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세제회사가 만든 얼룩제거용 가루세제를 밀폐용기 속에 담아 물과 섞어 쓸 경우 폭발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 세제를 사용하던 주부는 폭발사고를 당해 눈을 다치고 유산까지 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제조회사는 주의사항을 제대로 읽지 않은 주부탓만 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대전에 사는 주부 임모씨는 셔츠에 묻은 때를 제거하기 위해 국내 유명 세제회사가 만든 얼룩 제거제를 사용했다. 가루형태의 내용물을 물에 섞어 분무기에 담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펑 소리와 함께 분무기가 폭발했다. 얼룩 제거제가 물에 녹으면서 발생한 화학가스의 압력을 분무기가 이겨내지 못하고 터져버린 것.
폭발당시 임씨는 분무기 파편에 눈을 맞아 각막이 찢어지는 큰 부상을 당했고, 폭발충격으로 급기야 유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주부의 남편 고모씨는 "폭발 이후 하혈을 해 병원에 가봤더니 담당의가 유산을 했다고 말했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제조회사는 "부상당한 주부가 제품 겉면에 표시된 '밀폐용기에 넣어 사용하지 말라'는 주의사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바람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제조회사 관계자는 또 "세제를 녹인 다음 얼룩에 부어 쓰라고 되어있지만 뿌려 써서 발생한 사고"라며 "실제 용법상에서 혼돈이 생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의 부주의로 일어난 사고인만큼 회사는 어떠한 책임도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의사항 표시만으로 제조회사가 책임을 다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한다. 한국소비자보호원 관계자는 "제품에 유의사항을 표시한 걸 보면 언제든 발생할 사고에 대해 신경쓸 가치가 있는데도 이처럼 미봉책으로 처리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폭발사고가 난 제품의 뚜껑과 옆면에는 폭발가능성을 알리는 주의사항이 소비자의 눈길을 끌지 못하는 작은 글씨로 쓰여져 있다. 제조회사는 또 제품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자 자사 홈페이지에 이 제품에 대한 유의사항을 뒤늦게 올려놓았다. 제조회사의 세심하지 못한 안전의식과 사용자의 부주의 때문에 소비자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