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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완벽한 거짓말] 관람기
게시물ID : movie_701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챔기릉
추천 : 0
조회수 : 100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31 00:53:47

034. 완벽한 거짓말.png


내가 꿈꾸던 나를 위해서


 피에르 니네이의 2014년 스럴러 장르의 작품이다. 최근 개봉한 피에르 니네이 주연의 프란츠에 이어 피에르 니네이 작품이 연속하여 국내 스크린에 올라왔다. 이야기의 큰 틀은 작가를 꿈꾸지만 능력이 부족하여 매번 탈락하는 한 남자가 우연한 기회로 얻게 된 고인의 글을 출판하게 되어 큰 성공을 하게 되며, 그 명성을 유지 하기 위해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스릴러 장르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긴장감 유지가 탁월하다. 조금 루즈하다 싶으면 사건이 하나씩 일어나고, 그 사이 사이 이러한 심리적 압박을 보여주는 다양한 망상과 상징들이 잘 꾸며져 있다. 단지 그 요소들이 매우 전형적이어서 좋게 말하면 클래식하고 나쁘게 말하면 식상하다. 사건의 흐름 자체는 자연스러운 편에 속하나 중간중간 당위성이 부족한 장면들이 몇 나오며, 짜임새는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은 피에르 니네이라는 배우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 배우는 배우로써의 가면을 쓰는 데에 매우 탁월한 모습을 보여 준다. 이 영화의 마티유라는 인물은 영화 내내 사회적 지위에 따라서, 내적 감정의 유동에 의하여, 그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대하여 다양한 가면을 써야 했다. 특히나 이 전에 프란츠를 볼 때도 느꼈는데 이 배우는 '거짓말을 잘 못하는 듯한 연기'를 매우 잘 한다. 얼굴에 억울함을 한가득 가지고 있다가도 순식간에 일상의 가면을 쓰고, 허세의 가면으로 바꿔 쓰는 데에 능숙하다. 주변 인물들이 마티유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오로지 관객들 말고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덕분에 우리는 그가 얼마나 모순된 사람인지 알고 있지만, 주변의 모두는 그를 '이상적인 사람'으로 볼 수 밖에 없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이 여기서 나온다.

 

 이 영화의 원 제목은 'Un homme ideal'이다. homme는 남성을 지칭하는 단어이고 ideal은 이상적인 이라는 의미다. 즉 이 영화의 원 제목은 '이상적인 남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 들어오면서 퍼블리셔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제목을 '완벽한 거짓말'이라고 붙여 버렸다. 덕분에 마티유는 자신에게 없는 이상향을 만들어내고 연기하며 이를 지키기 위해 어떤 일이든 서슴없이 행하는 이상주의적 인물이 아니라 자신이 한 거짓말을 지키기 위해 점점 더 심한 거짓말을 하게 되는 거짓말쟁이로 표현되 버렸다. 결과적으로는 같은 결과겠지만 그 목적에 대한 당위성의 가치가 한없이 추락해 버렸다는 것이다. 그가 거짓말을 해서 지키고 싶었던 것은 돈이나 명예 권력이 아니라 그가 꿈꾸던 '이상적인 자신'이었고 그것을 위해 그는 어디까지 타락할 것이며, 희생할 수 있는 가가 이 영화의 주제였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어릴 때 보던 동화나 만화책, 소설책에서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꿈과 이상을 이루어가지만, 현실에서의 우리들 중 꿈을 이루거나 자신의 이상향에 맞는 사람이 된 사람이 몇이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실에 안주하며 하루하루를 행복하기 위해 살아간다. 혹자는 현실에 안주하는 삶이 무슨 가치가 있냐며 비판하지만,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아내를 위해, 아이를 위해 내가 꿈꾸던 나를 향해 달려가는 것을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는 것도 굉장한 용기이고 멋진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꿈을 꾸고 꿈을 이루려 살지만 자신의 존재가치를 그 꿈과 이상에 맞추는 순간 삶은 지옥이 되기도 하니까. 최후의 최후까지 자신의 이상을 포기하지 못했던 마티유를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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