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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원효대사의 해골물
게시물ID : humorstory_4071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유선비o
추천 : 0
조회수 : 76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2/24 18:39:07
  

















크리스마스 이브가 며칠 남은 외로운 밤이었습니다.
눈송이 사륵거리며 떨어져 길거리 가로수를 적시고
아스라한 별빛이 쌓인 눈에 비쳐 어둠을 밝히는 낭만적인 시간이었으나
여친이 없는 저는 그 날도 집에서 딸잡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마침 계모임이 있는 날이었는지라, 부모님은 집에 안 계셨고 누나년도 술 처먹으러 나갔습니다.
요컨대, 저를 방해할 요소는 하나도 없었던 것이죠.



저는 본디 망가와 야사를 즐기는 편입니다만
그 날은 유독 생생한 영상을 보고 싶었습니다.
왜, 가끔 그런 날이 있죠. 만날 밥을 먹다가 문득 피자를 먹고 싶어지는 날....
그렇습니다. 여성부의 탄압에 스러진 모에칸의 유산을 뻐꾸기 폴더에 보관하고 있는 저임에도
구태여 온디스크에 들어가 영상을 다운받고 싶어지는 날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일본어 공부도 좀 할겸 말이죠.




주제가 참 다양했습니다. 스캇(※주: 똥을 다루는 야동)에서부터 순애물까지 고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고전식 포르노를 한식당에 비유하자면, 요즘 나오는 야동이야말로 뷔폐식이라고 할 수 있죠.
너무 먹으면 질리지만 가끔 찾아가면 큰 만족을 얻을 수 있어서 애용하고는 합니다.
저는 주로 아주머니들이 알몸으로 나오는 야동(※주: 미시물)을 즐깁니다.
소박하면서도 푸짐하고 실해서 좀 친다는 딸러들은 미시물을 선택합니다.
멋모르는 풋내기들이나 로리를 찾는 겁니다. 관록이 있는 어른들은 그런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죠.
세상은 살아갈수록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언제나와 같이 평소에 많이 찾았던 미시 야동을 서칭하며 천천히 검색하고 있던 와중에
묘한 느낌을 주는 제목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아줌마분수발사. 게이들이랑 쓰리섬"이었습니다.
게이들은 이해하겠지만 분수 발사라니? 순진한 저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습니다.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런 본능. 평범한 영상에는 슬슬 질리기도 했습니다.
용기와 희망을 머금은 저의 마우스는 그것을 클릭했죠.




놀라웠습니다. 아니, 차리리 경악스러웠습니다.
글쎄, 평소에 자주 뵙던 아주머니가 나오셔서 반가운 마음이 들기는 했습니다만
느닷없이 물을 한 2L정도 마시더니 추악스러운 짓거리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늘을 향해 발사하는 그녀의 물줄기는 중세 로마의 트레비 분수를 보는 듯 했습니다.
시민들의 명예와 긍지를 드높히던 분수의 물줄기가 그녀의 가리비에서 재현되다니.
역사의 한 장면을 목격하는 것 같아 숙연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자기 이름 석 자를 걸고 영상을 올린다던 업로더의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아주머니가 물줄기를 내뿜는 동안 두 명의 건장한 청년들이 옆에서 사랑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본디 들어갈 것이 아닌 것이 우정의 힘을 빌려 마침내 막힌 곳을 뚫는 것을 보았을 때
저는 깜짝 놀라 바지를 벗고 말았습니다.
물론 저는 후타라니(※양성)를 즐기고 미소년을 사랑하는 아가페이기는 하지만...
근육 이빠이한 남자들이 나누는 사랑은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정말, 충격이 컸죠.




