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이 되고 싶다던 선배가 어느날 은행이 됐다. 건물은 움직일 수 없으니까 내가 갔다. 번화가 높은 건물의 일층, 어떤 은행이라도 같은 주소였을 것이다. 환전을 하듯 서로을 나누고, 대출을 하듯 나를 주었다. 찰랑거리는 동전 소리, 그 웃음처럼 우리는 시절을 추억했다. 선배의 울음은 나의 실패. 선배의 변신도 나의 변신일까 . 값을 매길 수 없다고 여겼던 것들의 값을 매기니 후련했다. 변신은 나쁜 것. 나쁜 변신은 죄가 안 된다. 나도 죄는 아니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