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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못하신 거 다 압니다.
게시물ID : sisa_4693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키는원빈
추천 : 13
조회수 : 46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2/22 17:37:15
저는 이제 서대문역으로 갑니다.

내가 자유롭게 산책 삼아 거리로 나갈 수 있는 
몇 안되는 기회란 기분이 들었습니다.

민주주의와 법치가 무너지면, 
선택의 여지가 없이 거리로 나가야 하니까요.

거리에 나가든, 거리에 나앉든.




같이 가자 거나, 
안 나오고 뭐 하냐는 이야기할 생각 없습니다.


내가 안 나가면, 당신이 안 나오면
이렇게 집안에 용기 없이 있다고해서 
자책하거나 걱정하는분도 많지만,

대한민국은 망하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유지되고, 어떻게든 버텨집니다.
북한도 부스럭부스럭 유지되잖아요.



민주주의도 돌아올 겁니다.
우린 이미 민주주의의 맛을 알아요.
민주주의 아니면 못 삽니다.

지금은 이미 흔들렸고, 거의 빼앗기기 직전이지만
결국 몇 년, 몇 십년 뒤에는 또다시 찾아올 겁니다.

독재에 견디는 시간은 있어도,
독재로 살 수는 없어요.



먼 훗날  모두들 깨닫지 못했지만,

사실은 오늘이 
유신 재림의 그 순간인지도 모르잖아요.
혹시 민주주의의 마지막 날 일지도 모르잖아요.

21세기 민주화 운동의 첫날 일지도 모르고요.


민주주의가 퇴화된 2013 년의 연말정산 겸,

잠깐 서대문역에 가서
정동 한바퀴 산책하러 갑니다.

집에 역사책 없어 아쉬웠는데, 
집 밖에 근현대사가 일어나고 있네요.

직접 보고 싶습니다.

`국민` 도 직접 보고 싶습니다.






민주당 욕하시는 분들 무척 많군요.

저는 뭐든 희망이 없는 이야기나
남 탓하는 말은 최대한 안 하려고 노력 중이긴 한데,

이런 말 해주고 싶습니다.


당신이 어쩌니 저쩌니 말만 하며 
집안에서만 뽑은 민주당이니까,

당연히 민주당도 당사에서 말로만 정치하는 거라고.



물론 저도 민주당에 학을 뗀지 오랩니다.
당신과 다르지 않은 사람이고요.

그래도 외투 입고 열쇠 쥔 채로 글 쓰다보니
놀고먹던 어제도 잊고, 낯 두껍게 이런 소리 하게 되네요.

민주당 탓하지 말라거나, 당신을 탓하는 거 아닙니다.
당연한 인과관계가 성립돼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요.







설레네요.

최소한 내일 하루는 창피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살면서 이런 확신 든 날이 얼마나 있었나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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