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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갑 전 강원FC 감독, “시도민구단, 정치 희생양 안돼야”
게시물ID : soccer_916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데헷헷헷
추천 : 3
조회수 : 41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2/17 22:50:22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soccer&ctg=news&mod=read&office_id=380&article_id=000000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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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리그로의 강등에 책임을 지고 강원FC 감독자리에서 물러난 김용갑 전 감독. 시도민 구단의 문제점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K리그 시도민구단은 진정한 의미의 축구단이 아니다. 정치와 자본에 휘둘리며 악순환만 반복할 뿐이다. 그냥 손 놓고 지켜볼 경우 축구가, 축구인들이 정치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9일 K리그 챌린지리그로 강등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한 김용갑 전 강원FC 감독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인터뷰에서 시도민 구단의 태생적인 한계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 시도민구단이 정치와의 연결고리를 끊지 못할 경우 결국엔 정치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 감독은 지난 8월 성적부진으로 해임된 김학범 전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이어받아 최하위권이었던 팀을 12위까지 끌어올리며 K리그에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상주 상무와의 승강플레이오프에서 1승1패로 골득실에서 2골 뒤지는 바람에 강등으로 내몰렸고, 결국 김 감독은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경기도 구리에 위치한 김 감독의 자택 인근에서 김 감독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전시티즌, 대구FC, 강원FC 등 강등이 결정된 시도민 구단들의 후폭풍이 엄청나다. 감독이 물러난 것은 물론 구단 사장, 단장, 국장에 팀장까지 물러난 팀도 있다. 이렇게 자르고 사퇴한다고 해서 능사는 아닌 것 같은데, 지금 K리그 시도민구단들은 일단 책임부터 묻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나도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대구FC의 사장, 국장에다 팀장들까지 물러나는 걸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프로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지만, 그분들이 물러난다고 해서 구단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선수단에 희생만 강요해선 안 된다. 위에 있는 사람들이 변화되지 않는한 아무리 사람을 바꿔도 비슷한 시행착오만 반복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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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감독 부임 후 임은주 사장과 함께 사진을 찍은 김용갑 전 감독. 두 사람의 악수는 4개월을 넘기지 못했다.(사진=강원FC)

지난 8월 강원FC 부임 후 4개월 여 동안 팀을 1부리그에 잔류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안다. 그런 가운데 강등 직후 바로 사퇴했다는 부분이 의아했던 것도 사실이다. 구단과의 계약이 내년까지인 것으로 아는데, 사퇴가 정답은 아니지 않나.

“사실 강등 직후 바로 사퇴할 생각은 없었다. 코치들과 드래프트를 준비하고 있던 차에 강원FC 임은주 사장님의 전화를 받게 되었고, 대화를 나누다 임 사장님이 서울로 와서 직접 만나기에 이르렀다. 구단 사정이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강등 후폭풍이 이토록 엄청날 줄 몰랐다. 그런 상황에서는 나 아니면 사장님이 그만둬야 할 판이었다. 그렇다면 사장님보다 내가 물러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해마다, 아니, 몇 개월마다 바뀌는 감독들을 보면서 현실의 참담함을 느낄 것 같다. 

“나를, 우리 팀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도망간다고 비난 할 수도 있겠지만, 강등 후 아무도 책임을 안질 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계속 버틸 수만은 없었다. 지금 강원은 그 다음 그림이 나오질 않고 있다. 예산은 당연히 삭감될 테고, 고액 연봉자들은 정리 수순을 밟을 텐데, 이런 상황에서 내년 시즌 어떻게 1부리그로 승격이 될 수 있겠나. 선수도 사람이고 인격이 있다. 마음이 동하고, 이해를 할 수 있다면 설령 5000원짜리 식사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자세가 돼 있다. 게임만 뛰게 해줘도 감사해 하는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인 희생만 강요한다는 건 인간적으로 정말 못할 짓이다. 그들도 엄연히 프로 선수들이다.”

