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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손녀의 식스센스 3
게시물ID : humorbest_7025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요하림
추천 : 163
조회수 : 8471회
댓글수 : 2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6/26 03:16:26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6/26 02:35:51








태어나 두번째로 시체를 본 날
12살, 초등학교 5학년때의 일임



자라면서 기운을 느끼는 빈도도 많아졌고 훨씬 뚜렷해졌기 때문에
당시만해도 좀 더 빨리 느끼거나 확실하게 대응하지 못했음



친구네 집에 자주 놀러갔는데
16층짜리 오래된 아파트였음
엘리베이터가 1대 있지만 속도도 엄청 느렸고
친구네집은 3층이라 그냥 걸어서 다님


친구와 신나게 놀다가 해가 질 무렵이 돼서
집에 가기위해 인사까지 깔끔하게 하고 현관문을 열었는데
무겁고 칙칙하면서 날카로운 기운이 훅 느껴짐


말로 표현하니까 이상하지만
한밤중에 안개속에 갇힌 그런 기분이었음
근데 거기에 뭔가 찢어지는 느낌이 겹치면서
문을 닫지도 못하고 문 손잡이를 잡은채로 멍하니 앞을 쳐다봤음



떨어짐



사람이;





떨어지는 순간엔 아무것도 못 봤음
뭔가 훅 하니 떨어지고
그 바로 뒤에 무거운 기운덩어리가 하나 따라서 떨어짐
그때 알았음

아; 떨어졌구나;



그 아파트는 1층 난간이 툭 튀어나온 구조였음
그래서 가끔 복도 청소하고 물을 난간으로 버리는 윗층들 때문에
대판 싸운다고 했음

아무튼 그 툭 튀어나온 난간위로 사람이 떨어지면서
처참한 상태가 됐었음




현장 즉사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교하고 놀거나
학원다녀오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너도 나도 현장을 다 봤음


내 바로 뒤, 집안에 친구가 서있었는데
둔탁한 소리가 나면서 아래쪽이 난리가 나니까 뭔일이냐며 맨발로 튀어나옴


난 친구를 잡아다 다시 집에 들여보내고
현관문까지 닫은 뒤에
겁도 없이 아래를 내려다봤음
역시 괜히 봤음;;



시신이 분리가 되는 건 어떤 충격때문인지
문과인 나로서는 도저히 모르겠지만
당시에 그 시신은 상,하체가 분리되어 있었음

1층 난간에 부딪힌 충격으로 그렇게 된거라는 말만 들었는데
그렇게까지 될 수도 있다는 건 처음알았음



그리고 차갑고 서늘한 기운이 서리면서
나중에는 답답해지는 기운을 느끼자니
내 속이 너무 안 좋고 답답한거임
금방이라도 헛구역질 할 것 같이 속이 안 좋아서
얼른 난간 안으로 들어갔음



난 무서운 마음이 들었고 친구는 무슨 정신인지 계속 문을 열고 나오려고 함
(이 친구와는 여전히 친함)
짜증난 내가 당시 처음 배운 개객기 욕을 하면서 친구를 막고 같이 집안으로 들어갔음
거기서 엄마가 일 끝나는 밤까지 꼼짝않고 기다림




떨어진 사람은 남자분이었고
16층에서 딸2, 아들1를 키우는 홀아버지셨음
직장에서 해고되고 충동적으로 그러신 것 같다는 이야길 들었는데
진실 여부는 모르지만 유서가 있었다고 함

한동안 우리학교에선 그 이야기만 떠들어댔음
덕분에 그 아파트에 사는 내 친구는 유명인이 됐는데
내가 문을 닫는 바람에 시신을 못 봤다고 철딱서니 없는 이야길 해서 날 멘붕시켰었음




그 뒤 시간이 좀 지난 후에 다시 그 집에 놀러갔는데
아파트 현관 앞, 그러니까 1층 난간 앞쪽에서
그날 떨어졌던 분의 기운을 봄
그 기운은 그분이 떨어질때 뒤에 함께 떨어진 무거운 기운;


내가 처음에 말했었다시피
내 눈에 보이는 귀신이라고 하는 그들은
사망 당시 모습을 하고 있음

더이상의 말은 생략.


