머니와 슬리퍼를 제공해 주었음. 그런 와중 간단한 신분증 확인 절차를 거치게 되었음.


그리고 내 신분증을 확인한 아가씨는 화들짝 놀라 사무직원들에게 달려갔음.

술렁이기 시작하는 건설사 직원들…


그리고 건설자 직원들이 너도 나도 할것없이 우르르 몰려오기 시작했음. 

그들 속에 왠 잘 차려입은 여성 한분이 급히 달려오시더니 


“오셨군요 OO씨!! 저 OOO 팀장입니다!!”


왠 안경낀 반팔 셔츠의 중년 남성분도


“아…이분이 그분이신가..!!”


또다른 여직원분들도…


“와…얘기 들었습니다. 완전 대단하시던데요!?”


“그거 아세요? OO님과 저희가 통화한 횟수만 80회가 넘어갑니다!!”


나: 하하;;;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여기서 이러실게 아니라 가시죠!! 음료수라도 대접해 드려야 겠습니다!! 이렇게나 열정적인 청약자라니!!”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그 수많은 인파들을 뚫고 

제일 앞자리에서 음료수를 받아 마시며 청약 서류를 접수하는 상황이 되었음.


건설사에서 단단히 준비한듯, 나만을 위한 전담직원이 따로 있었고, 

수많은 서류들을 확인하며, 그 옆에는 뭔가 보고 배우고자 하는 다른 직원들이 지켜보고 있고…


모델하우스를 구경하러 온 청약자들이 이게 뭔가..? 

어디 연예인 이라도 왔나? 엄청난 큰손...재벌 3세라도 온건가!? 하면서 술렁였음.


내 서류를 정리하던 직원이 웃으며 말했음.


직원: 서류는 완벽합니다! 진짜 대단했어요. 무슨 형사 마냥 ㅋㅋ 와이프분 일터를 추적하시는 그 집요함…!! 


나: 으하핫. 아주 하얗게 불태웠지요^^


직원: 정말 간절해 보였어요. 청약이라는게 그렇죠..이런 간절한 분들이 많이 많이 오셔야 하는건데..

한번씩 고객님 같은 분이 보이면 이 청약이라는 제도도 의미가 있는거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나: 하하...;; (뭐...그렇게 간절함 까진 아니었는데....신혼부부 특공 버프 날리는게 아까워서.....)


그렇게 엄청난 고생을 했지만, 모델하우스에서는 황제 마냥 군림한채로 

아주 편하게 일련의 계약과정을 마칠 수 있었음.


이제서야 한시름 놓은 나는 여유있게 아파트 모형 앞에 가서 


음..이게 우리 동이구만! 


하면서 둘러보는데, 다수의 계약자들이 내 주변을 서성이기 시작했음.

그 와중 한 아저씨가 조용히 내게 악수를 청해왔음.


나: ?


아저씨: 반갑습니다. 악수한번 하시죠..우리 같은 당첨자 아닙니까?


나: 아아…네^^;


아저씨: 저 실례지만..혹시 뭐하시는 분이신지….


장난기가 돌았음.


나: 어…음..ㅋㅋ 개발자 입니다.


아저씨: 개발자라니..!! 어어 흠.. 평범한 분은 아니신거군요..혹시 토지 관련..


나: 하하;; 그냥 국가 산업에 이바지하는 사람이다 정도로 생각해 주시죠^^


아저씨: 오오…저…이번에 청약 말입니다..어떻습니까? 좋은 선택이 맞겠지요?


나: 물론이죠!


아저씨: 허허…이번에 우연찮게 해본건데..오늘 보니 정말 심상치 않습니다! 

입주민들 중에 대단한 분들이 오신거 같아요..!


나: 그런게 무슨 필요있겠습니까? 이제 서로 이웃주민일 뿐인데..!


아저씨: 그렇죠 그렇죠^^ 허허허허~~~~


그 외에도 여러 계약자들이 자꾸 본인을 따라와 말을 걸었음.


계약자 1: 저…혹시 집 값이 완공 후…얼마나 뛸거 같습니까? 혹시 '정보'가 있으신가요?


계약자 2: 지하철 역이 들어선다고 하던데 확실히 시에서 결정이 난 거겠죠? 몇년도 예상하십니까?


계약자 3: 혹시 어떤 타입에 입주하시는지..


나: 72A 타입 입니다.


계약자 3: 이런! 저 돈데! 혹시 72A 타입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어떤 비전이..


[그딴거 없고, 없는돈에 적당히 우리 세식구 살아 볼라고요!!!!]


나:  …흐음…요즘 청년들 경제력이 82타입으로 하기에는 가격이 비싸니까요..(그냥 잠결에…가진돈 맞춰서요…).


계약자 3: 그렇죠. 신혼부부들이 어떻게 시작부터 큰 집에 살겠습니까? 

역시 72타입이 투자 비용 대비 가성비가 제일 낫겠지요? 수익율은 얼마나 예상하십니까?


나: …………….(피곤하군….)


계약자 4: 근처에 폐광산이 있다고 다들 안좋다고 하던데.. 

왜 선생님은 여길 청약 넣은거죠? 혹시 아시는 정보라도…?


나: ……….(폐…폐광산….몰랐다…어째 뭔가 잘못된 선택을…)


계약자 5: 광산도 광산인데. 사격장도 있고, 목장도 있데요!! 근데 왜 선생님은 여길…? 혹시!?


[아아..나는 청약을 넣으며 입지 같은건 하.나.도. 고려하지 않았구나 ㅠㅠ]


나: 아아…뭐…다 국가에서 계획이 있겠지요. 다들 국민 세금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 아닙니까. 허허.


