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등록이 시작되었다. 각 당은 온갖 촌극을 연출한 끝에 비례대표 공천을 마쳤다.
전반적인 막장 드라마 속에 취약한 부분이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딱 4년 전 오디션 프로그램을 닮은 공개경쟁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청년 비례대표' 제도는 이번 공천과정을 통해 사실상 폐기되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성 후보에게 홀수 순위를 배정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까지 위반하며 청년 비례대표를 안정적인 당선권 바깥으로 모두 밀어냈다. 그 와중에 새누리당은 '청년을 위한' 노동개혁의 선봉에 섰던 청년단체 대표를 행운의 7번에 배정했다.
청년 비례대표 논란의 모습은 마치 취업시장에 나선 청년들의 현실과 마찬가지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의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은 "국회가 청년 일자리 구해주는 곳이냐"며 도전에 나선 모든 청년들을 모욕했다. 기존 정치 시스템은 새로운 세대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두지 않는다. 문은 더 좁게, 벽은 더 높게 만들어 내부자의 기득권을 지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정당의 면접관들은 '세대교체'를 원하지 않는다. 고작 청년들에게 '비례대표 채용'의 예비번호를 주고는, 오히려 준비가 너무 부족하다며 힐난한다. 현재 한국사회의 고용 시스템이 가진 핵심 문제와 똑같다. 청년을 위한다는 말은 명분을 위한 수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