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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시바, 인생을 던져" 후기
게시물ID : movie_214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ance36
추천 : 0
조회수 : 56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2/23 04:18:55
지금은 별세하신 고 이성규 감독님의 작품인 "시바, 인생을 던져"를 보고왔습니다.
우선 보고온 경위를 말씀드리자면, 우연히 신문에서 "한 사람만 모르는 특별 개봉" 기사를 보게되어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고 이성규 감독님은 소위 말하는 독립영화감독님으로 상업적인 성공은 많이 거두지 못한 분입니다.
거기다 불행히도 병에 걸려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시바, 인생을 던져"라는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그런 감독님을 위해, 감독님의 지인인 광고사 대표님과  GS 칼텍스 측에서 협력하여, 감독님에게 꽉찬 객석을 보여주기 위해 "한 사람만 모르는 특별 개봉"이라는 이벤트를 개최해서 관객들을 모으게 됩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이 이벤트에 대한 기사를 보고, 뽑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건 아래 링크를 확인해 주세요.
http://on.fb.me/1cu49mn
 
먼저 이 글은 이 영화에 대한 제 자신의 매우 주관적인 견해임을 밝혀 두겠습니다.
영화를 배운 적도 없고, 많이 보지도 않는 학생의 글임을 명심하고 봐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우선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쓰겠습니다.
솔직히 말해  실망스러웠습니다.
제가 알아본 바로는 연극배우들을 캐스팅했다고 하더군요.
그 때문인지 영화 내에서 배우들의 연기가 약간 과장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모큐멘터리를 지양하는 이 영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리얼리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거기 나오는 인물들은 우리 곁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배우들의 연기는 그런 느낌이 들기보다는 오버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재밌게도, 영화가 후반부로 흘러가면서 그들의 연기는 어느 새 튄다는 느낌이 사라졌습니다.
아마, 제가 배우들의 연기에 익숙해지기도 하고, 배우들 스스로 영화라는 매체에서의 연기가 익숙해져서 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두번째로 영화 줄거리와 주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많은 일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어찌보면 중구난방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요약하려면 간단하게 요약되는 스토리입니다.
여기, 인도 다큐멘터리로 입봉(일본식 표현이라고 알고 있지만, 방송계에서는 자주 쓰이나 보더군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감독이 있습니다.
이 감독은 자신의 꿈을 위해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인도로 떠나 촬영을 합니다. 그러면서 몇몇 사람을 만나고 나중에는 무언가 깨달음을 얻게됩니다.
(사실, 전 영화가 끝날 때까지 주인공이 깨달은 것이 무언인지 모르겠더군요.)
이 영화에서 이 감독에겐 거짓말같은 불행들이 연달아 찾아옵니다. 너무나 믿기 힘들어 거짓말같기도 하죠.
하지만 이 영화가 고 이성규 감독님의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것을 안다면, 이 영화는 신뢰감을 얻게됩니다.
여전히 믿기 힘들지만,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정도로 변하는 것입니다.
인도에 가보지 못한 관객은 인도 전문 감독이 이것이 내 경험이다 하면서 보여주는 것을 믿는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이 영화를 관람할 때는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것을 먼저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영화의 주제는 무엇인가? 하고 물으신다면 저는 "옴나마 시바야" 라고 답하겠습니다.
인도에서 창조와 파괴의 신인 시바에게 돌아간다는 뜻을 가진 이 문장은 영화 맨 처음과 끝을 장식합니다.
먼저, 첫장면에서는 이 문장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그리고 바로 감독의 시점으로 영화는 진행되죠.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 주인공이 갠지스 강에서 인도의 장례 풍습을 보며 뭔가 깨달았다는 듯이 끝납니다.
사실 이 영화를 보고난 직후에는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뭔가 강하게 들어나는 주제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냥 감독의 눈으로 본 인도를 보여준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 같았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과 첫 장면을 이어 생각해 보면서 이해가 되더군요.
데미안을 보면 "새는 알을 깨고 세상에 나온다, 알이란 세계이다. 즉,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세계의 파괴가 선행되어야 한다." 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이를 표현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첫 장면을 장식한 옴나마 시바야는 파괴의 신인 시바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파괴가 아는 다시 태어남을 위한 파괴입니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 장면인 갠지스강에서의 장례는 파괴를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죽음만큼 한 세상의 파괴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치가 있을까요.
즉 이 영화는 인물들이 다시 태어나기 위해, 죽음으로 달려가는 이야기입니다. 영화에서 실제로 죽지는 않습니다만, 영화에 주요 인물들은 모두 과거의 자신과 이별하고, 과거의 자신을 파괴하는 행위를 합니다.
 
끝으로 이 영화는 인도를 두가지 측면에서 보여줍니다.
먼저, 화면상으로 많은 이들이 가지는 환상 속의 인도(거지도 성자가 된다는 인도라는 식으로 표현됩니다.)이 아닌 감독님이 직접 겪은 진짜 인도가 보여집니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인도의 사상적인 면을 보여줍니다. 이는 영화에 나오는 인도인들의 대사와 옴나마 시바야라는 문장으로 표현됩니다.
 
두서없는 학생의 후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담으로 감독님께서 아프신 와중에도 한국 독립영화와 예술영화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하시더군요.
한번 경험해본다는 느낌으로 독립영화 보러가보세요. 생각보다 어렵지도 않고 좋았습니다.
 
여담 2. 혹시 보러가실 분은 https://www.facebook.com/shivathrowyourlife?ref=stream 이곳에서 상영관 확인하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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