그동안 줄곧 코치로 생활하다 감독은 강원FC가 처음이었다. 4개월이란 짧은 시간동안 지도자 생활을 했던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사실 처음에는 시도민구단에 대해 부담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지인의 소개로 임 사장님과 연결이 되었고, 임 사장님의 적극적인 구애에 덜컥 맡게 됐지만 선수들과 어떤 호흡을 나타낼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시도민구단의 감독 생활이었는데, 예상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이 뒷받침된 덕분에 막판까지 스릴 넘치는 경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다른 팀들처럼 수당도 제대로 주지 못하면서도 잔류만 한다면 어떤 선수도 낙오자 없이 그대로 끌고 간다는 생각에 열심히 훈련에 임한 것 같다. 선수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그들과 부대끼면서 울고 웃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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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상주 상무 이근호가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강원의 골문을 향해 슛을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강원FC가 막판에 뒷심을 발휘한 배경에는 젊은 선수들, 주전으로 뛰지 못한 선수들의 고른 활약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감독으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선수들이 여기저기서 빵빵 터져주니까 선수들도, 가르치는 나도 즐거운 마음뿐이었다. 연봉 2300만 원의 선수가 골을 넣고, 연봉 4300만 원을 받는 선수의 해트트릭을 지켜보는 등 말로 표현 못할 감동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내가 강원을 처음 맡게 되면서 사장님께 약속한 말이 있다. 잔류에 대한 확신은 못해도 어린 선수들을 키워서 강원의 미래를 만들겠다는 내용이었다. 그 말은 지킨 것 같아 4개월의 시간이 전혀 아깝지가 않다.”

흔히 시도민 구단들은 지자체의 입김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실제 경험해본 바에 의하면 그 ‘세기’가 어느 정도인 것 같나.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열리면 시도민구단은 또다시 풍랑에 흔들릴 것이다. 도지사나 시장이 어떤 인물이 되느냐에 따라 구단 사장과 감독이 교체될 것이기 때문이다. 강원FC가 처음 창단됐을 때는 도민들의 뜨거운 지지와 응원을 받으며 자리를 잡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상주 상무와 치열한 승강플레이오프를 치르는데도 관중이 1만 명도 차지 않았다. 오히려 원정 온 상무 응원단이 더 많을 정도였다. 축구에 대한 열정이 뜨거운 강원도민들이 축구장을 찾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그들은 정치에 휘둘리는 축구단이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김 감독은 시도민구단이 어떤 형태로 운영돼야 한다고 보나.

“축구단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도지사나 시장은 축구를 통해 시도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놀이의 장이 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 축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보듬어주고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축구단에 여당과 야당이 존재할 필요가 있나? 축구는 그냥 축구일 뿐이다. 순수한 시각에서 축구에 대한 애정이 없는 정치인들이 축구단을 맡게 되면서 그들의 이해관계에 축구단을 이용하려다보니 어이없는 일들이 속출하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축구단과 시도민 축구단은 목표도 방향도 달라야 한다. 다른 팀들처럼 성적에 목을 매면, 시도민구단은 다 사라질 수밖에 없다. 시도민구단의 목표는 축구를 통해 시도민들에게 문화와 놀이의 장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시도민구단이 생존할 수 있다.”

굉장히 공감이 되는 얘기다. 모기업이 존재하는 팀과 시도민 구단의 목표가 달라야 한다는 부분은 시도민구단 관계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인 것 같다.

“내가 수석코치를 맡았던 중국의 광저우 헝다가 2부리그에서 1부리그로 승격하자마자 그 해 우승을 차지하는 배경에는 헝다 쉬자인 구단주의 물질적인 지원과 전폭적인 신뢰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즉 헝다가 돈이 많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팀이었기 때문에 (리그 우승이)가능했던 부분이다. 시도민구단은 지금 재정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 않나. 목표를 우승으로 잡으면 안 된다. 설령 강등이 되었다고 해도 시도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마케팅을 개발하고 시도민들이 경기장을 직접 찾을 수 있게끔 인도해야 한다. 시도민들이 관심과 응원을 보내는 팀에는 기업이나 지역 스폰서가 붙을 수밖에 없다. 시도민들의 마음을 사지 못하는 구단 운영은 금세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선수들과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졌다. 기억에 남는 선수들이 많을 것 같은데….