참고로 그 뒤로 얼마간 그곳에 발길을 끊었다가
꽤 시간이 흐른 뒤에 갔을 때는 없었음
















앞서서도 자주 말했지만
중학생때는 따돌림을 당했음
중1때는 무난했었는데
중2 넘어가면서부터 좀 심각해짐



그 따돌림은 어떤식이었느냐면
처음엔 무시
다음엔 멸시
마지막엔 핍박
대략 이런 수순ㅋㅋㅋㅋㅋ



공부를 잘한 것도 아니고
(나는 운동을 좋아했음 얌전히 학교에서 자고 하교한 뒤 운동함ㅋㅋㅋㅋㅋㅋ)
그냥 저냥 눈에 안 띄게 지내고 있었는데
중1 마지막 즈음에 그렇게 친하지 않은 친구에게
오늘 집 문 꼭 잘 잠그고 자라고 했었음

그런데 그날 그 집에 강도가 들었음

금품만 조금 가져갔을 뿐 다친 사람은 없었다고 하지만
그 친구는 신기하고 무서웠나봄




그때가 학년이 바뀌던 때여서
내 이야기로 시끄러워진 반 분위기를 별로 신경 안 썼음
반 바뀌면 다들 잠잠해질거라고 생각했는데


웬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각해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학년 돼고 어떤 여자애가


"넌 언제 죽냐? 넌 너 언제 뒤지는지도 알거 아냐."

라고 웃는 낯으로 물어봄



근데 당시의 나는 입조심을 할 줄 몰랐음
그래서 내 대답은


"너 할머니께 오늘 꼭 전화 드려."

였음





그 여자애는 무슨 개소리냐고 욕하면서 그냥 갔지만
다다음날부터 학교에 안 나옴
할머니 장례 치루느라 결석






그때부터 애들의 수근거림이 시작됨
뒤에서 수근거리고 무섭다고 기피함ㅋㅋㅋㅋ
이때가 무시 단계임ㅋㅋㅋㅋ


내가 입조심을 못 한 일이 화를 불렀다고 생각해서
그 뒤로는 입조심을 좀 해보려고 했는데
나도 중2병에 걸려서 그런지 의지와 상관없이 입조심을 못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


대놓고 날 무시하고 욕하는 애한테는
돌아가신 할아버지 욕하는거 몹쓸짓이라고
너 되게 예뻐하신다고 그래서 널 돌봐주고 계시지 않느냐고 했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애였음)

내 사물함을 다 털어다가 쓰레기통에 넣어버린 애한테는
넌 진짜 소름끼치는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돌아가신 새어머니가 그렇게 싫느냐고 했다가 머리 뜯김;;
(친어머니와 이혼하신 아버지가 새어머니를 맞으셨는데 새어머니가 돌아가심)



그런 몇몇 일들 때문에 무시는 멸시가 됨

그나마 그냥 지나쳐가던 애들도 아끼지 않고 욕 한마디씩 할 정도로ㅋㅋㅋㅋㅋ





그때쯤 내가 사고가 좀 크게 남




학교 끝나고 운동을 마친 뒤 집으로 가는 중이었는데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인도 끄트머리에 서있었음

근데 저쪽 끝에서 흰색 자동차 뒤로 오토바이가 달려옴
어? 이상한데?
하는 생각이 들고
흰색 자동차 운전자가 흔들흔들하게 보임
사람이 흔들리는 게 아니라 기운이 흔들리는 것이었음
더불어 쎄하게 서늘한 기분이 또 듬


그런 경우는 대체로 뭔가 일이 터짐




'아, 이거 사고다'

생각이 들자마자 얼른 뒷걸음질을 쳤음



몸을 뒤로 몇발짝 물리고 제대로 보려고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오토바이가 횡단보도를 지나가며 갑자기 멈춰선 흰색 차와 충돌함
오토바이도 날아가고 사람도 날아감


