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이 달려가 유영철 모자 벗겨라"
조선일보 한재현 기자]경찰이 연쇄살인사건 피해자 어머니를 발로 차 물의를 빚고 있는 것과 관련,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 강대원 대장이 27일 “피해자 어머니가 달려든 것은 (연쇄살인사건 피의자) 유영철의 모자를 벗기라는 국내 모 방송프로덕션의 지시에 따른 것이란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강 대장은 이날 경찰의 발에 차여 입원한 유족을 찾아가 사과의 뜻을 밝힌 뒤 기자들과 만나, “국내 O프로덕션 직원이 유가족을 세워두었다가 순간적으로 포토라인 통로를 열어 유가족이 피의자를 향해 나가게 한 것이란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프로덕션 직원이 처음부터 유족을 승합차에 태워 (유영철이 나온) 영등포경찰서로 데려왔으며, 쇼킹한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피의자의 모자를 벗기라’는 임무를 (유족에게) 줬다”고 제보 내용을 소개했다. O프로덕션은 일본 모 방송사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다.
하지만 O프로덕션 관계자는 “전혀 연출하거나 돌출 상황을 만든 것이 아니다.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느냐”고 정면 부인했다. 그는 “우리가 유족을 영등포경찰서로 데려간 것은 맞다”며 “며칠 전부터 유족을 만나 취재하던 중 유족들이 ‘경찰이 현장 조사 때 유족에겐 알리지도 않았다. 범인의 얼굴을 한번 보고 싶다’고 부탁해 경찰서에 데리고 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주장한 제보 내용이 사실일 경우 해당 프로덕션은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에 유족을 밀어넣었다는 비난을, 사실이 아닐 경우 경찰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는 비난을 받을 전망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피해자 유족에게 발길질을 해 물의를 빚은 기동수사대 소속 이모 경사를 서울 청량리경찰서로 전출하는 한편 징계위원회에 회부, 감봉 이상의 중징계를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강대원 기수대장에 대해서는 지휘책임을 물어 이 경사와 함께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문책키로 했으며, 이날 오후 서울경찰청 홈페이지(www.smpa.go.kr)에 대국민 사과문을 게재했다.
허준영(許准榮) 서울경찰청장 명의의 사과문에서 경찰은 “피해 유가족임을 알아보지 못한 경찰관의 엄청난 과오로 인해 유가족에게 다시 한 번 큰 상처를 드렸다”며 “범죄피해자와 가족의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사과했다.
(한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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