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분야라서 조금 말할 수 있는게 생겼군요.
공학은 가치중립적이지 않으나 과학은 순수학문이므로 가치중립적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거 같은데
그런 말이 먹힐수 있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시절엔 아마도 그랬을 겁니다.
그러나 오늘날에 오면서 과학과 공학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가 되었습니다.
실제 대학교 현장에서도 과학자냐 공학자냐를 구분하는 경계는 점점 모호해져 가고 있고
과학을 연구하는 기술에 있어 공학의 발달이 선행되어야 하고
공학의 발달에 있어서도 과학의 연구는 필수적입니다.
예를들어 상대성 이론은 빛의 속도를 정확히 측정하고 그것이 매질에 무관함을 보인 다음에야 나올 수 있었고
배아 복제와 같은 생명공학 기술의 발달에는 DNA의 구조를 밝히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과학은 가치 중립적인가?
칼을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물건을 자를 용도로 칼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가치 중립적입니다.
그런데 누가 이 칼로써 사람을 찔렀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 칼을 만든 사람을 비난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런데 전투용 칼을 개발한다면? 혹은, 수차례의 전투에도 부러지지 않는 칼을 만들기 위한 야금술의 이해를 위해 철의 원자구조를 공부한다면?
이런 행위들이 가치 중립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뉴턴의 선배격이었던 갈릴레이가 낙하하는 물체의 운동을 자세히 공부한 것은
중세시절 서로 전쟁을 하던 귀족들의 의뢰로 이루어진 포격술의 포탄의 궤적을 정확히 연구하던 활동과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요즘 학교에서 과학교육을 할 때는 반드시 기술적 측면, 사회적 측면을 함께 교육시킵니다.
핵반응을 가르칠 때 원자력 발전소 이야기를 하지 않을수 없고, 유전자 단원을 배울때 유전공학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