그리고 바로 뒤에서 달리던 자동차가 인도로 달려들었음
앞에서 난 사고를 피하려고 속도는 줄이지 않고 핸들만 꺾은 것이었음

나는 몇발짝 뒤에 있었기 때문에
자동차에 치여 넘어지고 다리가 바퀴에 깔렸음



근데 오토바이 사고 난 현장쪽에서 쎄한 기분이 계속 드는거임
아픈데도 그 기운이 계속 나서 엉엉 울면서 그쪽을 쳐다보니까
이미 그 사람이 죽었다는 걸 알 수 있었음
오토바이 운전자 말고 그 뒤에 타고 있던 동승자가;;
그 사람의 기운이 차갑고 무겁다는 느낌을 받았음

내 다리를 분질러놓은 자동차 주인이 발 동동 구르면서 난리가 났는데
거기다 대고 저 사람 죽었다고 소리를 질렀음
아픈거고 뭐고 사람 죽는 느낌이 드는건 너무 싫어서;;;





다리 뼈가 으스러질 수도 있었는데
다행히 몇도막 난 정도로 끝났음
그래서 며칠 입원만 잠깐 하고 깁스한채로 통학함

건강체질임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운동하세요
몸의 건강이 마음의 건강임
기운도 건강해짐)



학교왔는데 분위기가 이전보다 안 좋은 것 같았음
책가방이 사라져서 찾아보면 화장실에
교과서는 수시로 없어져서 같은 책을 3번이나 샀었고
필기구 없어지는 건 예삿일이었음



왜그런가 했더니
내 사고 현장에 옆옆반 여자애가 있었음
내 다리 동강났는데
남 죽었다고 소리지르면서 우는게 그렇게 무서웠나봄ㅋㅋㅋㅋㅋ
(게다가 실제로 죽었으니까)



그 뒤론 나도 중2의 객기로 막 지르고 다녔음


눈에 띄면 띄는대로 귀신이니 어쩌니
너 오늘 뭘 조심해
오늘 이거 피해다녀
너 그랬다간 이렇게 돼


이런 이야길 참지 않고 했음ㅋㅋㅋ

그냥 내 입장에선 괴롭힘 당하는거야 더 나아질 것 같지도 않고
이렇게 된 김에 갈데까지 가보자 였는데


멸시가 핍박이 되면서부터는
나도 그냥 쭈구리가 됐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쩔 수 없었음
때리고 실내화 집어 던지고 식판 엎고 그래서 계속하기는 좀 힘들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그냥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라는 마음으로 살았음




초등학생때부터 특공무술 유단자인 삼촌을 따라서 운동을 했었음
근데 무술이랑은 별로 안 맞았는지
여기저기 도장이란 도장은 다 다녔는데 한군데도 3달 이상 다녀본 적이 없음ㅋㅋㅋㅋㅋ
그나마 검도는 조금 오래했음 8달정도?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 나한테 잘 맞는 운동을 찾았는데
그게 테니스였음ㅋㅋㅋㅋㅋ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는 꾸준히 테니스 레슨을 받았었음

테니스 덕분은 아니고 그냥 이 운동, 저 운동 한 덕분에 깡이 좋았던 것 같음ㅋㅋㅋㅋㅋㅋ


애들이 괴롭히면 짜증나고 힘들긴 했지만
극단적인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음


오히려 업보로 남아서 제 살을 갉아먹을거라는 생각으로 그 시간을 보냈던 것 같음
원래 준만큼 돌려받는거니까





그 따돌림은 중학교 졸업을 목전에 둘때까지도 비슷했음
고등학교를 집에서 한시간 걸리는 먼 곳으로 갔는데
거기서 좋은 친구를 많이 만났고
따돌림에서도 벗어남ㅋㅋㅋㅋㅋㅋㅋ



그 친구들은 내 육감에 대해서 알고 있고
도움도 많이 받아서 나쁘지 않게 생각함
다들 종교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데 (목사님 딸도 있음)
그럼에도 나에 대한 편견이 있지는 않음


그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또 풀어보도록 하겠음












새벽...
여러분 안녕히 주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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