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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던 한 정치학자의 고언
게시물ID : sisa_7032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월향ss
추천 : 5
조회수 : 84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4/01 09:16:37
하지만 결과는 비극으로 치닫는다. 그의 성공은 곧 야권의 참패와 여권의 압승으로 귀결되고, 그의 패배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패배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야당의 전통적 기반인 호남공략에만 치중한 결과다. 부산출마나 비례대표 15번대 이하 배수진을 치라는 주변의 숱한 권유를 뿌리치고 자신의 고집대로 밀어붙인 데 따른 업보다.

새누리당이 공개적으로 야권연대를 거부하고 있는 안철수 대표를 응원하고 있는 이 희극을 어찌 외면하는가. 비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안철수와 국민의당 지지자들은 새누리당 압승을 개의치 않는다. 새누리당의 압승에 대한 두려움 못지 않게,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안철수도 그렇지만 상당히 많은 안철수 지지자들은 제1야당을 혐오하기까지 한다. 그러니 차라리 죽더라도 더민주와 같이 죽기까지 각오한 이들도 상당수다. 이번 총선의 비극은 사실 너도 나도 함께 죽기로 각오하는 것을 장렬한 '옥쇄투쟁'으로 인식한 데서 잉태된 것이다.

양당 기득권 타파, 제3정당 다 좋은데 그거 하겠다고 나선 안철수나 국민의당도 '허당'이라는 게 지금의 여론이다. 새누리당 간판은 나뭇가지로 살짝 긁는 데 그치긴 했어도, 더불어민주당 얼굴은 면도칼로 살점을 도려냈으니 성과라고 자평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걸 지켜보는 민심의 절망은 깊고도 깊다.

내가 생각한 국민의당이 지금의 이 상태는 아니었다. 명실상부한 중도개혁 노선으로 새누리당 지지층의 10~15%는 모셔오고, 더민주의 지지층도 역시 그만큼 끌어와서, 지지 정당이 없는 30% 안팎의 부동층 중 절반만 끌어오면 성공하는 전략이었다. 그러자면 지역적으로 영호남 동시 공략, 이념적으로 좌우도 아닌 중도개혁노선, 지지기반으로 상위 1%를 제외한 하위 99%를 향한 민생정책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었다.  

하지만 진행되어 온 과정은 참담했다. 전략도 없고, 사람도 없고, 비전도 없었다. 전문가는 배제됐고, 계파 보스들과 가까운 몇 사람이 공천을 좌지우지 했다. 영남은 애초부터 포기상태였고, 중도개혁 정책도 실종됐다. 낡은 이념논쟁을 넘어선 실용적 중도개혁정책이 어떤 건지 고민한 흔적도 없이 공허한 나열만 하기는 거대양당과 다를 바 없었다.

총선 13일이 남은 지금(3월 31일 기준), 단언컨대 국민의당의 제3정당을 향한 도전은 실패했다. 전략과 비전없이 머리 숙이고 맹목적으로 달려온 결과다. 여론조사 실태를 보면 수도권은 전멸 상태고, 호남 일부를 떼어오는 데만 일부 성과를 낼 것으로 점쳐질 뿐이다. 새누리당 압승이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교섭단체가 된들 제3당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문재인이 물러났다면 그 자리에 남아 제1야당 혁신을 주도하거나 총선 승리를 앞장서 외쳤을 사람이, 창당 후 새누리당 심판보다 야당 심판에 더 치중하는 모습에서 민심은 절망한다. 180석 이상의 여당 괴물을 만들어 놓고 정권 교체를 꿈꾼들, 법안 하나 통과시킬 수 있는 집권당을 누가 만들어 주기나 할까.

 
출처 http://m.media.daum.net/m/media/politics/newsview/2016033117370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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