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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택시운전사] - 몰라도 돼, 하지만 알아줬으면 좋겠어.
게시물ID : movie_696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챔기릉
추천 : 5
조회수 : 41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10 23: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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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jpg

 1987년 1월 1일, 광주에서 난 태어났다. 내가 생명을 얻고 세상에 나온 그 해에 광주에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단다. 20살까지 광주에서 살았던지라 어릴 때부터 주변 어른들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만으로도 많은 사실들을 알고 있었고, 옆 집, 한 집 걸러 한 집 한 집 모두 그 날을 겪은 분들이 계셨고 어린 나이의 난 그 일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 생각했다. 그렇게 자라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며 이 영화가 개봉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그 일에 대해 물었고 충분히 답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영화를 보고 나니 다시금 알게 되었다. 난 5.18에 대하여 머리로는 알고 있었으나, 그 날의 참상에 대하여 충분히 생각해보고 느끼지 못하고 있었구나 하고 말이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철저하게 일반인으로 묘사된다. 우리 곁에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서나 만나 볼 법한 인물.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사연 한 두가지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그런 인물말이다. 영화는 그런 사람이 그 시대에 어떤 삶을 살고 있었으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대했는지에 대해 보여주며 시작한다. 덕분에 우리는 우리를 대신하여 그러한 상황을 맞이한 주인공에게 더 몰입할 수 있었고, 그가 겪은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변화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실제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영화를 만들었을 때 가장 중요한 '사건'을 직시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이 영화 또한 '군함도'와 같이 사건과 같이 인물에 대한 강조를 강하게 하였으나, 군함도와 같이 개개의 인물의 사연에 집중하기보다는 인물이 사건을 만나 어떻게 변화하는 가에 중점을 두었기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간 나왔던 5.18관련 영화는 항상 27만원의 그 사람이 나왔다. 이는 그 사건의 주범이기에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과감히 배제했다. 덕분에 우리는 더 몰입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 시대에 살았던 평범했던 이들이 이 사건을 겪었을 때 주동자가 누구였는지, 누가 발포 명령을 했는지가 중요했을까. 그들에게 중요했던 것은 그들이 수호하려 했던 민주주의의 수호였으며,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기를 바랬을 것이다. 영화는 그 사람을 등장시켜 그 사람에 대한 적대심을 키우게 하기 보다는 그 사건에 보다 집중하였고, 그 결과로 그 사람들이 바랬던 것, 무엇이 잘못되었고 무엇이 그들을 거리에 나오게 하였는가에 대하여 집중하게 만들었다. 물론 518이 누구의 탐욕과 야망에 의하여 일어났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그렇게까지 하여 희생당한 이들이 바라던 것은 무엇이었고, 지금이라도 알아야만 하는 건 무엇인지, 또 우리가 지켜나가고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내가 생각하는 영화는 주제의식을 가져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말하고 싶으며, 무엇을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싶은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그 부분만 따진다면 이 영화는 굉장히 훌륭한 영화다. 이 영화는 그날의 참상과 진실에 대하여 말하고 싶었으며, 그들의 희생 위에 우리의 일상이 지켜질 수 있었음을 전달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 날의 현장을 실화를 토대로 그려내며 우리에게 말하려 했다. 과연 당신에게 이러한 이야기가, 이러한 사실이 잘 전달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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