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아시다시피 성품이 유한 사람으로, 친구인 노무현과는 닮았지만 어떤 면에선 대비되는 사람이다.
이러한 성품은 투사 스타일은 아니다. 오히려 은둔형 선비 스타일과 맞다.
그가 참다 못해 붓을 꺾고 정치판에 뛰어들었지만 본성은 순하고 부드럽다.
지금 야권은 개판이고 너나 할 것 없이 수렁에 빠져 들고 있는데,
문재인의 리더십이 이러한 개판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문재인은 민주주의의 토양이 적절히 갖추어졌을 때 열매를 내놓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저런 성품의 사람은 토양에 잡초가 너무 많으면 시든다.
한 시대가 원하는 지도자상이 있는데, 아직 문재인은 이른 듯하다.
본인 또한 그 문재인의 인품에 감탄하지만,
인품이 훌륭하다고 하여 어느 시대에나 다 쓰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지금 이렇게 어지러운 시대에는 박원순이나 이재명 같은 투사 스타일이 차기 대통령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거친 민주주의의 토양을 잘 일궈내고 잡초를 죽이면,
그 뒤에 문재인이 그 토양에 잘 뿌리를 내려 귀한 열매를 내놓는 게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건 나 뿐인지.
문재인을 이런 거친 토양에 덜렁 홀로 심기엔 너무 아깝다.
아직 사람들은 문재인의 열매를 먹을 준비가 되지 않은 듯하다.
우리야 그의 진심을 알지만,
세상에 우리만 사는 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