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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죽음을 선택했다.
게시물ID : readers_70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거기다시다
추천 : 0
조회수 : 31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4/20 15:20:50

그는 죽음을 선택했다. 불현듯 떠오른 생각은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미리 결심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정신적 죽음을 선택했다. 육체적 죽음만이 죽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너무 늙어 버린 그는 이제 그의 정신을 놓아 주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죽음을 선택했다.


겉에서 볼땐 순탄한 인생이였다.


굴곡이 없는 인생이라고 생각했던 그였다.


중학교때는 수학보단 영어를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했다.

고등학교 때도 마찬가지 였으나, 대학 진학에 앞서 남자의 길이란 물음을 던졌고 대답은 이공계였다,

대학을 진학했고 알고 싶지 않은 분야를 공부했다. 


과학에 흥미는 있었지만 역학에는 뛰어나지 못했던 그였다.


동아리는 밴드를 택했고 웹디자인에 미쳐 군대가기 전날 까지 홈페이지를 만들다가 입대했다.


제대를 하고 웹디자인을 위한 사진을 만들어 내기 위한 사진 촬영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했고,

아직까지 사진에 미련을 못버리고 지내고 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선택을 못한 것이 아니라, 그 쪽을 택하면 돌아오는 돈이라는 결과에 실망을 할 것 같아서이다.


그는 세상을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을 생각해봤다. 

오래지 않아 그 일이 떠올랐다.


군대 외박을 나온 군인을 지하철 역까지 태워준 적이 있었다.


그는 그 군인에게 제대 후 무엇을 할 꺼냐고 물었고, 그 군인의 대답은 미용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때 대학이라도 가야 한다고 2년제건 4년제건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안된다는 나름 현실적인 조언이라고 했던 말이

가장 후회되는 일이였다라고 생각했다.


그의 정신은 너무 늙었다. 정신적 죽음은 자살일까 타살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지만,

지금의 현실에서 벗어 날 수 없음에 그는 이내 정신적 자살이라고 결론 짓고

방아쇠를 당긴다. 


그의 정신은 죽었다. 


육체는 살아 있지만, 정신이 죽었다면 정신적 식물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정신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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