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였죠? ASKY
전 오늘 ㅋㅋㅋ 자보 썼어요
자보 원문
오유하는 청소년 여러분, 안녕들 하신가요?
원래는 음슴체를 쓰겠지만 그래도 대자보이니 그냥 요다체를 쓰겠다요.
저는 이번에 수능을 치루고, 수시에 다 떨어졌습니다. 정시는 넣을 원서비가 없어서 결국 대학을 못간 오유인입니다. 고대의 자보를 보고 이제껏 공부해 온 갑갑하고 억울한 마음에 직접 찾아가 안녕하지 못하단 이유를 밝히며 자보를 썼습니다. 전 차마 학교에 대자보를 붙일 용기가 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서울역 나들이에서 돌아오자, 전국 중. 고등학교에도 속속들이 자보가 붙고 있단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저보다 세상엔 용기있는 사람들이 많아 맘 속에 희망 비스무리한 것이 자리잡는 것 같았습니다. 그 이후에도 상상하지 못한 숫자의 자보들이 올라왔고 같은 청소년 계층이지만 서로 각자 다른 이유로 펜을 들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고 많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하죠, 그동안 우린 말하는 걸 금지당해왔으니까요. 어리니까, 뭘 모르니까, 미성숙하니까, 선동 당하기 쉬우니까, 공부해야 하니까. 그런데 요며칠은 제게 거의 신세계였어요. 꽉 막혀있던 입이 조금씩 열리는 것 같아 매우 소중해요.
하지만 전 이 경험이 한 때의 소중한 추억으로만 남지 않았으면 해요. 이렇게 어렵게 입을 열었고 대학과는 차원이 다른 징계의 위협에도 여럿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만나서 서로 얘기는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너무 아까워요. 전 정말 제가 살면서 중고등학교에 자보가 붙고 초등생이 일인시위를 할 것이란 생각은 상상으로도 해본 적도 없거든요. ㅋㅋ 그만큼 시국이 긴박하고 엄혹하단 생각도 듭니다. 두렵습니다. 낙오될까봐. 낙인찍힐까봐. 더 거대한 존재가 날 짓밟을까봐. 그래서 모였으면 합니다. 서로 보호하고 함께 앞을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28일날 모여주십시오.
오유인이자 청소년 안녕들 하십니까 페이지 운영자인 로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