“모든 선수들한테 고맙고 미안했다. 프로다운 대우를 해주지 못했던 부분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 억대 연봉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많았지만, 그들의 플레이는 억대 연봉 이상을 능가했다고 자부한다. 상주 상무와의 플레이오프전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지쿠가 나한테 편지를 써서 주더라. ‘내 심장하고 강원의 심장이랑 같이 가고 싶다’라고. 감동했다. 그래서 플레이오프 2차전에 투입시켰다. 그도 열심히 뛰었다. 최선을 다했기에 아쉬움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강원에서는 마지막으로 뛰는 지쿠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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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비록 감독직에서 물러났지만, 김용갑 감독은 '마이웨이'를 외친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그는 지금의 '쉼표'가 나중에는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리란 사실을 믿고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미리 갈 곳을 정해 놓은 다음 강원에서 나온 것으로 오해를 하더라.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김용갑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것이다. 2000년 전북현대 트레이너를 시작으로 17세 이하,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코치, FC서울, 광저우 헝다 수석코치 등을 두루 거치며 쌓인 건 생존 본능이다. 지금은 강원FC 감독에서 물러났지만, 분명 나는 어디에서 뛰고 있을 것이다. 클럽도 좋고 대표팀도 상관 없다. 그것도 안 된다면 축구동호회에서 동아리 선수들을 가르치면 된다. 마음 편히 때를 기다리고 싶다. 강원에서 보낸 시간이 불과 4개월밖에 안되지만, 돌이켜보면 4년은 거기서 몸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만큼 강렬했고, 그만큼 힘들었다. 이젠 좀 쉬고 싶다.”

김용갑 감독이 강원FC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그에게 부여된 숙제는 ‘소방수’였다. 그는 부임 후 승강플레이오프 전까지 12경기에서 6승3무3패를 기록하며 선전을 펼쳤다. 작은 기적이 일어나는 듯 했다. 결국 챌린지리그로의 강등이 확정되면서 ‘소방수’ 역할은 매듭을 짓게 됐지만, 김 감독의 지도자 인생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인 듯하다.

다음은 스포츠동아 남장현 기자가 <일요신문>에 기고한 글 중 일부를 발췌해서 옮긴 내용이다. 일본 감사 오사카가 지난해 강등 후 올시즌 다시 승격을 일궈내기까지의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일본 J2리그(2부) 감바 오사카는 전통의 J리그 명문 클럽이다. 그런데 작년 말 충격의 강등이 확정된 직후 감바 오사카가 가장 먼저 한 일이 있다. 지역 스폰서와 선수단 설득이었다. 구단 수뇌부의 발로 뛰는 노력에 감동한 여러 스타플레이어들이 동결된 연봉에도 팀 잔류를 선언했고, 결국 2013년 J리그 디비전 2에서 우승을 일구며 J리그 디비전 1로 승격했다. 물론 전체 운영비는 줄였다. 그럼에도 선수단에 들이는 비용은 감소폭을 최소화시켰다. 

한일 축구 사정에 정통한 한 에이전트는 “감바 오사카는 가장 건강한 1~2부 리그 운영 체제를 확인시켜준 경우다. 운영비의 적정선을 유지할 수 있다면, 또 합리적인 경영을 한다면 ‘K리그판 감바 오사카’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강등을 절망이 아닌, 희망으로 받아들일 필요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인사도 “일본이 지역 색이 강한 국가이지만 정치적인 입김이 일개 축구팀에까지 미치는 경우는 극히 적다. 축구단을 오직 시민을 위해 운영하려고 애쓴다. 측근 자리 챙겨주기 혹은 일감 몰아주기 등을 위해 팀을 운영하는 경우는 없다. K리그 도시민구단, 특히 강등 팀들이 배워야 할 점이다”라고 꼬집었다.’










이렇게 기사 퍼오는게 문제 되는건 아니죠?

암튼 정치인들이 생각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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