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가 서울역 플랫폼까지 타고온 검정색 에쿠스. 익명의 독자 제공
황교안 국무총리가 공식 일정이 없는 날 열차를 이용하면서 기차역 플랫폼까지 관용차를 타고 들어가 빈축을 사고 있다. ‘과잉 의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가 취재한 내용과 국무총리실의 답변을 종합해보면, 황 총리는 지난 20일 저녁 8시 서울역을 출발하는 케이티엑스(KTX) 171편 2호차 특실에 타고 국무총리 세종공관이 있는 세종시로 가기 위해 충북 오송역까지 이동했다. 황 총리는 서울역까지 검정색 에쿠스를 타고 왔는데, 이 차량은 열차가 출발하기 전 서울역 플랫폼 위까지 진입해 황 총리를 내려준 뒤 빠져나갔다.(사진) 당시 같은 열차에 탑승했다는 한 시민은 에 “차량이 도착하자 경호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열차시간이 늦어 플랫폼으로 뛰어 들어오는 사람들을 막아섰다. 그 뒤 황 총리가 승용차에서 내려 천천히 열차로 걸어가 탔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까지 막아설 정도로 급한 용무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권위주의 시대에나 볼 수 있었던 모습 아니냐”고 했다.
코레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서울역은 일부 공간에 차량이 플랫폼까지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오송역은 차량이 진입할 수 없으며, 이날 오송역에서 내린 황 총리도 역 입구까지 걸어 나간 뒤 차량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황 총리의 ‘플랫폼 탑승’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총리 등의 경호·의전은 보안을 지켜야 하는 영역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잉 의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부요인의 의전을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기차역 플랫폼까지 관용차를 타고 들어가는 경우는 처음 본다. 아주 긴박하지 않으면 그런 일이 없다. 삼부요인이 긴박하게 공항을 이용할 때에는 활주로 안으로 차량을 타고 들어가는 경우는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무리 의전이라고 해도 시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므로, 황 총리도 차량에서 옮겨 타야 하는 열차를 이용하기보다 신호조작 등 경찰청 협조를 받을 수 있는 차량으로만 이동하거나 항공편을 이용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무총리실은 “21일 오전 국방과학연구소 방문 등 세종실 일정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황 총리가 국무총리 관용차량을 타고 서울역까지 이동해 해당 열차를 이용했다”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경호 차원에서 취해온 조치였으나 적절성 여부를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