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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애이불비哀而不悲
게시물ID : art_143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꼬무러미♡
추천 : 6
조회수 : 50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2/24 04:39:32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데도 각각 외로운가 보다.

여보,

당신의 어깨가 너무 위태로워서
당신의 두 뺨이 너무 창백해서
당신의 눈동자가 너무 비틀거려서

나는 울었다
잠든 당신을 내
굽은 등 뒤에 두고

늦은 밤 술냄새 풍기며 귀가했다는 이유로 
한껏 잔소리를 해서 당신의 
꺾인 날개를 한번 더 짓밟아버린 내가

당신 모르게 내 뺨에 작은 
물고랑을 새긴다
혹여 당신 마음이 더 아플까봐
이미 충분히 외로운 당신이
내 눈물 때문에 더 외로워질까봐

우리에게도 행복한 날이 올거라는
당신도 알고 나도 아는 거짓말로
당신의 모든
외로움과 괴로움을 차곡차곡 접어
베개 밑에 숨기며,
초라한 그대 뒷모습을 내 망막에 새긴다.

아침이 와도 흐리기만 한 악몽의 뒤안길에서
당신의 이마는 어찌 이리도
우울한 습기를 머금고 있는지
또 당신의 눈썹은 왜
이토록 서글픈 각도를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해서 나는 운다
알아도 어쩌지 못해서
나는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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