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120억원, 한달 용돈 5억원?' 국내 최고의 '귀족단지' 타워팰리스(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이름을 딴 한 인터넷 카페가 등장해 서민들을 아연케 하고 있다. 수백억원이 있어야 카페 특별회원에 가입할 수 있다거나 한달 용돈이 5억원 이상이라는 등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는 회원 가입조건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 카페도 타워팰리스만큼이나 '귀족 카페'인 것이다. 지난해 7월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타워팰리스' 카페에 접속하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자산 120억원 이상인 사람만 읽고 쓸 수 있다는 게시판. 이름하여 '최고 귀족들의 화려한 잔치'와 '최고 부자들을 위한 별천지' '최고 귀족들의 만남과 사랑'이다. 이 게시판은 특별회원 가입신청이나 자산 보유를 확인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지만 운영자가 허락한 특별회원이 아니면 볼 수 없다. 하지만 일반 게시판은 일반인도 볼 수 있다. 여기에 올라오는 글들은 온통 부자 자랑뿐이다. 부자의 조건은 '부동산 30억원, 동산 100억원, 한달 용돈은 5억원 이상이 돼야 한다'는 것. 또 위화감을 조성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강남에서 국산차를 추방하자' '결혼이나 연애는 타워팰리스 입주민끼리 하자' '도곡동 일대를 부유촌으로 만들어야 한다' 등 일반인이 받아들이기 힘든 글들로 가득하다. 글을 본 회원들도 "나는 겨우 일반적인 부자에 불과하네. 억울하다" "내 통장에는 겨우 30억원이 있는데 그럼 난 영세민"이라는 등 푸념(?)을 늘어놓는다. 황당한 것은 또 있다. 카페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 내용이다. 예를 들어 '미혼 남녀의 한달 용돈은 얼마가 적당한가'에 대해 5억원 이상(439명), 1억∼5억원(350명), 1,000만∼1억원(247명) 등이라고 답한 것이다. '평소 외출시 지갑에 얼마를 가지고 다니는가?'라는 질문에는 '10억원 이상'(585명), 1억∼10억원(458명), 1,000만∼1억원(348명) 순으로 대답했다. 이처럼 카페 회원들이 스스로를 타워팰리스 입주민이며 엄청난 재력을 가진 상류층인양 행세하자 네티즌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ID가 '김게이츠'라는 네티즌은 "정말 타워팰리스 입주민인지 알 수 없지만 정말이지 당신들 증세가 심각하다. 허영심과 착각 속에 빠져 사는 인간들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현재 이 카페 운영자와 회원들이 실제 타워팰리스 입주민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본지가 E메일 등으로 운영자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카페운영자가 누구이든 '부자만능주의' 세태를 반영하는 씁쓸한 현상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