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BGM] 사랑의 시 - 쉰 한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695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6
조회수 : 1113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10/19 18:30:42
출처 : http://blog.naver.com/uhdong5/220100464925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7yLnU



6.gif

이정하, 나의 사랑은 강렬했으나

 


 

강한 것이, 열정적인 것이 좋은 걸로 알았다

특히 사랑에는

광화문 네거리에 걸려 있는 전광판처럼 화려하고 거창해야

나는 내 사랑이 너에게 당도할 줄 알았다

나의 그렇나 강렬함에

너는 내 손을 잡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너는 너무도 쉽게 피해갔던 것이다

하기사 한 순간 짧게 퍼붓는 소낙비야

잠시만 몸을 피하면 그 뿐 아닌가

대신 나는 네가 뿌려놓은 가랑비에 몸이 흠뻑 젖었다

너의 은은한 눈빛에

너의 조용한 고개 끄덕임에

너의 단아한 미소에

내 몸과 영혼까지 다 젖고 말았다


너는 나를 피해갔지만

나는 언제까지나 너에게 머물렀다








7.gif

김재진, 새벽에 용서를

 


 

그대에게 보낸 말들이

그대를 다치게 했음을

그대에게 보낸 침묵이

서로를 문닫게 했음을

내 안에 숨죽인 그 힘든 세월이

한 번도 그대를 어루만지지 못했음을







8.gif

신석정, 꽃등

 


 

누가 죽었는지

꽃집에 등이 하나 걸려 있다.


꽃들이 저마다 너무 환해

등이 오히려 어둡다. 어둔 등 밑을 지나

문상객들은 죽은 자보다 더 서둘러

꽃집을 나서고

살아서는 마음의 등을 꺼뜨린 자가

죽어서 등을 켜고 말없이 누워 있다.


때로는 사랑하는 순간보다 사랑이 준 상처를

생각하는 순간이 더 많아

지금은 상처마저도 등을 켜는 시간


누가 한 생애를 꽃처럼 저버렸는지

등 하나가

꽃집에 걸려있다








9.gif

안도현, 사랑, 당신을 위한 기도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죄짓는 일이 되지 않도록

 

나로 인해 그이가

눈물 짓지 않도록

상처 받지 않도록

 

사랑으로 하여 못견딜 그리움에

스스로 가슴 쥐어 뜯지 않도록

 

사랑으로 하여 내가 죽는 날에도

그 이름 진정 사랑했었노라

그 말만은 하지 말도록

묵묵한 가슴 속에 영원이도록

 

그리하여

내 무덤가에는

소금처럼 하얀 그리움만 남도록








10.gif

김남조, 편지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귀절을 쓰면 한 귀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번도 부치지 않는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