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하게 돌아가는 도심의 한 구석엔 기억력이 대단히 좋은 노인이 항상 앉아있었다.
대게 그렇듯 기억력 좋은 것 가지고선 그리 큰 이슈가 되지 않았다.
어느날 한 청년이 그 노인의 소문을 듣고 때마침 그 곳을 지나쳐 가야 할 일이 생겨서
가는 길에 한 번 찾아 뵈었다.
그 노인은 항상 그래왔듯 명상을 즐기듯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청년은 단박에 찾아 뵙고자 한 노인이 그 분인줄 알아챘다.
그리곤 다가가서 여쭈었다.
" 저기.. 할아버지가 그토록 기억력이 좋으시단 그 분 맞으십니까? "
그러자 노인은 이미 이러한 일들이 많았다는듯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청년은
' 이깟 영감이 기억력이 좋아봐야 뭐 얼마나 좋겠어? '
하는 마음으로 질문을 던졌다.
" 그렇다면 혹시 5살때 생일날 무엇을 드셨습니까? "
라고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대답하기도 귀찮다는 듯
" 계란 "
이라고 짧게 대답하였다.
그러자 청년은
' 영감탱 그깟 대답은 나도 하것다. 순 허당이구만 ㅡㅡ '
라고 생각하며 그 자릴 떳다.
그 후 청년은 사회생활을 하며 처자식도 있는 어엿한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다.
그러던 중 거래처에 들리는 차에 그 노인이 생각나서 방향도 같고 하니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그 곳에 그 노인이 있는지 문득 궁금해 졌다.
아니나 다를까 그 자리엔 노인이 여전히 앉아 명상을 즐기듯 눈을 감고 앉아계셨다.
어른이 된 그 청년이 그 노인이 여전히 그 자리에 예전 같은 모습으로 앉아 있기에 너무 놀라 말도 채 못 꺼내며 힘들게 한마디 내뱉었다.
" 어...... 어떻게.........? "
그러자 노인은 10여년전 그 말투 그대로 짧게 대답하였다.
" 삶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