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남 : 뭐 취미같은거 있으세요? 영화 보거나 책 읽거나
소개팅여 : 아, 저 학과가 미술쪽이라서 미술관이나 전시회 가는 거 좋아해요
소개팅남 : 아 그러시구나 전시회.. 아 저번에 서울 시립 미술관에서 고갱전하는거 광고하던데 가보셨어요?
소개팅여 : 어? 저 얼마전에 다녀왔어요!
소개팅남 : 와, 진짜요? 고갱하면 저는 '황색 그리스도' 밖에 모르는데 어떤 작품이 있어요?
소개팅남 : 뭐 취미같은거 있으세요? 영화 보거나 책 읽거나
소개팅여 : 아, 저 학과가 미술쪽이라서 미술관이나 전시회 가는 거 좋아해요
소개팅남 : 그래서 고갱전 가셨구나
소개팅여 : 네?
소개팅남 : 아 페이스북에 고갱전 가신거 올리셨더라구요
소개팅여 : 아.. 네..
뭐 말할 필요도 없이 소개팅남이 뭘 잘못했는지는 알겠지만
저렇게 스스로를 스토커로 만들 필요는 없다. 앞서 본 예시와 같이 동조를 해주고 유도를 하는거지
'난 다 알지롱~' 이런 마인드로 임하다가는 자기도 모르게 위의 소개팅남 처럼
나는 너의 SNS를 뒤졌지 난 니가 뭐했는지 안다
이런 인상을 풍길 필요는 전혀 없다.
Second, 적어도 계획과 주관은 가지고 나가자
소개팅을 하기로 했으면 보통은 번화가에서 하기 마련이다.
대학로던 신촌이던 홍대던 동성로던 서면이던 누구든 한 번쯤 들어봤을 장소에서 보통은 이루어진다.
꼭 이곳이 아니더라도 소개팅 대상자들한테는 익숙한 장소에서 이루어진다.
이럴때 뭐 먹을지, 어디로 갈지, 뭐 할지 라는 이 고민 3종 세트는 항상 따라다닌다.
또한 소개팅의 특성상 항상 나오는 만능의 답변 "전 다 좋아요." 라는 답변은 우리를 가혹하게 만든다.
얼핏보면 나는 엄청 포지티브한 사람이야 처럼 보여도 막상 듣는 쪽에게는
어렸을적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를 강요 받는 듯한 느낌을 들게하는 마법에 대답이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은 소개팅 나가는 이가 있다면 부디 저 말을 하지말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계획과 주관은 각각 남자와 여자한테 해당된다.
성차별이고 뭐고 일단 국내에서 소개팅을 하면 99.8%이상 남자가 리드하게된다.
즉 남자는 계획을 짜놓는게 좋다. 아니, 짜라
제발 '아, 소개팅이니까 스파게티 먹으면 되겠지' 이런거 말고
각 유명한 번화가는 대표적인 맛집을 가지고 있다.
이왕에 소개팅하는거 맛집에서 하면 좀 좋은가?
근데.. 그렇다고 곱창집, 고깃집 같은 냄새가 잘 베거나 여자들이 싫어할 만한 곳은 제외하고..
상대가 좋아하는 음식 같은 정보를 주선자를 통해 알 수 있으면 금상첨화 겠지만
모른 다는 전제 하에 소개팅은 일단 맛집 위주로 2~3집 정도는 알아 놓는다.
카페 같은 것도 스타X스, 이X야, 투X플X이스 같이 브랜드 보다는 개인 카페로 몇개 알아놓는 것도 좋다.
어떻게 알아놔? 라고 하지말고 지금 눈 앞에 있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검색해보시라
ㅇㅇㅇ 맛집 만 쳐도 여러 블로거들이 가격부터 메뉴판까지 줄줄 써 놓았다.
즉, 어딘가로 이동할 때 "어디갈까요?", "소개팅녀씨 가고 싶은데 가죠." 보다는
"여기 ㅁㅁㅁ가 맛있는데 가보실래요? 저번에 친구들이랑 갔는데 맛있더라구요." 이러는게 훨씬 좋다.
그렇다면 여자는 그냥 나가는가? 아니다.
남자 정도는 아니더라도 대충이라도 그 지역에 뭐가 맛있는지는 알아 놓자
정말 아무 준비 없이 나갔다. 상대도 준비 없어서 어버버 하다가 오지말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주관이다.
"전 다 좋아요." 하지말자...
Third, 조급해 하지 말자
만나서 인사도 하고,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헤어질 시간
분위기도 좋았는데 그럼 이제 사귀는 거지? 라는 생각을 하는 그대여 뻐큐머겅
소개팅한다고 100% 사귀는 것도 아니다. 분위기가 좋았다고 100% 사귀는 것은 아니다.
소개팅의 결과는 보통 3가지이다.
사귀거나
썸타거나
바이짜이찌엔 하거나
특이 케이스로 [친구로 남자]라는 선택지가 있지만 이 경우 오래가기가 정말로 힘들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하는 실수(주로 남자)가 소개팅 분위기 좋았으니 사귀는 거겠지? 하고
설레발 치다 가 땅을 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소개팅이 좋게 끝났다는 것은 이제 상대가 나에게 호감을 가졌다는 걸 의미하는 거지
연모를 품었다는 걸 말하는게 아니다. 거기더 너무 조급해 할 경우 호감마저도 사라진다.
차라리 소개팅 도중에 얼마 있다 개봉할 영화를 계속 언급한다던가
유명 연극, 뮤지컬, 전시회 등을 중간에 언급 하여 에프터를 잡기 용이하게 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번에 연락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목적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도 이러한
문화생활을 이용하는 것은 무척 좋은 방법이다.
뭐, 식도락을 좋아한다면 ㅇㅇ동에 ㅁㅁ가 맛있더라 다음번에 같이 먹으러 가자
이런 식으로 변형해서 사용이 가능 하다.
소개팅에서 잘 해 놓고, 에프터를 너무 조급해 하거나 너무 메달릴 경우
오히려 상대가 부담스럽고 심하면 짜증까지 부리며 거절할 가능성이 다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