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연수 기자는 “지금 장마철인데 어디에서 걷고 계실지, 걷고 계시는 길엔 비가 많이 오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라며 해직기자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전 선배들이 해직되고 나서 한참이 지나서 입사를 했는데요, 벌써 4년차 기자가 됐습니다”라며 지나간 긴 세월의 시간들을 떠올렸다.
나연수 기자는 “전 선배들과 같이 일을 해본 적도 없고, (선배들을) 좋아하거나 미워해본 적도 없어요. 와이티엔 사태(2008년) 때 우리 선배들이 공통적으로 느꼈던 감정이 어떤 건지, 해직된 이후에 보도국에서 느꼈던 상실감이 어느 정도였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그래서 때때로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나는 왜 해직자 복직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을까…사실 대단한 이유를 잘 못 찾겠더라구요. 이게 맞으니까, 이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나 기자는 “선배들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합니다. 대단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 이게 맞는 거니까, 잘못된 거를 잘못됐다고 말한다고 내쫓는 회사는 잘못된 거니까…그래서 선배들을 알지 못하는 제가 다시 (선배들을) 회사로 돌아오게 해 달라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전했다.
나연수 기자는 “언젠가 선배들이 회사에 다시 돌아오셔서 제가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오늘 일하기 싫어요, 저 기자랑 안 맞는 거 같아요, 우리 회사 너무 일 많이 시키는 것 같아요 불평도 하고 선배들이 핀잔도 주시고, 다른 선배들이 웃어넘기기도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돌아오시면 밥도 많이 사 주세요. 힘 내세요”라고 응원했다.
YTN노조는 “해직기자들은 지금 두 발로 언론이 외면한 현장을 걷고 있다. 6월 28일 그들은 회사 앞으로 오지만 앞이 아닌 안으로 들어오길 간절히 기원하며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며 이번 영상편지의 기획 취지를 전했다. 영상편지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YTN 노종면·현덕수·우장균·조승호·정유신·권석재 기자는 2008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특보 출신인 구본홍씨가 YTN 사장에 내정되자 공정방송 사수와 낙하산 사장 반대를 걸고 투쟁에 나섰으며 그해 10월 6일 해고됐다. 여섯명의 기자가 대량 해고된 이 사건은 국제적인 비판을 받으며 이명박 정부에서 벌어진 대표적인 언론 탄압 사례로 기록됐다.
해직기자들은 해직이후 즉각 징계무효소송에 돌입했지만 현재 대법원은 2년 넘게 확정판결을 미루고 있다. YTN 사측은 대법원의 판결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1심에서 전원 복직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