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BGM] 사랑의 시 - 일흔 한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700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1
조회수 : 120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11/10 19:24:45
출처 : http://www.poemlove.co.kr/bbs/board.php?bo_table=tb01&wr_id=139&page=2989
BGM 출처 : http://www.youtube.com/watch?v=td5sciKKjTI&list=PLmW4aQ9UqHjJpClB9WkddFjnOtsvKWI4e&index=10




8.gif

김남조, 가난한 이름에게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여인을 만나지 못해
당신도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까

검은 벽의
검은 꽃 그림자 같은
어두운 향로

고독 때문에
노상 술을 마시는 고독한 남자들과
이가 시린 한겨울 밤
고독 때문에
한껏 사랑을 생각하는
고독한 여인네와
이렇게들 모여 사는 멋진 세상에서
얼굴을 가리고
고독이 아쉬운 내가 돌아갑니다

불신과 가난
그중 특별하기론 역시 고독 때문에
어딘지를 서성이는
고독한 남자들과
허무와 이별
그중 특별하기론 역시 고독 때문에
때로 골똘히 죽음을 생각하는
고독한 여인네와

이렇게들 모여 사는 멋진 세상에서
머리를 수그리고
당신도 고독이 아쉬운 채 돌아갑니까

인간이라는 가난한 이름에
고독도 과해서 못 가진 이름에
울면서 눈감고
입술을 대는 밤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는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다






크기변환_6.gif

최영미, 먼저 그것이



고개 숙이며 온다
아스팔트를 데웠다 식히는 힘으로
장롱문이 소리없이 닫히는 힘으로
초조한 이마위 송송한 구슬땀 몇개로
사랑은 온다

첫번째 사과의 서러운 이빨자욱으로
초생달 둘레를 둥글게 베어내며
뚱뚱한 초 하나로 밤이 완성될 때

보채는 아이의 투정처럼
식은 차 한잔의 위로처럼
피곤을 넘어 반성을 넘어
어쩌면 사랑은 온다

망설이는 마음 한복판으로
어제의 사랑을 지우며
더듬거리며 오늘, 사랑이 내게로 온다
주저하는 나보다 먼저, 그것이 내게로 온다






크기변환_7.gif

전가람, 그대의 이름



오늘도 당신의 이름에
노크를 합니다
빗물이 앞을 막아 서고
찬 서리가 뒤 덜미를 붙들지만
오로지 당신의 이름만을
부르고
외치고
울부짖습니다
흩어진 머리결 쓰다듬어 올릴 때
눈물고인 사람아
내 가슴은 이미
피가 울고 말았습니다






크기변환_9.gif

백창우, 오렴



사는 일에 지쳐 자꾸
세상이 싫어질 때
모든일 다 제쳐두고
내게 오렴
눈물이 많아지고
가슴이 추워질 때
그저 빈 몸으로 아무 때나
내게 오렴
네가 자유롭게 꿈꿀 수 있는
방 하나 마련해놓고
널 위해 만든 노래들을 들려줄게
네가 일어날 때
아침이 시작되고
네가 누울 때
밤이 시작되는 이곳에서
너를 찾으렴
망가져가는 너의 꿈을
다시 빛나게 하렴






크기변환_10.gif

이정하, 별



너에게 가지 못하고
나는 서성인다
내 목소리 닿을 수 없는
먼 곳의 이름이여
차마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다만, 보고싶었다고만 말하는 그대여
그대는 정녕
한발짝도 내게
내려오지 않긴가요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