기뻐하는 아저씨들..


사람들: 여윽시~! 좋은 선택이었어!!


나 처럼 정말 집이 필요해서 청약을 넣은 사람들은 확연히 그 느낌이 달랐음.

부부가 오손도손 손잡고 와서, 우와~ 하며 모델하우스를 보고, 가전은 뭘 살까 얘기하고..


애기들 안고 와서 흐뭇하게 웃고있는 젊은 부부들...

여자친구들 데리고 와서, 자기 혼자서 당첨이 되었노라 큰소리 치는 청년들..


그와중에 내게 찾아와서 말을 걸어보려는 사람들은 그런 기대나 절박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중년인들이었음.


그들은 가족들 없이 혼자 모델하우스에 와서, 가전이고 

뭐고 관심같은거 없이. 


자기들 끼리 모여서 국가의 정책방향, 정권은 누가 잡느냐, 

광산을 관광지로 개발을 하느냐 아니냐.


주변에 생태 공원이 생기면 어떤가? 

큰 마트나 병원이 들어올 일은 없는가? 같은 뜬구름 잡는 얘기나 하고있었음.


결국은 제대로된 '정보' 도 없이, 그저 요즘 세상돌아가는게 이름있는

신축 아파트면 항상 분양가 보다 가격이 오른다 하는 그저 '바램' 만으로

소중한 청약 찬스를 사용하는 거임. 


그들을 보며 부정적인 생각이 조금 들었음.

청약으로 진짜 집을 구하고 싶은 젊은 사람들의 기회를

'돈' 과 '나이', '자녀수' 같은 젊은 청년들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배경'을

이용해 우선권을 가지고 이득을 보는 행위로 보였음. (잘못이라는건 아님.)


물론 예전 에피소드의 쌈장 주임같이 청약으로 10억 넘게

벌어들인 케이스도 있긴함... 솔직히 많이 부러웠음.


근데 그 친구는 리스크도 엄청났음. 

홀어머니 밑에 가진돈도 별로 없는데 분양가가 5억 6천이 넘었음.

그 친구가 얼마나 덜덜 떨면서 고민했는지 못 본 사람들은 모름.


그리고 아무도 그 아파트가 16억이 될거라고는 생각못했음.

분명 입지도 좋았고, 메이커 아파트이긴 했으나..

그 주변은 평균적으로 아파트들이 5~6억 정도 했으니....


대부분의 쌈장 주임 주변 사람들은 5억넘는 대출을 할바에는 그냥 청약 포기하라고..

니가 버텨낼 급이 아니라고 했었음. 그럼에도 그 마음고생을 이겨내고

진행하여 얻어낸 기적이었음.


너는 청약 투자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인데. 

만약 10억 넘게 번다 그러면, 니 양심적으로 안하는게 맞겠지 라고 묻는다면?


내가 바보인가? 100% 먹을 수 있는 10억이면 고!!!!!! ㅋㅋㅋ

그러나 이상하게 내 인생의 '징크스' 마냥, 그런일은 벌어질 수 없는거 같음. ㅋㅋ


만약 쌈장 주임과 비슷한 상황이 운좋게 생긴다면...

그래도 아마 내 간덩어리에는 하지 못할거임.


우리 아파트에 있는 투자자들은 억대 수익을 기대하는 하이리스크 투자자는 없음.

3~4억 아파트에서 그들이 얻고자 하는건 몇천만원 정도의 수익일 뿐..

애매~~~~~한 사람들 이었음.


간혹 말하지만 사람이 애매한건 '독'임. 

그리고 이번 투자자들은 독주를 마셔야 했음.


그들은 몰랐음....이후 우리나라 금리 현실을...

중도금 이자가 6%를 넘어가는 현실이 다가 올 것이라는걸 ㅋㅋ


모든 계약자들이 엄청난 이자에 한숨을 쉴때....

실 입주자들 틈에 섞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사람들...

단톡방 분위기가, P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는 분위기 ㅋㅋ


결국 내가 분양받은 아파트에 '실거주' 입주민들은

비싼 중도금 이자를 감당해야 하긴 하지만. 새집이 기대되고 희망적인 상황이 되었고.


거기서 P나 좀 벌어 보려던 사람들에게는 손해만이 남는 장사가 되었음.

극단적으로 손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P 값 0에 분양권이 나오고 있음..


[어째 내가 고른 아파트 마저도 나와 같은 길을 가는가......ㅋㅋㅋㅋ]


이래서 나는 내 인생에 '일확천금' 이란 없다는걸 '징크스' 처럼 가지고 있음.


열심히 한다면 어느정도 만족할 결과를 얻을 수 있겠으나

요행을 바라면 박살이 나는거임. 나와 엮이는 모든 조직이나, 사람들은....

심지어 아파트 마저 이 징크스가 전염되니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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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아들과 같이 모델하우스 2차로 보러 갔을 때 아내가 말했음.


"당신 운 좋네? 가만히 앉아서 아파트 하나 얻었어~ 확실히 한국이 선진국이네!"


여보야. 내 인생에 공짜란 없더라....이거 얼마나 어렵게 얻은건데...ㅠ

아내는 여전히 나의 이 생고생을 모르고 있음.


어쨌든 이번 청약 썰을 통해 본인은 우리 사회의 '휴머니즘'이 아직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음.


하루하루 셈하며 설렁설렁 일하던 사람들이 '청약' 한마디에 

빛과 같이 일을 해주지 않았던가....


다른 나라와는 확연히 다른 우리나라 만의 '필살기'가 있다면..

바로 이것인거 같음. 


[직장인들 공무원들 다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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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완공인 아파트. 기대가 많이 됩니다!!



<생존신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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