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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sisa_4702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LGD
추천 : 1
조회수 : 21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2/23 00:36:11
페이스북에 작성한 글을 그대로 옮겨왔기에 문체가 반말인 평어체입니다. 경어체가 아닌 점 양해 바랍니다.
-글쓴이는 작성자 본인입니다.-





현 상황, 현 시국에, 내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것이 양심을 배신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 너무나도 괴롭다.


2008년, 이명박 정권 초기에 한창이었던 광우병 시위를 비롯하여 몇몇 시위에 나간 적이 있었다. 당시 나는 휴학중이었고 알바를 제외하곤 마땅히 하는 것 없이 지냈다. 그렇기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평택에서 서울로 원정시위를 나가곤 했다. 그렇게 나간다 할지라도 당시 내 삶과 생활에는 별다른 타격은 없었다. 

현재, 나라꼬라지는 그 때보다 심하면 심했지 좋을 리가 없는 상황이 되어 있다. 나는 이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을 시위 참여라는 행동을 통해서 지금 고생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이 비정상 천지인 세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에 하나의 보탬이 되고 싶다. 

그러나 그런 행동을 지금 나는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행동의 참여로 인해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룬다면 그것이 곧 내가 살 미래를 가꾸어 나가는 것이므로 내가 행동에 참여함은 미래의 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 나는 행동에 참여할 용기가 나지 않으며 그렇기에 행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어째서인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취업을 준비하며 포트폴리오를 제작하고 있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사유.
매일같이 빠지면 안되는 알바를 나가야 한다는 개인적인 사유
알바를 나가지 않아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되면 고시원비를 낼 수 없기에 알바를 나가야만 한다는 개인적인 사유
휴일에는 쉬고도 싶고 놀고도 싶다는 개인적인 사유
날이 추워서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개인적인 사유
기타 등등

지극히 평범한 시위참여 불가자의 변명일지 모르겠다.

지금 이 시점에 정의를 구현하는 언론인들, 온몸으로 항거하는 시위자들, 파업에 참여하는 노동자들 등 행동하는 모든 이들에 비하면 나는 지금 나태하게 따듯한 고시원 안에서 뉴스만 보고 '어떡해 어떡해;;' 하고 발 동동 구르는 어린애 같다.

저들이 피흘려 이 시국을 해결하게 되면 나는 그 혜택에 무임승차할 작정인가?
나 또한 마땅한 대가를 지불하여 그들의 행동에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

그들이 오늘 마신 최루액의 고통을 나는 모른다. 이 고통도 모른 채 나는 오늘 잠을 이뤄도 되는 걸까?

무거운 딜레마에 머리가 너무나도 아프다.

허나 나는 당당하고 싶다.

나는 정정당당하고 올바른 민주사회의 시민의 일원으로써 실제적인 행동은 못할지언정 그들의 희생과 활약, 행동에 지속적인 응원을 보낸다.

검열받지 않으며 접근성이 좋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매체인 페이스북, 오늘의 유머 등을 통해 정상적인 뉴스와 정보를 알린다.

함께 분노하고 함께 슬퍼한다.
더불어 적어도 이 나라, 이 사람들이 살아갈 시스템 자체가 붕괴하지 않도록 구성원으로서 기여한다.

그들의 행동 덕에 세상이 조금 더 정상적이게 되었을 때,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올바른 투표를 통해 그들의 희생과 고통이 헛되지 않게 한다.

행동하는 이들에 비하면 한없이 작은 노력이지만, 이걸로라도 나의 행동 비참여가 용서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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