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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ian..나는 생각없이..
게시물ID : lovestory_69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ashen
추천 : 5
조회수 : 40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3/10/17 10:41:03
살아왔던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글을 내 인생의 목표로 삼고 싶다는 말도 되지 않던 목표를 한때 가졌던 적이 있다.
한계를 느꼈고 벽에 부딪치고는 포기했지만.
아직도 담배 한모금 목을 타고 흐를때면 작가라는 직업에 왠지모를 환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배고플 지도 모르지만 그냥.. 하고싶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작가가 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르지만..
그냥.. 글쓰는 그 순간을 즐겼던것 같다.

멋진 저널리스트나 신문 한구석을 장식하는 사설이라던지 누군가를
비평하는 비평가가 되고 싶었다.
어차피 나와 감수성이 풍부한 소설가 혹은 시인과는 거리가 멀었는지도 모르니깐..

나는 상상력이 풍부하지 않고 글 솜씨가 떨어진다고 생각했고 생각한다.
그래도 아직도 가끔씩 펜을 잡고 종이에 말도 되지 않는 단어들을 적어 내려갈때면
희열을 느낀다.
그래 아직도.. 아직도.....

흐릿한 빛의 으스러진듯한 일그러짐을 사랑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허사였다. 나는 있지도 않음을 사랑하지도 않았던 것이었을 뿐..

취하지 않고는 글을 쓰지 못했다.
항상.. 술에 취해서 비에 취해서.. 사랑에 취해서 사람에 취해서
글을 써왔다.
내가 써온 끄적임이 글이라고 불린다는 것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게된 사실이지만 아직도 나는 내가 써온 것을 글이라고 부르기에는 부끄러울 뿐이다.

사실 하나의 꿈을 간직한채로 나는 계속해서 연습해왔다.
'딱 한권'
그래 책 딱 한권을 바라고 살아왔다. 딱 한권.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치스러울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내 이름으로 되어있는 책 '딱 한권'을 가지고 싶었는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글을 쓰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려고 했던 부모님'께
아들이 이정도 실력은 된다고 떳떳이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글을 써왔다.

이제는..

그냥..

포기하고 싶어진다.



이루어 질것 같지 않은 꿈을 계속해서 꾼다는 것은..

너무나도 힘이 든다..

by X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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