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오유에 술칼럼쓰는 대학생분이 술을 직접 빚었는데
예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것 중에 하나가 술빚어보기!
근데 항아리도 없고...손도 많이갈것같고...
쌀이 확 줄어들면 엄마가
등짝스매싱을 할 게 뻔하기 때문에
항상 언젠간 해보자...하다가
어젯밤에 삘받아서 해봄.
술 빚을 때, 가장 중요한 건
경건한 마음과, 깨끗한 주방입니다.
라고 식객에서 성찬이가 그러더라구요.
항아리부터 사용하는 모든 건 열탕소독해야 하고...
근데 이거 끝나니까 뭐 나머진 일사천리더라구요.
우리의 술은 곡식, 누룩, 물
이렇게 딱 세가지만으로 빚는겁니다.
맵쌀 3kg, 화왕산누룩 600g, 물 4.5L
쌀을 백세 해줍니다.
쌀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건데
쌀알이 깨지지 않게 조심히 씻으면서
탁한물이 안나올때까지 씻어줘야 합니다.
이거 하면 허리랑 어깨 많이 아픕니다.
옛 어른들 존경스럽습니다.
30분정도 씻어주니 맑은물이 나옵니다.
쌀을 3시간동안 침지하여 불려줍니다.
쌀 불릴때, 고두밥을 지을때는 좋은 물 쓰는게 좋습니다.
술은 물맛입니다.
고두밥을 지어서 식혀줍니다.
밥을 하니 양이 엄청 많아졌습니다.
손에 밥풀이 묻고 정신없어서 사진도 얼마 못찍었네요.
고두밥을 식힌 후 누룩과 잘 섞어줘야 합니다.
누룩...은 뭐랄까.
강아지냄새...? 강아지한테서 나는 고소한냄새? 눅눅한 오래된 책냄새 비슷한 냄새가 나더군요.
쌀 하나하나 떨어질 정도로 잘 섞어준 뒤에
어디보자...소독한 항아리가...
소독한 항아리에 넣고 물 4.5리터를 부어줍니다.
쌀 1 누룩 0.2 물 1.5
이 배합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온도를 보니 27도...
술은 온도가 낮아지면 발효가 안되고
온도가 30도 이상으로 넘어가면 술맛이 시어집니다.
30도보다 훨씬 넘어버리면, 식초가 되어버리죠.
제발 술이 되길...바랍니다.
공기가 통해야한다고 해서
소독한 후 말린 면보를 덮고 고무줄을 이용해 밀봉했습니다.
보일러 온도는 22도로 맞춰두었고
어젯 밤 만든 막걸리 온도 27도.
아침에 재어 본 온도는 26.5도 였습니다.
이대로 맛있는 술이 되어보길 바랍니다.
술 빚을땐 욕심과 같은 잡생각이 있으면 쓰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