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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않은 미래
게시물ID : sisa_4681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호돈신
추천 : 1
조회수 : 25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2/20 17:23:07
새벽에 집안에 피워놓은 연탄이 꺼져서 밤새 다시 불붙이느라 잠을 설쳤다.
혹여 일산화탄소 중독이라도 될까 싶어 창문을 열었더니
바깥은 아직도 깜깜하다.  
전기세가 감당 못할정도로 오른뒤부터 왠만큼 어두워서는 불을 켜지 않는다.

'아야! 아오 시발'

촛불을 들고 보일러실을 나오다가 바깥으로 툭 튀어나온
도시가스 배관에 머리를 부딪혔다. 
전기와 마찬가지의 이유로 애물단지가 된 배관앞에
내가 왜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 부터 내가 이렇게 찌질하게 사는거지...?'
날이 좀 좋아지면 배관을 해체해서 고물상에라도
팔아야 겠다고 생각하고는 집안으로 들어온다.

아침은 뭐먹을까 하고 아이스박스를 열어 뒤적거려본다.
'어라 이게 아직도 있었네?'
아이스박스 맨 아래에 귤이 몇개 있는데 희안하게
잘 썩지도 않는다. 중국산 농작물들이 식탁을
점령한뒤로 여기저기서 썩지 않는 농작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나오는데 젠장 이것도 중국산인가보다.

입맞이 떨어져서 귤을 던져버리고 
일하러 갈 준비를 한다. 
자가용이 있던시절이라면 지금은 잘시간이지만
지금 차를 굴리려면 차와 집 둘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래도...집이지. 

길거리는 한산하다.
출근시간이지만 다니는 차는 많지 않다.
대부분이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조만간 오토바이에도 소음 데시벨에 따라 세금을 부과한다고 
하니 저놈들도 곧 걷거나 자전거를 타겠지.
근처 가게를 지나는데 라디오에서
대통령의 연설문이 흘러나온다.
연설문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니 오전 6시가 된듯하다.
종종걸음을 해서 직장인 병원앞에 도달했다.

병원 앞은 벌써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아픈것도 마음대로 못하는 시대에서
질병은 범죄다.
난 아프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아닌 다짐을 해본다.
병원에 들어서니 한 아주머니가 나에게 다가와
혹시 진료순서를 당겨줄수 있는지 귀엣말을 한다.
물론 안된다고 하고 지나쳤다. 
외국 의사들에게 무질서는 용납이 안된다.
괜히 사정봐주다가 나만 잘린다.

그런데 다시 돌아보니 고향에 계신 우리 어머니와 비슷한 연배신데
어디가 아프실까...하는 생각도 든다.
어머니가 보고싶다.
생각만하고 전화도 제대로 못하는 내가 죄스럽다.
다음달이면 틈틈히 모은 꽁짓돈으로 기차 예매를
할 수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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