정말 이상한 기분이었습니다.
아주머니와 게이들이 한 화면에서 빚어내는 환상의 하모니를 보면서
저의 칭코가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추악한 것에서 흥분을 느끼다니
자신에 대한 자괴감까지 살짝 들기도 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한참 사랑을 나누던 남자들이 갑자기 아주머니에 몸에 달려들더니...
글쎄, 한 명은 그녀의 흉골을 분석하고 다른 한 명은 분수의 근원에 입을 맡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csI 과학수사대가 피해자의 몸을 조사하듯, 두 명의 수사관은 한 여자의 육체를 조사해나갔습니다.
여자도 몹시 언짢은듯, 표정을 찡그렸던 것을 보니 꽤나 심각한듯 보였습니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아래 쪽을 검사하던 검사관은 좀 더 면밀한 수사를 위해선지...
트레비 분수가 내뿜는 물줄기에 혀를 내밀고 마시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아,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그 끔찍한 장면은, 그들의 성적 타락은!
그럼에도 저의 손목을 부산히 움직였고, 마침내 씨앗을 토해내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영상은 쓰래기통으로 들어갔고 저는 윗옷을 마저 벗었습니다.
깊고 넓은 생각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남자들끼리의 사랑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마시는....그런 더럽고 비릿한 짓이 이 땅에서 행해지다니...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저는 그런 행위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팬티를 마저 벗고 알몸이 된 상태로 한동안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그들에 대한 관용을 베푸는 것이 과연 용납될 수 있는 일일까...고민하면서 말입니다.





그때 제 머리를 스쳐간 고사가 하나 있습니다.
여러분이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는 '원효대사의 해골물' 이야기입니다.
신라의 승려 원효대사가 의상대사와 함께 당나라 유학길에 올랐을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날이 저물었는데 주위에 인가가 없어 동굴에서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서로의 몸을 탐하며 잠을 자던 와중, 문득 목이 말랐던 원효는 근처에서 물을 찾았습니다.
웅진 코웨이가 동굴에 있을리는 없었으니, 고작 찾은 것이라고는 바가지에 든 물뿐이었습니다.
한참 신음에 젖어있던 의상은 원효에게 빨리 마시고 계속 하자고 말했습니다.
사랑하는 애인의 말에 원효는 급히 그것을 마시고 다시 의상에게로 돌아갔습니다.
밤이 깊도록 동굴에서는 쾌락의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튿날, 먼저 잠에서 깬 원효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어젯밤 바가지에 든 물인 줄 알고 마셨던 것이 사실은 해골에 들어있던 구정물이었던 것입니다.
구역질을 하며 속을 게워내던 와중, 원효는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구정물을 깨끗한 물이라고 마신 것처럼, 형식이나 표면은 금세 변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좀 더 큰 게이가 되고 싶은 꿈을 가졌던 의상은 애인과 헤어져 당나라로 떠났습니다.
그러나 원효는 신라로 돌아와 머리를 기르고 파워쎅스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물이든 다 같은 것이고, 어느 구멍이든 결국 구멍일 뿐이라는 깨달음 덕분이었습니다.
그의 오입질 덕분에 신라는 당대의 석학 설총이라는 보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역시 원효의 큰 깨달음 덕분이었습니다.




생각이 이에 이르렀을 때, 저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렇습니다. 생수통에 들어있는 물이던, 아주머니의 물줄기이던, 다 같은 물 아니겠나요.
마찬가지로 여자의 구멍이던, 남자의 구멍이던 다 같은 구멍 아니겠나요.
진정한 남녀평등, 그리고 큰 깨달음. 비로소 그것을 깨우칠 수 있던 것입니다.
내가 지운 그 야동을 찍은 감독은 바로 그러한 깨달음을 우리에게 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그런 것을 모르고 화를 냈으니.....아아, 저는 너무 어리석었습니다.
봉황의 뜻을 어찌 뱁새가 알겠습니까....





눈송이가 펄펄 내리는 따뜻한 겨울의 밤.
저는 비로소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진정한 애정을, 그리고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다는 원효의 일심사상은
아주머니의 분수에서도, 그리고 남자들의 사랑에서도 찾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결국 인간에 대한 석가의 사랑과 이어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아....그렇습니다.






남자와 여자를 떠난 사랑, 모든 것을 이해하는 사랑.
그것을 가르쳐준 것은 우연히 다운받은 한 편의 야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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