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15. [우리를 침범하는 것들] - 설령 그것이 진리일지라도....
게시물ID : movie_697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챔기릉
추천 : 0
조회수 : 18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15 02:34:25
옵션
  • 창작글
015. 우리를 침범하는 것들.jpg
 자연 속에서의 벼룩은 2m가 넘는 점프력을 가진 곤충이다. 그러나 조그마한 박스에 가둬 둔채 수 일이 지나면 벼룩은 높이 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도 박스의 크기만큼밖에 뛰지 못한다. 사람도 그렇다. 얼마든지 갇혀진 체제, 이념, 관습을 벗어나 살 수 있지만 이미 어릴 때부터 학습된 경계밖으로 나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영화에서의 가족은 모두 콜비라는 체제에 묶여있다. 패밀리를 이끄는 콜비는 과거의 영광을 쫓는 구태적 인물로 묘사되고,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려 하지 않으며 과거의 방법에 집착하여 살아간다. 이에 대응하는 인물로 아들인 채드는 현실을 바라보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진 인물로 표현된다. 그는 어릴 때부터 학습된 콜비라는 인물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려 노력하지만, 언제나 그의 앞에만 서면 작아진다.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고, 진실은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콜비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영화는 과거의 구태와 그것을 벗어나려하는 자의 이야기이다.
 
 영화를 보는 동안 가장 생각을 많이 하게 했던 것은 제목에 대해서였다. 실 제목은 Trespass against us이다. 이 중 trespass라는 단어는 무단침입을 뜻하고 뒤의 against us는 우리를 향한 우리와 충돌한 정도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에게 충돌하는가. 콜비에게는 과거와는 달라진 현실에 적응하려 하는 아들 채드가 충돌 주체일 것이다. 달라진 현실이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고, 과거의 자신의 삶을 부정하는 콜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콜비의 삶에 치고 들어 온 일종의 무단 침입이다. 채드의 입장에선 어떨까. 채드에게는 콜비가 충돌 주체이다. 아이와 아내, 가족을 위해 안정적으로 정착하려 하지만 자신의 체제를 유지하려는 콜비에 의해 번번히 가로막힌다. 채드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채드의 삶에 깊게 관여하는 아버지라는 존재가 자신의 삶을 방해하는 무단침입이다. 이 영화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우리의 삶에 관여하는 존재들에 대한 고민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배척할 것인가? 받아들일 것인가? 그도 아니면 제3의 길을 찾을 것인가.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간다. 예전에는 간단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해야 했으나 지금은 누구나 손가락 몇 번 까딱 대는 걸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실 지식의 전수는 가정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이었다.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아버지가 나에게 내가 아들에게 그렇게 지식이 전수되면서 가업이 생기고 사회의 가장 작은 공동체이자 기본이 되는 가족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자리를 인터넷에 뺏긴 현재는 집 안의 어른들은 그저 꼰대가 되었고, 그렇게 가족은 해체되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내가 집안을 지켜야하는 집안 어른의 입장이라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려는 자식의 입장이라면. 우리는 생각 해둬야 한다. 언젠가 혹은 지금 당신의 앞에 닥쳐온 현실이며, 우리 또한 선택해야하니까.
 
8/14 메가박스 코엑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