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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을 보고(전경출신입니다.)
게시물ID : sisa_702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urklee
추천 : 14
조회수 : 62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9/06/03 00:54:50
1. 전 01년 입대하여 운 나쁘게 전경이 되었던 사람입니다. 진압훈련도 몇번 받아봤죠. 다행히 그 다음엔 운이 좋은 편이라서, 실제 시위진압에 나선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아실지 모르겠는데, 진압훈련에서는 곤봉과 방패로 시위대를 물리적으로 진압하는 상황에서라도 시위자가 큰 부상을 입지 않도록 진압하는 훈련을 합니다. 방패 모서리로 찍거나 곤봉으로 머리를 내리치거나 군화발로 넘어진 시위자를 짓밟는 진압방법은 없습니다.

2. 02년, 효순이 미선이 촛불시위때 아직 전경 이었임에도 휴가 나가서 참여했습니다(혹시라도 걸리면 영창갔을까요? 뭐 이때는 지금처럼 아이들 손잡은 아버지가 나오는 시위에 연행자가 속출할 때는 아니었죠.). 이 때쯤, 시위대가 경찰대를 뚫고 미 대사관 앞까지 진출한 적이 있었죠. 그 이후로 경찰대버스를 동원하며 막는 방법이 자주 쓰이게 됩니다. 제가 참여했을 때에도 광화문 방향이 이렇게 막혀서 을지로로 우회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3. 전역하고 나서는 꽤나 여러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탄핵 반대도 나갔지만, 이라크 파병 반대와 같은 노무현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훨씬 많았죠. 시위란게 정부에 반대해야 생기는거 아니겠습니까. 탄핵 반대가 좀 특수한 경우였고요.

4. 현 대통령 당선되던 날, 대학원 레포트 쓰던 중이었는데 당선 확정된 것을 알고 개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손에 펜이 안잡히더군요.(물론, 컴으로 작업중이었으므로 이는 비유적 표현입니다.)레포트는 결국......

5. 작년 촛불시위때 대학원 생활과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3~4번 참여했고, 6.10 도 참여했습니다. 6.10은 특히 기억에 남는군요.

6. 작년, 우연히 의경 출신인 동년배를 알게 되었습니다. 촛불시위에 대해 욕을 해대더군요. 그래서 전 '나도 전경 출신이지만 휴가나와서도 집회나갔다.'고 그랬죠. 논쟁이 붙었는데, 상대가 너무 감성적으로 나와 대화가 안되더군요.

7. 서거 소식을 듣고 집 가까운 분향소에서 헌화했습니다. 그의 지지자는 아니었으나, 너무나 안타까웠으며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그리고 노제에도 참여했습니다.

8. 그냥 이런 전경 출신도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모든 전의경 출신들이 욕 먹는 상황에서, 조금 더 이성적으로 생각합시다. 물론 그들에게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9. 이번 PD수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집회 및 시위에 대한 공권력의 입장은 이번 정부에 들어서, 특히 작년의 위기상황을 겪은 후 매우 반민주주의적으로 변하였습니다(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입장도 완전히 민주적이지는 않았습니다만). 이런 상태인 한, 아무리 전의경 욕을 해봤자 그리 달라질게 없습니다.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공권력의 입장, 좀 더 구체적으로 집회 시위에 대한 경찰/공권력/정부의 대응 방식을 바꾸게 해야 합니다. 

10. 올해의 6.10 에도 저는 친구들과 참여할 것입니다. 같이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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