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을 보고 왔습니다. 개봉 전에 이미 고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해서 나온 작품이 알려진 탓에 영화 시사회에서는 관련 질문이 많이 쏟아졌습니다. 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는 답변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고인에 대한 표현도 '그분' 으로 표현될 때가 많았죠.(해리포터 시리즈의 볼트모트도 아니고...)
<영화 끝 무렵 송강호 수감번호 33번은 실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감번호였습니다.>
이 사건은 81년에 일어난 부림 사건을 맡은 세무전문 변호사 송우석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독서회에서 책을 돌려보는 학생들이 빨갱이로 잡혀들어간 뒤 그들에게 가해진 고문의 흔적을 발견하고 분노한 한 소시민이 각성하는 내용이죠.
송우석이 대단한 영웅의 면모를 갖춘 인물이 아닙니다. 고졸에 노가다를 돌아 다니며 고시준비를 했고 돈이 없어 국밥집에서 도망가죠. 물론 어려운 환경에서 고시 합격 하는 건 대단합니다만 동창모임에서는 시국을 한탄하는 한 친구에게 "서울대생이 공부하기 싫어서 데모한다"고 내뱉는 당시의 평범한 소시민이었을 것입니다.진우의 고문 흔적을 보고 세무전문 변호사 송우석은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국가는 국민이라는 결론에 다다르면서 재판에 임하게 됩니다.
<정부와 철도노조의 싸움은 점점 강 대 강 구도로 가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 들어서서 소통이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이전 정권도 소통에 능하지는 않았지만...) 최근의 철도노조의 파업은 철도민영화에 우려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전부는 아니라 할지라도 그 뜻에 동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요. 사실 저는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이 바로 민영화라 말하기는 어렵다 봅니다. 하지만 민영화로 갈 수 있는 문은 열린 상태라 봅니다. 정관은 코레일 이외의 지분 소유자들의 합의라면 변경이 가능합니다. 민영화 금지를 조건으로 내준 면허라 하더라도 다음 정권에서 국토부의 마음먹기에 따라 뒤집어 질 수 있는 사안이이니까요. 민영화에 반대하시는 분들도 합리적인 이유로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이죠. 국가는 이들의 의심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는 것이 국민의 상식선에서 내릴 수 있는문제의 답이 될 것입니다. 정부의 방침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파업참여자에 대해 직위해제를 하고, 노조사무실을 급습하고, 물건을 파괴하는 것은 고문으로 '네 죄를 네가 알렸다?' 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름없는 없는 공권력의 과잉폭력 같습니다.
<고대에 붙은 대자보를 시작으로 대자보 열풍은 계속 번져가고 있습니다.>
영화 개봉 바로 전, 고대에는 오랜만에 한장의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안녕들 하십니까? 라고 물어보고 있더군요.여러 정치적 사안에 대해 대자보를 읽는 많은 분들의 안녕을 묻고 있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 물음은 한 대학생이 아니라 지금의 정치인들이 먼저 국민께 여쭈어 보아야할 질문 아니었을까요?
다시 한 번 묻고 싶습니다.왜 이 영화가 정치적으로 읽히면 안 될까요? 국민주권을 헌법에 명시하고 있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는 국민입니다"를 외치는 다분히 정치적인(그리고 정상적인) 구호인데 말입니다. 이념 싸움의 양 당사자 중 한쪽이 모티브라서 그럴까요?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어느 한쪽을 찬양하는 영화가 아닌 단지 기본적인 것을 잊었는지 묻는 영화입니다. 저는 이영화가 다분히 정치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많은 국민이 정치권에 물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시냐는 물음조차 먼저 국민에게 던지지 않는 현재 지도층에게 국가를, 국민을 위해 일하는 중이느냐고 물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